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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비상하는 해병 항공단, 예산과의 전쟁을 준비하라

헬기 도입 숙원 이뤘지만 더 큰 꿈엔 예산이 걸림돌…미 해병대 배워야

2018.01.14(Sun) 08:06:03

[비즈한국] 지난 10일 경북 포항 해병 1사단 항공대에 한국 해병대 역사상 처음으로 상륙작전에 사용할 강습 헬리콥터가 배치됐다. 육군의 기동헬기 KUH-1 수리온(Surion)을 개조한 MUH-1 마린온(Marineon) 상륙기동헬기가 그 주인공. 미국 해군의 주력 상륙기동헬기인 CH-46 시 나이트(Sea Knight)나 CH-53 시 스탈리온(Sea Stallion)보다 탑재 중량이 훨씬 작지만 그동안 자체 헬기 전력을 가질 수 없었던 해병대에게는 옥동자보다 소중한 장비임에 틀림없다.

 

해병대가 인수한 마린온 상륙기동헬기. 사진=대한민국 해병대


물론 해병대는 마린온을 획득하기 전에도 헬리콥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서북도서 방어훈련의 경우 육군과의 합동작전을 통해 육군의 CH-47 치누크(Chinook)와 작전할 때도 있었고, 미 해병대의 CH-46 헬기에 얻어 타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 해군 최대의 상륙함인 독도함에는 주로 해군의 UH-60 블랙호크(BlackHawk) 헬기가 탑재되었으나, 이 블랙호크는 해상 작전을 위한 염분 방지 처리 등이 없어서 오랜 기간 배에 탑재하기도 어려웠고, 혹시 고장이 나서 바다에 추락할 경우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었다. 

 

이와 달리 새롭게 해병대가 획득한 마린온 헬기는 염분 방지 처리가 되어 있고, 바다에 추락할 경우 비상 공기 튜브(부주)가 작동하여 안전을 보장한다. 메인 로터도 수동이지만 접을 수 있어, 격납고에 더 많은 헬기를 넣을 수 있다. 이에 독도함에는 10여 대 가까운 헬기를 운용할 수 있게 됐다. 

 

해병대는 이번에 도입한 2대의 헬기를 시작으로 총 36대의 마린온을 해병대 항공대에 배치할 계획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36대의 마린온에 더해서 24대의 공격헬기를 추가로 도입하여, 일명 해병 항공단을 창설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 해병대는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4, 5위권의 항공전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해병대의 꿈은 더욱 원대하다. 해군이 새로 건조하는 독도급 후속함(LPH-6112)에는 MV-22B 오스프리(Osprey)를 탑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오스프리는 헬리콥터가 아니지만 수직 이착륙 기능(VTOL)을 갖추고 있어 헬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먼 곳을 강습할 수 있어 적진 깊숙한 전략목표에 해병대원들을 투입할 수 있다. 

 

하지만 해병대의 이런 원대한 꿈은 사실 그냥 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해병대라는 조직은 항상 예산 싸움에서 타군보다 박대를 받기 때문이다. 세계 최강의 전력과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해병대조차 그들이 받는 장비와 지원은 항상 육군과 공군의 장비보다 다소 싼 것을 어렵게 구매하는 일이 많다. 육해공군에 이어 4번째 군으로 인정받는 미국 해병대조차 이런데 독립적인 군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해군 소속으로 있는 해병대가 500억 원에 육박하는 공격헬기 수십 대, 1000억 원 가까운 오스프리 수십 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해병대가 미래 전력증강을 위해 항공력에만 예산을 집중할 수 있는 사정도 아니다. 해병대의 미래 작전목표는 북한 후방지역에 강습상륙을 실시, 적 핵심 목표를 점령하고 전선을 분단시켜 북한군의 전력을 약화해 전생 승리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항공력뿐만 아니라 초경량 야포, 차세대 고속 상륙장갑차, 자체적인 대공방어체계와 차세대 전차, 다연장로켓, 그리고 보병용 개인전투체계 등의 굵직한 전력증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미국 해병대의 공중급유겸 공격기 KC-130H. 사진=미국 해병대

 

