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시장에 지각 변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대형 거래소 오케이엑스(OKX)와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3위 거래소 코인원 지분 인수를 검토하면서다. 최근 하나금융·네이버-두나무, 미래에셋-코빗, 바이낸스-고팍스 등 대형 금융사와 해외 거래소의 국내 시장 진입이 잇따르면서 업계 재편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코인원은 금융당국과의 제재 공방, VASP(가상자산사업자) 갱신 문제, 실적 악화 등 과제를 안고 있어 투자 논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15일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OKX와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3위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을 약 20%씩 공동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KX는 바이낸스, 코인베이스와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 2~3위를 오가는 업체다. 지난 4월 한국투자증권이 코인원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여기에 OKX까지 참전한 셈이다.
코인원 주주는 크게 차명훈 코인원 창업주 겸 대표와 컴투스 그룹으로 나뉜다. 최대 주주는 더원그룹(34.30%)으로, 더원그룹은 차 대표가 최대주주 겸 대표로 있는 회사다. 차 대표 개인도 코인원 지분 19.14%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2대 주주로 컴투스홀딩스(21.95%)가 있으며, 컴투스플러스도 코인원 지분 16.47%를 보유하고 있다.
코인원은 인수설에 관해 “복수 기업과 전략적 지분 투자 등 파트너십을 논의 중이나 현재 확정된 사항은 전혀 없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은 OKX가 국내에 두 번째로 진출하는 해외 거래소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분 거래가 활발하다는 점에서 업계 지각 변동의 가능성도 나온다. OKX와 한국투자증권의 공동 투자 소식이 나온 날, 국내 주요 금융지주인 하나금융그룹이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지분 6.55%를 1조 33억 원에 매입해 4대 주주에 오른 사실을 공시하면서 디지털 자산 시장의 진출을 알렸다.
2월에는 미래에셋그룹이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코빗의 지분 92.06%를 확보했고, 네이버파이낸셜도 두나무와의 기업 결합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시장 1위 업체인 바이낸스는 고팍스(운영사 스트리미)의 지분 67.45%를 확보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여기에 또 다른 대형 거래소 OKX가 진출하면 업비트 중심의 국내 시장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인원의 손바뀜을 앞두고 현황에도 눈길이 쏠린다. 코인원은 금융당국의 제재와 실적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4월 코인원에 신규 고객의 가상자산 이전을 금지하는 영업 일부 정지 3개월과 과태료 52억 원을 부과하고, 임원 문책 경고를 내렸다. 조치 사유는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거래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영업 일부 정지 기간은 4월 29일부터 7월 28일로 예정됐으나 효력은 5월 29일까지 일시 중단한 상태다.
지난 13일에는 서울행정법원에서 코인원과 FIU 간의 제재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첫 심문 기일이 열렸다. 심문은 코인원과 FIU 측의 요청으로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코인원은 앞서 재판을 진행한 두나무·빗썸과 유사한 주장을, FIU는 영업 일부 정지 처분으로 인한 손해가 크지 않고 두나무 사건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과 법정 공방 중인 코인원은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사업자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3년 주기로 사업자 신고를 갱신해야 한다. 거래소들은 지난해 신고를 접수했지만, FIU로부터 갱신 신고를 수리받은 곳은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중 업비트와 코빗뿐이다. 여기에 지난 4월 금융당국 합동조사단이 실시한 5대 거래소 내부통제 시스템 점검에서 코인원이 주요 항목에서 낙제점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VASP 갱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더군다나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수익성도 악화한 상태다. 2025년 코인원 매출은 455억 원으로 전년(442억 원) 대비 3%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억 원에서 -63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당기순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83% 감소(156억 원→27억 원)했다.
거래소 이용자가 가상자산을 거래하기 위해 보유하는 현금인 회원 예치금의 감소도 눈에 띈다. 코인원의 회원 예치금은 2024년 2444억 원에서 2025년 1833억 원으로 줄었다. 이용자가 거래소에 자금을 인출했거나, 다른 거래소로 돈을 옮겼다는 얘기다. 다만 지난해 가상자산 투심이 꺾여 유동성이 적었던 만큼 타 거래소로의 이전보다는 가상자산 투자 감소로 자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양현경 iM증권 연구원은 “코인원은 거래대금 환급 이벤트와 수수료 무료 정책 영향으로 2026년 일평균 거래량이 2025년 하반기 대비 27.8% 증가했다. 다만 구조적 성장보다는 일회성 프로모션 효과에 가까웠던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규제 환경상 글로벌 거래소처럼 사업 구조를 빠르게 다변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대금과 수수료 중심 수익 구조 의존도가 여전히 높으며, 거래량 감소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 당분간 거래대금 회복 여부와 투자심리 개선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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