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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전문인력 '수당 부풀리기' 진실게임

"시합 없는 날 AD카드 찍고 수당 받아" 청원…매니저 "매일 출근 대회 잘 치러"

2018.02.24(Sat) 00:03:06

[비즈한국]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쇼트트랙 종목 경기전문인력(NTO·National Technical Officials)​으로 배치된 국내 심판들이 수당 부풀리기를 했다는 의혹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이를 지시한 매니저는 타 종목의 반발을 의식해 ​NTO들에게 ​외부에 발설 말라는 지시를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

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던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쇼트트랙 자국심판(NTO)의 수당 조작(비리)을 바로잡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 따르면 평창올림픽 NTO들은 본래 시합 있는 날에만 수당이 지급돼야 하는데 종목 담당관 A 매니저의 지시에 따라 시합 없는 날에도 교육 일정 등을 잡아 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언급된 A 매니저는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선 쇼트트랙 종목 담당관으로 활동 중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 전경. 사진=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 아레나 전경. 사진=연합뉴스


청원에서 B 씨는 “​시합 있는 날에만 일비를 지급하면 5일 정도로 하루 몇 시간 노동뿐이지만, 시합 없는 날에도 교육이 있는 것처럼 출퇴근 체크를 하며 올림픽 기간인 17일 내내 업무에 참여한 것으로 간주돼 170만 원 정도의 돈을 받는다”며 “다른 종목은 이렇게 일비 지급이 안 되니 다른 종목엔 비밀로 해 달라고도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A 매니저는) 쇼트트랙 NTO면서 AD(Accreditation Card)카드로 피겨(피겨스케이팅) 등 원하는 경기장에 들어가 시합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했고, 현재 피겨 등 티켓 구하기 어려운 시합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NTO는 경기장 조성 및 경기진행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경기전문인력으로 개막 전 각 종목 연맹 등에서 NTO를 선발해 평창조직위에 등록한다. NTO는 자원봉사자보다 전문적인 자격조건이 필요하며, 자원봉사자가 무급으로 일하는 반면 NTO는 수당을 받는다. AD카드로 출퇴근 등록을 하면 일비 10만 원이 지급된다. 현재 쇼트트랙 종목 NTO 등록 인원은 21명이다.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림픽 기간 동안 쇼트트랙 경기일정은 총 5일(10일, 13일, 17일, 20일, 22일)이다. A  매니저가 경기 없는 날에도 NTO들에 AD카드를 찍게 해 수당을 받아가도록 했다는 게 청원 내용의 골자다.  

 

B 씨는 ‘​비즈한국’​​에 “​시합 때를 제외하곤 놀고 먹고 다른 경기 불법으로 들어가는 등 시간을 보내며 일비를 챙기고 있다”​며 “​이는 12월 16일 열린 NTO 대상 워크숍에서 A 매니저가 직접 전달한 내용으로, 다른 종목에서 이 같은 소식을 들으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테니 ‘​​발설하지 말라’​​는 입단속까지 시켰다”​고 말했다. 

 

개막 직전까지 평창동계올림픽 NTO로 이름을 올렸던 B 씨는 올해 1월 10일 빙상연맹으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았다. 올림픽 직전 열린 국내 대회(동계체전)에 심판으로 불참했다는 게 연맹이 밝힌 사유다.

 

워크숍에 참석했던 또 다른 빙상계 관계자도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돈을 그렇게 마음대로 지급하겠다고 했고, 놀러 나오는 겸 나와서 체크인·아웃 하면 일비가 10만 원이라고 했다”​며 “​​피겨 시합에 쇼트트랙 NTO AD카드로 들어가 볼 수 있게 협의 중이란 말도 나왔다”​고 말했다.

 

NTO들은 조직위에서 발급한 카드 통칭인 OCOG카드를 발급받는데 여기엔 출입 가능 경기장과 경기장 내 출입구역 등 권한이 나온다. 쇼트트랙 NTO는 쇼트트랙과 피겨 경기가 열리는 GIA(강릉아이스아레나)에만 출입이 가능하다. 쇼트트랙 경기에만 출입해야 할 NTO들이 피겨 경기 때도 출입해 경기를 관람한다는 것이다.

 

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던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쇼트트랙 자국심판(NTO)의 수당 조작(비리)을 바로잡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이런 주장은 쇼트트랙 NTO 단체 채팅방에서도 정황이 나타나 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카카오톡 대화방 캡처’​에 따르면, 1월 9일 A 매니저는 “조직위 내에선 여러 부서와 각 종목별로 팀이 나눠져 있다보니 서비스 수준이나 운영적인 부분에 있어 약간의 차이들이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난 워크숍 때 부탁드린 것처럼 선생님들의 올림픽 대회 참여와 관련된 부분들에 대해 타 종목과 공유하는 것을 자제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A 매니저가 타 종목에 발설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NTO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A 매니저가 타 종목에 발설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이 담긴 NTO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


이어 A 매니저는 구체적 예를 들어 “​일비(수당)나 숙소 등 여러 가지 서비스 부분에 대해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쇼트트랙은 최고 레벨로 맞춰놓은 상태”​​​라며 “​​하지만 최고 레벨이 아닌 종목과 비교가 되거나 공식 컴플레인을 받게 될 경우 예산 문제에서 상향조정이 아닌 쇼트트랙 종목이 하향 조정될 수도 있다”​​​고 당부했다. 한 NTO는 이에 ‘​​입조심하고 유념하겠다’​라는 답을 하기도 했다. 

 

조직위 측은 부정 수당 지급 의혹과 관련해 ‘​종목 담당관’​​에 그 몫을 넘겼다. 조직위 관계자는 “​NTO들의 일비 지급 방식은 종목마다 차이가 있어 한 가지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다만 대부분 NTO들이 (올림픽에) 돈 벌 목적으로 온 게 아니다 보니 각 종목 매니저들과 협의 하에 지급 방식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부정 출입 의혹과 관련해선 ​“AD카드에 GIA로 돼 있으면 출입은 자유롭다”​​​면서도 “​하지만 GIA의 경우 담당 종목이 아닌 다른 종목 경기 시 출입 여부는 GIA 관리 책임자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GIA는 쇼트트랙과 피겨 두 종목이 열리는 곳으로 쇼트트랙 NTO가 피겨 종목 시에 출입하는 것은 관리 책임자 결정에 따른다는 게 조직위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의혹에 A 매니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A 매니저는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 “​쇼트트랙 국제심판(ITO)들도 매일 출근해 조직위로부터 100달러씩 일비를 받는다”​​​​며 “​각기 맡은 역할이 다르다 보니 경기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컴플레인, 질문사항을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내대회는 보통 3일이면 끝나지만 올림픽은 기간이 길어 경기 없는 날에도 회의할 일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우리도 출근 안 하고 싶다. 오히려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쇼트트랙 경기를 잘 치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 매니저는 타 종목 관람에 대해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NTO도 종목마다 특성이 있다. 설상 종목의 경우 눈을 직접 만드시는 분들이 NTO고, 쇼트트랙의 경우는 국내 심판들”​​​​이라며 “​밖에서 우리를 볼 때 다른 종목보다 편하게 일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정보 공유를 자제해 달라고 한 것 뿐”​​​​이라고 전했다. 

 

이어 “​같은 경기장이더라도 피겨는 인기종목이기에 GIA 출입 AD카드가 있다고 해도 티켓 없이는 절대 경기장에 들어가서 경기를 볼 수 없다. 그건 GIA 관리 책임자 권한하에 피겨 종목 담당관과 함께 협의된 내용”​​​​이라고 말했다.  ​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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