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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새해 첫날 단체 산행? '군대식 문화'로 글로벌 BBQ 가능할까

17년간 10여명 CEO 교체, 오너 중심·수직적 조직문화 변화 필요한 시점이란 지적도

2026.01.14(Wed) 11:28:20

[비즈한국] 2026년 새해 첫날, 제너시스BBQ 임직원들은 경기도 이천 설봉산에 올랐다. 매년 어김없이 반복되는 신년 산행은 BBQ의 대표적 연례 행사다. 글로벌 기업을 표방하는 대외적 행보와 달리, BBQ의 내부 풍경은 여전히 상명하복식 조직 운영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조직문화에 대한 피로감이 직원 이탈과 전문경영인들의 잇단 퇴진으로 이어지며 경영 리스크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제너시스BBQ 그룹이 지난 1일 경기도 이천 치킨대학에서 신년식을 가졌다. 윤홍근 회장은 이날 신년식에서 직원들에게 도전하는 굳은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제너시스BBQ 홈페이지

 

#요즘도 이런 기업이? 1월 1일 강추위 속 ‘신년 등산’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 기업으로 꼽히는 제너시스BBQ는 업계에서 ‘비비큐 부대’라고도 불린다. 특유의 군대식 조직문화가 회사 전반에 깊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는 창업주 윤홍근 회장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윤 회장은 육군 학사장교 1기 출신으로, 군 생활을 통해 체득한 상명하복식 조직 운영과 위계 중심 리더십을 기업 경영 전반에 접목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회장의 군대식 조직 운영에 대한 애착은 업계 안팎에 널리 알려져 있다. 실제로 BBQ는 군 출신 인재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꼽히며, ‘제대군인 고용 우수기업’에 여러 차례 선정될 만큼 조직 내 군 간부 출신 인력이 대거 포진해 있다. 이로 인해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와 군대식 지휘 체계가 자연스럽게 기업 문화로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 DNA’는 BBQ만의 독특한 경영 관행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매년 1월 1일 진행되는 ‘신년 산행’이다. BBQ는 해마다 새해 첫날 윤 회장과 전 직원이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교육기관 ‘치킨대학’에서 시무식을 연 뒤, 인근 설봉산에 함께 오르는 신년 산행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산에 올라 새해 첫 해돋이를 함께하는 행사다.

 

과거에는 등산을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 단체 산행을 통해 조직의 결속력과 단합을 강조하고, 임직원들의 의지와 정신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기업 문화 역시 빠르게 달라졌다. 수평적 소통과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직원들을 한자리에 모아 단체 활동을 진행하는 방식은 점차 시대에 맞지 않는 ‘꼰대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에 많은 기업이 대규모 산행을 폐지하고 온라인 신년사나 타운홀 미팅 등으로 대체하며 조직 문화 개선에 나섰다.

 

반면 BBQ는 여전히 신년 산행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도 신년식과 함께 1월 1일 등산 행사가 진행됐다. 새해 첫날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강추위 속에서도 윤 회장과 임직원들은 함께 산에 올랐다.

 

근무 시작 전, 전 직원이 모여 경영 목표를 외치는 ‘구호 제창’ 문화 역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전직 BBQ 관계자는 “사무실에서 다 같이 구호를 외치고 업무를 시작하곤 했다. 요즘에도 이런 기업이 있다는 사실에 많이들 놀라더라”고 언급했다.

 

기업 리뷰 플랫폼에도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쏟아진다. “군대식을 넘어 공산주의 북한식 조직문화 같다”, “1월 1일에 전 직원이 모여 등산을 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가족과 보내는 게 맞지 않느냐”, “오너의 신념을 강요하듯 외우게 하고 자서전까지 필독으로 요구하는 문화는 요즘 시대에 너무 버겁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BBQ는 2009년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이후 10명이 넘는 대표이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돼 CEO의 무덤이라 불린다. 사진=비즈한국DB

 

#17년간 CEO 10여 명 교체 “조직문화 바뀌어야”

 

BBQ의 군대식 조직 문화가 과거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BBQ는 단기간에 국내 1위로 올라섰고, 해외 시장 개척에서도 성과를 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이처럼 경직된 조직문화는 오히려 ‘인적 리스크’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보험·국민연금 가입자 통계를 분석한 원티드인사이트에 따르면 2024년 BBQ의 퇴사율은 83.7%로 집계됐다. 경쟁사인 bhc(12%), 교촌에프앤비(17.7%)와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하다. 인력 유출 흐름은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2025년 2월 78명이 입사했지만 71명이 퇴사했고, 3월에는 91명이 새로 입사한 반면 64명이 회사를 떠났다. 불과 두 달 만에 135명이 이탈한 셈이다.

 

BBQ 측은 높은 퇴사율에 대해 기업 특성에 따른 통계상 특이점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BBQ 관계자는 “경쟁사보다 전국 직영점이 많다. 한 매장에 20~30명가량이 근무하는데, 아르바이트 형태로 근무하더라도 한 달 이상 근무하면 4대 보험이 적용된다. 이들이 복학 등을 이유로 퇴사하게 되면 그 인원까지 모두 퇴사자로 집계돼 퇴사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해명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도 있다. 현장 인력에 이어 회사를 이끄는 전문경영인들까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연이어 회사를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BBQ는 2009년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이후 17년 동안 10명이 넘는 대표이사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교체됐다.

 

2017년 취임한 이성락 전 대표는 단 21일 만에 사표를 제출했고, 2021년 영입된 정승인 전 대표는 취임 3개월 만에 물러났다. 2022년 1월 선임됐던 이승재 전 대표는 7개월 만에, 정승욱 전 대표는 5개월 만에 사임했다. 지난해 7월 취임한 CJ제일제당 출신 김 전 대표 역시 반년을 채우지 못한 채 12월 사임했다. BBQ는 최근 대한항공과 GS칼텍스를 거쳐 KT에서 기획·전략 분야를 담당했던 박지만 씨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그의 성과보다 ‘이번에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에 쏠리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경영진의 잦은 교체와 높은 직원 이직률이 BBQ의 수직적인 조직문화, 나아가 오너 중심의 독단적 경영 방식과 맞닿아 있다고 분석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문경영인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는 것은 오너 중심의 경영 방식, 이른바 ‘오너 갑질’ 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윤 회장이 전문경영인 CEO를 영입하면서도 이들을 신뢰하지 못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BBQ 내부의 군대식 조직문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기업 인력의 주축은 MZ세대인데, 이들에게 친화적이지 않은 기업 문화를 고수한다면 우수 인재가 조직에 남아 있을 수 없다”며 “현재의 경직된 기업문화는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BBQ 측은 “CEO의 사임은 기업 문화와는 무관하다”며 “사임 사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회사 역시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밝혔다. 경직된 조직 문화에 대한 직원 불만에 대해서는 “회사 내부 사안인 만큼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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