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르노코리아가 새로운 글로벌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모델 ‘필랑트’를 공개했다. 르노코리아가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중인 차량은 ‘그랑 콜레오스’ ‘아르카나’ ‘세닉’ 등 3개뿐이다. 이 중에서도 그랑 콜레오스가 르노코리아 국내 전체 판매량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르노코리아의 최근 판매량 상승도 그랑 콜레오스의 흥행 덕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랑 콜레오스의 인기가 하락하면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량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르노코리아로서는 그랑 콜레오스에만 집중된 판매 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 필랑트가 르노코리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자동차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비즈한국은 13일 필랑트 공개 현장을 찾아 성공 가능성을 진단했다.
르노코리아는 13일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신차 ‘필랑트’를 공개했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3월(테크노 트림은 3분기) 필랑트를 국내 시장에 출고할 예정이다. 르노코리아는 필랑트를 “세단과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플래그십 크로스오버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필랑트가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면 르노코리아도 그랑 콜레오스 ‘원툴’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필랑트에 대한 르노코리아의 기대감은 크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필랑트는 혁신을 거듭해 온 르노의 기술적 플래그십과 휴먼 퍼스트 철학이 집약된 획기적이고도 대담한 크로스오버 차량”이라며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 수준을 충족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르노 브랜드의 프리미엄 가치를 한층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필랑트의 경쟁 차종으로는 현대자동차의 팰리세이드와 싼타페, 기아의 쏘렌토 등이 거론된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팰리세이드 국내 판매량은 2024년 2만 967대에서 2025년 6만 909대로, 같은 기간 쏘렌토 판매량은 9만 4538대에서 10만 2대로 증가했다. 싼타페 판매량은 7만 7161대에서 5만 7889대로 줄었다.
팰리세이드가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것으로 미루어 보아 필랑트에 대한 수요도 어느 정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필랑트가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경쟁 속에서 어느 정도 활약할 지다.
르노코리아는 필랑트의 파격적인 디자인을 강조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업체 간 성능은 일반적인 소비자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나는 경우는 많이 없다”며 “결국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디자인과 부가 기능, 기타 서비스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필랑트가 디자인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랑트 전면 디자인은 ‘일루미네이티드 시그니처 로장주 로고’와 ‘그릴 라이팅’을 중심으로 상단부는 차체와 동일한 색상으로, 하단부는 유광 블랙으로 마감했다. 후면부에는 쿠페를 연상시키는 입체형 후면 디자인이 더해졌다.
필랑트의 크기는 길이 4915mm, 너비 1890mm, 높이 1635mm다. 일반적인 크로스오버보다 크지만 낮은 사이즈다. 필랑트의 실내는 휠베이스 길이가 2820mm이며 뒷좌석에 320mm의 무릎 공간과 866mm의 헤드룸 공간을 마련했다. 파노라믹 글래스 루프를 적용하면 헤드룸 공간은 874mm로 늘어난다. 트렁크 공간은 633L이며 뒷좌석을 접으면 2050L까지 확장된다. 필랑트 전 트림에 친환경 나파 인조 가죽을 적용한 것도 눈에 띈다.
필랑트에는 직·병렬 듀얼 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르노코리아에 따르면 그랑 콜레오스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보다 업그레이드 된 수준이다. 필랑트에 적용된 하이브리드 E-테크 파워트레인은 100kW의 구동 모터 및 60kW의 시동 모터가 가솔린 1.5L 터보 직분사 엔진과 만나 250마력의 출력을 발휘한다. 엔진의 최대 토크는 25.5kg·m다. 필랑트의 공인 연비는 복합 기준 15.1km/L다. 팰리세이드의 연비 8.2~9.7km/L와 비교하면 경쟁력이 있다. 쏘렌토(연비 9.3~14.3km/L)나 싼타페(연비 9.7~11km/L)와 비교해도 앞선 수준이다.
필랑트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지만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경쟁에서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 현대자동차의 고객 서비스가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전국 곳곳에 차량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 블루핸즈’를 운영하고 있다. 르노코리아도 전국에 서비스코너를 두고 있지만 블루핸즈에 비하면 규모나 인프라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손쉬운 정비와 애프터서비스(AS)를 위해서라도 현대자동차를 택하는 고객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필랑트 구매 고객을 위한 ‘원격 진단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고객이 앱을 통해 차량 점검을 요청하면 르노코리아 서비스 네트워크에서 차량 데이터를 원격으로 분석해 문제를 진단하고 고객 상담을 통해 진단 결과를 설명해 주는 서비스다. 이밖에 필랑트 구매 후 3년 또는 4만 5000km 주행 기간 내 엔진오일 세트와 에어컨 필터 교환, 프리미엄 차량 점검을 3회 무상 제공할 계획이다.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그랑 콜레오스 ‘원툴’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필랑트의 선전이 필요하다. 르노코리아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총 5만 2271대를 판매했다. 2024년 국내 판매량 3만 9816대와 비교해 31.28%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판매량 증가는 르노코리아의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의 선전 덕이다. 그랑 콜레오스의 판매량은 2024년 2만 2034대에서 2025년 4만 877대로 늘었다. 르노코리아 스스로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그랑 콜레오스가 르노코리아의 연간 내수 실적을 이끌었다”고 자평했다.
르노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랑 콜레오스 4만 877대 △아르카나 5562대 △세닉 642대 등을 기록했다. 그랑 콜레오스가 지난해 국내 전체 르노코리아 판매량의 78.20%를 차지한 것이다. 르노코리아가 지난해 SM6를 단종시킴에 따라 그랑 콜레오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반대로 말하면 그랑 콜레오스의 인기가 떨어지면 르노코리아 전체 판매량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필랑트가 높은 판매량을 보이면 그랑 콜레오스의 실적이 부진하더라도 이를 상쇄할 수 있다.
필랑트의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 적용 기준으로 △테크노 4331만 9000원 △아이코닉 4696만 9000원 △에스프리 알핀 4971만 9000원이다. 또 한정판 에디션인 ‘에스프린 알핀 1995’는 5218만 9000원에 가격이 책정됐다. 다만 필랑트는 13일 기준 친환경차 정부 승인 절차 중에 있으며 친환경차 세제 혜택은 승인 완료 시 적용될 예정이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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