더 큰 문제는 해병대의 정체성에 대한 논쟁이다. 한국 외에 많은 나라들이 해병대라는 상륙작전 및 도서작전 전문부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서방측에서 한국 수준의 대규모 해병대를 유지하는 나라는 미국, 한국, 대만이 유일하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아주 소수 규모의 해병대만 유지하거나, 육군이 상륙작전 임무를 전담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실제로 역사상 최대 규모인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미군은 해병대가 아닌 육군 병력만 투입해서 작전을 실시했다. 실전에서는 적의 방어선을 뚫고 교두보를 확보하는 강습 상륙작전보다는, 재해재난 대응, 인명구조, 평화유지활동 등의 임무를 맡는 행정 상륙작전이 훨씬 더 많이 실시된 사례도 있다. 해병대가 미래에도 존속하기 위해서는, 해병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한계점을 돌파하기 위한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유일한 해결책은 창의성을 통한 절약의 실천이다. 육군이나 공군, 해군이 선택하지 않는 방안이라도, 그것이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 우수하다면 과감한 도전을 용기 있게 시도해야 한다. 미 해병대의 경우 근접 항공지원을 위한 항공기가 필요하자, 새로운 비행기를 구매하는 대신 KC-130H 하베스트 호크(Harvest Hawk) 공중 급유기에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을 장착하고 연료 탱크에 적외선 조준 장비를 달아 공격기로 변신시키는데 성공했다. 

 

언뜻 생각하면 이런 개조와 재활용은 해병대의 ‘안 되면 되게 하라’ 정신처럼 무리한 선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미 해병대의 이런 시도는 많은 연구와 실험 끝에 실용화를 선택한 것이다. 미 해병대의 창의성 발휘는 무기 개발에서뿐만이 아니다. 미 해병대는 최근 새로운 작전 개념인 ‘분산된 치명성’(Distributed Lethality)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해군의 함정이 보유하던 대함 미사일 대신, 해병대의 다연장로켓이나 야포, 레일건에 스마트 포탄과 미사일로 적의 함정을 공격하고 이런 무기들을 바지선이나 트럭에 탑재해 적이 공격하기 전에 신출귀몰하게 치고 빠지는 것이 분산된 치명성 전략이다. 기존에 해병대 보병들을 위한 화력지원에서 벗어나, 함대의 역할, 폭격기의 역할을 섬에서 작전하는 해병대 부대가 나눠 받게 되니 방어하는 적은 미국과의 전투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우리 해병대도 분산된 치명성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위해 모듈화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면 어떨까. 해병대의 화력지원 수단으로 비싼 공격헬기와 함께, 마린온 상륙기동헬기에 화력지원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 기동헬기에 미사일과 기관포를 설치하는 개조는 많은 예산과 비행시험이 필요하니 무장 장착대나 적외선 조준장비가 필요 없는 자폭형 무인기를 헬기 내부 데크에 탑재하거나, 혹은 사람이 손으로 던지는 방식으로 화력지원을 하는 것을 상상해 볼 수도 있다. 자폭 무인기는 미사일보다 느리고 위력이 약하지만 무인기 운용병이 보고 쏘기 때문에 조준장비의 필요성이 적은 편이다. 

 

헬기와 비행기에서 투척할 수 있는 코요테 드론. 사진=미국 해양대기청


공군이 운용 중인 중고 수송기나 민간 터보프롭 항공기를 공중 급유기로 개조하여, 상륙기동헬기에 공중급유를 할 수 있다면 오스프리 비행기보다 1시간가량 늦게 도착하지만 해안지역이 아닌 북한 종심까지 해병대원을 투입할 수도 있다. 현재 육군이 도입 중인 차량 탑재 120mm 박격포를 개조해 마린온이 수송 가능한 105mm 견인포보다 화력과 치명성이 훨씬 뛰어난 화포를 도입해 해병대의 공중 수송 화력을 늘리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이러한 제안은 그저 간단한 아이디어에 불과하다. 더욱 전문적이고 열정적인 전문가들이 해병대에서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핵심은 큰 꿈과 새로운 규모만큼, 해병대원이 가진 창조적 혁신과 도전정신으로 제한된 예산 안에서의 최강 전투력을 건설하려는 해병대의 강력한 의지일 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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