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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증권사 직원 동성애자 상대 투자 사기 전말

채팅 앱으로 접근 수익금 주며 신뢰 쌓다 투자금 늘면 잠적…"고소하면 아우팅" 협박도

2017.04.21(Fri) 16:38:43

[비즈한국] 명문대 경제학과 졸업 후 국내 유명 증권사에서 증권투자상담사 및 금융자산관리사로 일하던 하 아무개 씨(32)가 남성 동성애자(게이)를 상대로 수억 원대 투자사기를 벌인 후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아산경찰서는 하 씨를 지난해 8월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 출두를 3일 앞두고 하 씨가 출국해 사건은 기소중지 처리됐다. 

 

충남아산경찰서에 따르면 하 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현재까지 네 명, 피해규모는 2억 원대다. 하지만 대다수 피해자들이 하 씨로부터 직장이나 가정에 게이임을 폭로하겠다는 ‘아우팅’ 협박을 당해 하 씨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수십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동성애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채팅 앱 J는 위치기반이라 만남이 용이하고, 원하는 성적 취향을 고를 수 있다. 동성애자 대상 투자 사기는 소수자들 내에 형성된 동질감과 신뢰를 악용했다.​


피해자 박 아무개 씨(47)는 지난 2013년 5월 게이 전용 채팅 앱 J를 통해 하 씨를 알게 됐다. 당시 박 씨는 케냐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고, 한국에서 매일같이 대화를 해주는 하 씨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해 8월 박 씨는 여름휴가를 맞아 잠시 국내로 들어왔고, 서울 강남 일대에서 하 씨를 처음으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하 씨는 원금보장 및 연 30% 수익률을 약속하며 선물옵션거래에 투자하라고 박 씨에게 제안했다. 

 

박 씨는 여름휴가를 마친 후 다시 케냐로 돌아왔고, 계속되는 하 씨의 투자거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메일을 통해 계약서를 받은 박 씨는 하 씨의 개인계좌에 2000만 원을 입금했고, 부푼 마음을 안고 계약만료시점을 기다렸다. 계약만료일인 2014년 10월 박 씨의 계좌에는 2600만 원이 입금됐다. 하 씨가 약속한 대로 원금도 보장받고, 30%(600만 원)의 수익금도 벌 수 있었던 것.  

 

이번에는 하 씨가 40%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선물옵션 거래에 추가로 투자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박 씨에게 제안했다. 이에 박 씨는 하 씨에게 3000만 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지인 세 명도 하 씨에게 소개시켜줬고, 지인들은 총 1억 8000만 원을 투자했다. 당시 하 씨는 국내 유명 증권사의 홍콩 페이퍼컴퍼니로 자리를 옮겼다면서 S 에셋 CEO(최고경영자)가 적힌 명함을 소지하고 다녔다. 

 

2015년 10월, 네 건의 계약기간이 만료됐지만 박 씨와 그의 지인들은 하 씨로부터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1년 가까이 하 씨가 박 씨와 그의 지인들의 연락을 회피하자, 박 씨는 지난해 8월 충남아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미 하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세 건이나 있었다. 박 씨에 따르면 피해자 대다수가 게이 전용 채팅 앱이나 게이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하 씨를 알게 됐고, 선물옵션거래로 30~60%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하 씨의 말에 속아 사기를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사기를 당했다.

 

박 씨는 “하 씨에게 소개한 지인들이 대부업체 대출까지 받아 3000만 원에서 1억 원을 투자했다”며 “지인들의 피해 보상을 돕기 위해 2억 원의 빚이 지고 말았다. 하 씨의 달콤한 말에 속아 나와 지인들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닥으로 떨어졌다.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게이 커뮤니티사이트를 통해 하 씨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며 “광주광역시에서 3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한 피해자는 하 씨가 직장에 아우팅을 하겠다고 협박해 3억 원의 피해를 봤음에도 고소를 못하고 있다. 성소수자의 약점을 이용해 사기행각을 벌인 하 씨가 하루빨리 붙잡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 씨가 재직했던 국내 유명 증권사는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하 씨가 재직했던 지점 관계자는 “하 씨가 잠실점에서 근무했던 건 맞지만 정직원이 아닌 개인사업자였기 때문에 회사의 책임은 없다”고 했고, 본사 관계자는 “하 씨는 우리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 홍콩 페이퍼컴퍼니도 우리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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