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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빨간펜 회장' 교원 장평순 vs '눈높이 대표' 대교 박수완

교원 "사업 다각화로 매출 2조 원 목표"…대교 "외연보다 내실 단단히 다질 것"

2018.02.20(Tue) 19:14:08

[비즈한국]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저출산이 지속적인 학령기 인구 감소로 이어지면서 교육업계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교육업계 매출 기준 1위 기업인 ‘빨간펜’ 학습지의 교원그룹과 2위 기업인 ‘눈높이’ 학습지의 대교는 교육사업의 변화 및 혁신, 해외 매출 증진 및 시장 확대, 사업 다각화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30년간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교원그룹의 장평순 대표이사 회장과 대교의 박수완 대표이사는 교육업계의 침체 위기를 잘 극복해낼 수 있을까. 

 

# 장평순 교원 회장, 사업 다각화로 매출 2조 원 달성 목표

 

지난해 12월 미래 교육 체험전 ‘2017 교원 에듀 딥 체인지’ 행사에서 장평순 교원 회장은 “관리서비스에 기반한 국내 스마트 교육 선도 및 해외시장 진출과 환경가전 렌탈 품목 확대라는 두 개의 큰 축을 발판으로 2018년 매출 2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장평순 교원 대표이사 회장은 사업의 다각화와 해외 진출, 스마트 교육 선도 등을 통해 올해 내 매출 2조 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사진=교원그룹


하지만 교원의 매출은 2012년 1조 2238억 원에서 2016년 1조 1200억 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의 90%가량을 차지하는 교육 부문의 부진이 반영된 결과다. 장 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왔고, 딥체인지(Deep Change)를 통해 혁신을 할 것”이라며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리는 게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교원은 QR코드, 스마트펜, 태블릿PC 등의 스마트 교육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AI(인공지능), AR(증강현실) 등의 디지털 기술을 선보임으로써 미래 교육사업을 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장 회장은 교원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울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난해 8월 베트남 공기업 VNPT미디어와 아동교육 콘텐츠 플랫폼 구축 전략 제휴를 체결했으며, 올 상반기 디지털 영어 학습 프로그램인 ‘도요새잉글리시’ 론칭을 앞두고 있다. 베트남 매출 증진을 발판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겠다는 게 장평순 회장의 목표다. 교원은 도요새잉글리시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02년 교원L&C를 설립해 정수기와 비데 사업을 시작한 교원은 올해 매출 2조 원 달성을 위해 사업을 더욱 다각화할 방침이다. 홈케어 및 헬스케어, 가전제품 판매 사업의 매출 비중을 현 10%에서 최소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또 학습지 사업 영역을 영유아기 시장으로 확장해나갈 계획이며 상조서비스, 네트워크 마케팅, 호텔레저 등의 사업도 보폭을 넓혀갈 계획이다. 교원은 더스위트호텔 브랜드를 운영 중이며, 최근 서울 종로구 숭인동에 위치한 구몬빌딩을 비즈니스호텔로 리모델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아직까지는 교원이 올해 목표 매출 2조 원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장평순 회장이 2008년 11월 기업이미지 선포 관련 기자간담회와 2010년 1월 시무식 행사에서 “2015년 매출 3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2015년 매출이 1조 원대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하지 않고, 2세 경영을 준비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장평순 회장이 10년 만에 공식석상에 선 ‘2017 교원 에듀 딥 체인지’ 행사에서 아들 장동하 교원 기획조정부문장과 자리를 함께했다. 

 

교원라이프, 교원크리에이티브, 교원위즈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장동하 부문장은 국민대 경영학부를 졸업한 이후 대한생명에서 1년 8개월간 근무했으며, 컨설팅회사인 갈렙앤컴퍼니를 거쳐 2012년 교원에 입사했다. 장평순 회장의 딸인 장선하 호텔연수사업본부장과 그녀의 남편 최성재 호텔연수사업본부 상무도 2012년 교원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능력이 없으면서 회사를 꾸려나가는 건 본인한테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잘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서면 승계 작업을 할 것이고, 못 할 것 같으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원 관계자도 “단 한 번도 전문경영인을 영입한 적이 없지만, 각 사업본부장 자리만큼은 외부에서 능력 있는 사람들로 채운다”며 “자수성가한 기업인답게 아들 장동하 부문장의 경영능력 평가를 통해 2세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회장 말대로 능력이 없다면 정말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 회장은 ‘흙수저’​로 태어나 연매출 1조 원을 올리는 자수성가한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그는 1951년 1월 충남 당진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으며,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에 다섯 살 때까지 외가에서 자랐다. 지방대 졸업 후 행정고시를 준비하다가, 배추장사를 시작한 그는 10억 원의 종자돈을 모은 후 학습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직원 세 명과 함께 밤을 새며 학습지를 만들었고, 과외금지 조치와 함께 학습지 붐이 일어 사업이 번창했다. 교원은 구몬학습, 빨간펜 등의 브랜드로 학습지 시장을 선도해나가고 있다. 

