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담철곤·이화경, 직원 281명 분 보수 챙겨


▲ 담철곤-이화경 부부

지난 2013년 기준 국내 1500대 기업 중 등기임원과 직원간 보수 총액 격차가 가장 큰 곳은 ‘오리온’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오리온의 직원 1인당 평균 보수는 3478만 원인데 비해 등기임원 6명이 챙겨간 보수는 129억 4900만 원이나 됐다. 특히 등기임원 보수 총액 중 75.4%인 97억6354만원을 총수 부부인 담철곤 회장, 이화경 부회장이 챙겼다. 이에 따라 담 회장 부부는 무려 직원 281명에게 돌아갈 수 있는 보수를 수령한 셈이다.

더욱이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은 오리온 등기임원 자리에서 물러나 미등기임원으로 활동해 지난해 얼마나 보수를 챙겼는지를 알수 없는 상황이다.

담 회장은 회사 돈으로 고가 미술품을 사들여 자택에 장식품으로 설치하는 등의 수법으로 226억원을 횡령하고 74억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확정판결을 받고 경영에서 물러났다.

등기임원 및 직원 간 1인당 평균 보수 격차가 큰 기업은 SK이노베이션(70.4배), 오리온(68.7배), 삼성전자(65.9배), 현대백화점(63.5배), SK(55.7배), 메리츠화재(55.5배), 코데즈컴바인(49.6배), 이마트(54.9배), SK C&C(47.2배), 에이블씨엔씨(45.5배) 순으로 컸다.

1500대 기업 중 직원 보수 총액 대비 등기임원 보수 총액이 가장 낮은 기업은 ‘기업은행’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은 직원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8029억 8600만 원이다. 등기임원 2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3억 4100만 원으로 가장 적었다. 비율로는 0.042% 수준이다.

반면, 직원 100명 이상 되는 기업 중 앞서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코스닥 업체 ‘에너토크’였다. 이 회사는 직원 108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은 38억 553만 원이지만, 등기임원 5명에게 지급된 보수 총액(퇴직금 포함)은 36억 2634만 원이었다.

비율로는 95.3%로, 등기임원 5명과 직원 108명이 받은 보수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절대 금액 순으로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회사는 삼성전자였다. 이 회사의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은 65억 8900만 원이었다.

2위는 SK(50억 2150만 원), 3위 SK이노베이션(47억 2988만 원), 현대백화점(33억 7433만 원), SK C&C(31억 8033만 원), 메리츠화재(27억 9555만 원), 삼성물산(25억 3566만 원), 삼성중공업(24억 900만 원), 오리온(23억 9100만 원), SKC(23억 8133만 원) 순으로 높았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단순 절대 금액으로 따졌을 때 삼성전자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액이 1500대 기업 중 가장 높지만, 매출액 대비 0.017%(1,495위), 영업이익 대비 0.121%(1,479위) 수준으로 지급돼 보수가 과도하게 지급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오 소장은 "삼성전자의 경우 등기임원과 직원 간 1인당 보수액이 66배 정도 차이 난 것은 성과 대비 직원에게 돌아가는 보수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정부가 회사 이익 중 많은 부분이 직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며 "대기업 등에서 등기임원과 직원 보수를 어느 정도 선에서 적절히 맞출 것인지에 대한 절충 묘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에 대해 오리온 관계자는 <비즈한국>과 통화에서 "지난해 담철곤 회장과 이화경 부회장의 보수는 공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 더욱이 아직 결산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