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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거위 털 값 급등 '등골브레이커' 부활하나

중국 환경 규제로 인한 공급량 급감이 주원인…의류업체 가격 인상 쉽지 않아 '딜레마'

2018.06.19(Tue) 17:29:36

[비즈한국] 곧 여름이 오지만 의류업계는 동절기 준비에 한창이다. 올 겨울을 노린 다운재킷 생산에 들어갔기 때문. 빠른 곳은 ‘얼리버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열풍을 일으키며 약 200만 장 팔린 롱패딩을 선두로 다운재킷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업계는 고민이 깊다. 다운재킷 충전재인 우모(羽毛, 오리나 거위의 털)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내 우모 시장 60%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는 태평양물산에 따르면 의류생산 업체 우모 발주가 가장 많은 2월 기준 회색 오리털(솜털 80, 깃털 20)은 전년 대비 53%, 회색 거위털(솜털 80, 깃털 20)은 22% 올랐다. 우모 가격 상승은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거나 고스란히 의류 업체 부담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우모인 회색 오리털(GD80)과 회색 거위털(GC80) 중국 원료 가격 3년간 변동 추이.

 

스포츠 의류 업체 네파 관계자는 “가파르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가격이 오른 건 맞다. 인기 상품인 롱다운 제품이 지난해 33만 원이었다면 올해는 35만 원 정도”라며 “충전재 가격 상승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전체적으로 사양을 업그레이드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우모 가격 상승 주원인으로는 중국 환경 규제 강화가​ 꼽힌다. 최근 중국 당국이 오리 및 거위 사육농장 오·폐수 시설을 점검하고 사육장 내 청결 상태를 문제 삼아 농장을 폐쇄하면서 우모 공급량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7년 중국 일부 지역에서 다운 우모 생산량이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본다”며 “전 세계 우모 공급 80%를 담당하는 중국이 주춤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앞으로도 우모 가격 하락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10대와 20대를 주 고객층으로 하는 업체는 울상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 평창동계올림픽 컬링팀을 후원하며 인기가 급상승한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주 타깃층이 10대라 패딩 가격을 올리진 않을 계획이다. 가격을 올리면 소비량이 타격을 입는다. 원자재 값이 인상된 부담은 회사가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3년 유럽 AI(조류독감) 파동 때와 달리 최근 우모 가격 상승은 ​중국 환경 규제가 원인으로 꼽힌다. 당분간 우모 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고급 브랜드가 아닌 이상 가격을 쉽게 올리지 못한다.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고객은 다른 브랜드를 찾는다. 다운재킷 시장 경쟁이 치열해서 같은 값으로 비슷한 품질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좋은 제품으로 가격을 낮춰 고객이 자사 브랜드를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우모 가격이 오르기 전 물량을 확보해둔 업체는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추가 발주가 진행된다면 가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겨울 신상 롱패딩을 ‘얼리버드 세일’ 중인 탑텐 관계자는 “지난해 겨울에 전 브랜드 통합 발주로 빠르게 기획하고 가격을 낮췄다”며 “시즌 전 물량이 완판되고 추가 발주가 이뤄진다면 가격이 상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패딩 60만 장을 판 업계 선두 디스커버리를 운영하는 F&F 관계자는 “우모를 미리 확보해둔 덕에 지난해와 같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전 물량에 책정된 가격이 있기에 추가 발주 물량의 가격을 올리기는 어려울 듯하지만 확실하게 정책이 나온 건 없다”고 보탰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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