 

# 박수완 대교 대표이사, 내실 단단히 다져 매출 증진

 

강영중 대교 회장은 장평순 교원 회장과는 달리 최고경영자(CEO) 중심의 책임경영을 운영하고 있다. 1998년 12월 강영중 회장이 대표이사를 퇴임한 이후 안괴순(1997년 7월~1999년 3월), 이승우(1997년 8월~1999년 12월), 윤종천(1998년 3월~2003년 12월), 이충구(1999년 12월~2002년 12월, 2003년 3월~2003년 12월), 신조현(1999년 12월~2002년 3월), 장세회(1999년 12월~2002년 3월, 2003년 12월~2006년 4월), 정금조(2000년 3월~2002년 3월), 송자(2003년 12월~2007년 3월), 송희용(2006년 4월~2009년 3월), 박태영(2007년 3월~2011년 12월), 박명규(2009년 3월~2012년 8월), 조영완(2012년 3월~2016년 12월), 박수완(2014년 12월~현재) 등이 공동 대표이사를 지내왔다. 

 

2016년 12월 단독 대표이사가 된 박수완 대교 대표이사는 내실을 단단히 다져 정통 교육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교육사업인 아이레벨트라움벨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교육업계 침체 위기를 극복하는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사진=대교


2014년 12월 눈높이사업 부문 대표이사로 취임한 박수완 대표는 2016년 12월 미디어사업 부문 조영완 전 대표가 사임한 이후 1년 2개월째 단독 대표이사를 지내고 있다. 대교가 최고경영자 중심의 책임경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1986년 대교에 입사해 경영관리팀장, 최고재무책임자, 투자전략실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한 박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과 중장기 전략 수립 등의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최초의 대교 출신 대표이사가 됐다. 

 

박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교육업계의 침체 위기를 극복하려는 교원과 달리 내실을 단단히 다져 매출 증진을 도모할 계획이다. 해외교육사업인 아이레벨러닝센터와 지난해 10월 경기도 파주에 문을 연 어린이복합문화공간 아이레벨트라움벨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아이레벨러닝센터는 미국, 영국, 중국, 싱가포르, 인도, 홍콩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 분포돼 있으며, 눈높이의 글로벌 브랜드 아이레벨은 2014년 싱가포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10대 기업’에 선정된 데 이어 미국에서 ‘2015 엔터프레뉴어 프랜차이즈 500 랭킹’에서 68위에 오르는 등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대교 관계자는 “신규법인이 진출한 인도와 중국 시장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현지 교육환경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주력 중이다. 해외사업이 안정화되면 진출 국가도 점차 넓혀갈 계획”이라며 “아이레벨트라움벨트을 통해 미디어 사업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전국 790여 점의 눈높이러닝센터의 서비스를 디지털 기반의 자기주도학습 서비스로 전환하고, 학습지 사업의 영역을 영유아와 성인 시장으로 확대함으로써 고객층 확장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5월 경기도 가평에 문을 연 마이다스호텔앤리조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통해 호텔 사업 부문도 강화할 방침이다. 

 

박수완 대표는 신년사에서 “우리의 전통인 한옥은 터를 닦고 기둥을 세우는 공정에 가장 오랜 시간과 정성을 쏟는다고 한다. 그 노력의 기반이 있기에 웅장한 지붕과 아름다운 처마를 올릴 수 있는 것이며, 최근 발생한 대규모 지진에도 끄떡없는 것”이라며 “기존 시스템으로는 교육업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눈높이 교사의 전문성과 조직 역량을 바로 세우고 채널 및 제품의 정체성 확립에 힘을 쏟겠다. 이는 눈높이 학습 서비스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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