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비보존제약이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조달 규모가 30%가량 축소됐음에도 모회사 채무상환을 최우선으로 강행해 논란이다. 정작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은 절반 수준으로 축소해 향후 유동성 위기가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보존제약은 오는 2월 23~24일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유상증자의 신주 1차 발행가액을 주당 3295원으로 공시했다. 발행가액이 당초 예정한 4710원에서 30% 낮아지면서 예상되는 모집총액도 500억 원에서 35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발행가액이 낮아진 것은 주가 하락이 지속된 영향이다. 2024년 12월 12일 성인의 수술 후 중등도에서 중증 급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한 비마약성 진통제 ‘어나프라주’를 국산 38호 신약으로 승인받았지만 지난해 10월 30일에야 국내 의료기관에 공급을 시작해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달자금이 줄면서 비보존제약의 자금 운용 계획도 틀어졌다. 하지만 비보존제약은 채무상환자금으로 230억 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은 고수했다. 이 채무에는 모회사 비보존을 대상으로 발행한 200억 원 규모의 제15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상환금이 포함돼 있다. 비보존제약은 정정 투자설명서에서 비보존과 협의해 전환사채 만기를 오는 31일에서 2년 연장하고 분할상환하기로 협의하고 유상증자 대금 납입 이후인 1분기부터 분기별로 25억 원씩 상환하겠다는 계획을 적시했다.
결국 운영자금만 감소했다. 당초 258억 원이 배정됐는데 110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특히 원부자재, 판매수수료, 외주가공비 등 협력사에 지급해야 할 대금 상환에 사용할 금액이 크게 감소했다.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말 기준 미지급금이 약 115억 원에 이르는데 이번 유상증자로 44억 원만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나머지 71억 원은 당장 지급할 수 없다는 의미인데 원부자재 공급처에 비보존제약의 재무적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무상환이라는 급한 불은 껐지만 여전히 자금이 부족한 비보존제약은 영업활동으로 얻는 수익으로 이를 채우거나 외부에서 추가로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한미약품과 어나프라주의 공동 프로모션 파트너사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시장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어나프라주 출시 2개월 만에 매출 28억 7000만 원을 돌파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비보존제약의 유동자산은 335억 원에 그친다. 원재료와 제품 등의 유동재고자산만 188억 원에 이르고 이 중 당장 쓸 수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억 원, 단기금융상품은 20억 원에 불과해 유동성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올해 원부자재 구입에 186억 원을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등 재무압박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돈을 외부에서 끌어와야하는데 업계에서는 투자자 유치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보존제약 주식의 외국인 소진율은 0.59%, 일일 총 거래대금은 평균 10억~20억 원 정도다. 많으면 40억 원대까지 올라가지만 시가총액 2000억 원이 넘는 기업에서 회전율이 2%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기관투자자나 외국인이 선뜻 들어오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주주에 또다시 손을 벌리는 유상증자만 남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비보존제약 측은 추가 자금조달 방안을 묻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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