[비즈한국] 동국제약이 로보틱스와 농식품 등 제약바이오가 아닌 이종 산업 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이와 동시에 DK의약연구소 내 신약연구팀이 조직 개편으로 자취를 감춰 동국제약의 신약 개발 기조에 전략적 변화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국제약은 지난해 3분기 키움 두은 원더랜드 사모투자 합자회사에 100억 원을 신규 출자했다. 2025년 8월 결성된 이 펀드는 주로 기업 M&A(인수합병)나 대규모 지분 투자 목적으로 운용되는 기관전용 사모펀드(PEF)다.
특히 이번 100억 원 출자는 동국제약 투자 이력상 동국생명과학, 리봄화장품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단일 펀드에 이례적인 거액을 쏟아부었다는 점에서 동국제약이 외부 투자를 통한 빅딜이나 신사업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동국제약은 이 외에도 지난해 4분기에는 엔에이치마그나 농식품스케일업 1호에 6억 원, 에임-한국투자 로보틱스 투자조합에 5억 원, 에임하랑 농업혁신 세컨더리투자조합에 3억 4000만 원을 각각 투자했다. 에임하랑 농업혁신 세컨더리투자조합 투자액은 현재 10억 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에임하랑 농업혁신 세컨더리투자조합에 대한 투자는 초기 벤처에 대한 투자가 아니라 다른 벤처캐피탈(VC)이 이미 투자했던 벤처기업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다른 펀드들에 비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도 이번 신규 펀드 출자 배경에 대해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중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선 펀드 주도형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으로 보기도 한다. 직접 새로운 사업부를 꾸려 투자 리스크를 감수하기보다 펀드를 지렛대 삼아 헬스케어 인프라를 장악할 로봇 기술과 원료 공급망 관련 스마트팜 기술 등 미래 먹거리를 간접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엔에이치마그나 농식품스케일업 1호 펀드의 경우 스케일업(외형 성장)에 진입한 농림축산식품 분야, 스마트팜, 푸드테크 기업에 자금을 투입한다. 천연물 기반 일반의약품 제조 역량을 갖추고 건강기능식품이나 뷰티사업 확장을 추진 중인 동국제약이 식물성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망 선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에임-한국투자 로보틱스 투자조합은 로보틱스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펀드다. 동국제약이 향후 헬스케어 사업과 결합할 수 있는 자동화 로봇 등의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피지컬 AI(물리적 인공지능) 생태계에 진입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동시에 동국제약은 직접 들고 있던 인벤테라, 메티메디제약 등의 바이오벤처 지분을 2025년 2월 코스닥 상장한 동국생명과학 산하로 집결시키며 투자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반면, 내부 R&D(연구개발) 조직에는 대조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DK의약연구소 산하에서 독자적인 파이프라인 발굴을 담당하던 신약연구팀이 지난해 3분기 조직도에서 사라졌다. 여기에 DK의약연구소 소장이었던 강수연 전무도 지난해 7월 31일 퇴사했다. 현재 DK의약연구소 소장은 중앙연구소의 박준상 전무가 겸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동국제약의 신약 개발 전략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동국제약 관계자는 ”조직 개편을 해 특화제제연구부로 통합 관리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DK의약연구소는 물과 기름 성분을 동시에 담을 수 있는 리포좀(인공 구조체)과 약을 담는 초미세 캡슐인 마이크로스피어(미립구) 기술 등 약물전달시스템(DDS)에 기반한 특수제제를 개발하기 위해 2022년 1월 설립된 곳이다. 무리한 신약 개발보다는 연구소 설립 본연의 목적인 특수제제 역량 고도화에 집중하는 동시에 펀드를 통해 외부에서 미래 혁신 기술을 수혈하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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