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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까지 동원한 '헌혈 절벽', 인공혈액 생산 어디까지 왔나

2030년대 중반 실용화 로드맵…고비용 구조에 혈액 완전 대체 불가능

2026.03.04(수) 14:37:37

[비즈한국] “오늘의 좋은 선택, 헌혈 그리고 두쫀쿠(두바이쫀득쿠키)! 생명을 살리는 따뜻한 참여, 그리고 달콤한 보상까지. ○○​점 두바이쫀득쿠키를 헌혈자 여러분께 드립니다.”

 

최근 서울 한 혈액원에서 헌혈을 독려하기 위해 보낸 안내 문자 내용의 일부다. 헌혈의 대가로 영화 관람권이나 편의점 상품권에 이어 이제는 품귀 현상을 빚던 유명 디저트까지 등장했다.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위가 어느덧 경품 마케팅의 장이 된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혈액 수급 상황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방증이다.

 

품귀 현상을 빚던 ‘두쫀쿠’가 헌혈 경품으로 등장할 정도로 혈액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공혈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생성형AI


대한적십자사의 헌혈 앱 레드커넥트에 따르면 4일 0시 기준 혈액 보유량은 4.3일분으로 혈액 수급 위기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적정 혈액 보유량은 5일분 이상인데 이에 미치지 못한 것. 특히 수혈 수요가 많은 O형과 A형의 보유량은 각각 3.2일, 3.9일치에 불과하다. 대형 수술이나 응급 환자가 다수 발생하면 피가 모자라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도 혈액 수급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저출생 기조가 이어지면서 헌혈이 가능한 인구가 급감했다. 반면 헌혈이 제한되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20%를 넘어선 데다, 이들이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혈액량은 전체 사용량의 40% 이상에 달한다.

 

이처럼 구조적인 헌혈 절벽을 막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와 제약·바이오업계는 실험실에서 혈액을 만들어내는 세포기반 인공혈액 기술 확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인공혈액이란 헌혈에 의존하지 않고 줄기세포 등으로 적혈구·혈소판 같은 혈액 성분을 실험실 및 공장에서 제조하거나 산소운반 기능 등을 목표로 한 혈액 대체물질을 개발하는 기술을 말한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2026년도 제1차 세포기반 인공혈액(적혈구·혈소판) 제조 및 실증 플랫폼 기술개발사업’ 신규과제를 공고하며 국내 생태계 조성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공고에 포함된 개발 과제를 살펴보면 글로벌 규제 동향 조사부터 비임상 및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마련, 임상 진입을 위한 컨설팅 지원 등이 있다. 여기에 현행 혈액관리법과 첨단재생바이오법 등 인공혈액의 법적 지위를 정의하기 어려운 낡은 제도의 개선 제안도 담겼다. 기술은 있지만 규제 탓에 상용화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산업계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인공혈액 개발의 핵심은 모든 신체 조직 및 장기 등으로 분화가 가능한 세포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나 혈액세포를 대량으로 증식해 실제 혈액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적혈구와 혈소판 등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아트블러드와 대웅제약, 듀셀바이오, 파미셀 등이 인공혈액 개발에 뛰어들었다.

 

아트블러드는 조혈모세포를 활용해 적혈구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했다. 50리터 규모의 세포배양기에서 적혈구 대량 생산에 성공해 선도권 경쟁 중인 영국이나 일본보다 기술적으로 앞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사람에 앞서 반려견 혈액을 세계 최초로 생산했다. 아틀블러드는 지난해 경기 안산에 인공혈액 전용 GMP 공장 건설에 착공했다. 수만 리터 규모의 생산 역량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수혈용 적혈구 제제의 임상 1상 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은 2023년 5월 iPSC 개발 전문기업 입셀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인공 적혈구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입셀의 줄기세포 분화기술에 대웅제약의 바이오의약품 대량 생산 및 품질관리 역량을 접목하고 있다.

 

듀셀바이오는 iPSC를 활용해 인공 혈소판 개발에 도전 중이다. 2023년 혈소판 생성 수율이 높은 세포를 선별하는 기술의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국제특허(PCT) 출원도 마쳤다. 지난 1월 50리터 규모의 대형 배양기에서 인공 혈소판을 대량 생산했다.

 

파미셀은 지난해 8월 산소 운반 단백질인 헤모글로빈과 알부민을 제약 성분과 직접 화학적으로 합성한 인공혈액 ‘헴파민-16’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세포 배양 과정을 거치지 않아 생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혈액형에 구애받지 않고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한다. 아직 검증이 필요한 부분이 많지만 상업용 대량 생산 공정 구축에 나섰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에게 인공 혈소판과 적혈구를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32년까지 제조공정 플랫폼 구축을 지원함으로써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해 2037년경 상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혈소판은 수혈 시 거부 반응이 적고 유통기한이 5일 내외로 매우 짧아 수급 불안정이 가장 심한 혈액 성분이다. 적혈구는 헤모글로빈을 통해 산소를 운반하기에 대량 출혈이 발생한 환자나 중증 빈혈 환자 등에게 가장 많이, 필수적으로 투여되는 혈액 성분이어서 사용량이 가장 많다. 다만 백혈구의 경우 면역 체계의 핵심이어서 난도가 높아 더 장기과제로 꼽힌다.

 

인공혈액이 출시된다고 해서 사람의 헌혈을 완전 대체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다. 자발적인 헌혈을 통해 얻는 혈액과 달리 세포배양을 통해 인공혈액을 만드는 것은 대규모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

 

대량생산 기술도 아직 불안정하다. 수혈에 필요한 막대한 양의 피를 생산하려면 고효율의 세포분화 및 증식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수많은 단백질과 호르몬, 면역물질이 복합적으로 얽힌 액체 성분인 혈장의 경우 현재 기술로는 완전 대체가 불가능한 영역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 피에 들어있는 수많은 영양소와 면역·화학 물질을 100% 인공적으로 구현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인공혈액은 헌혈의 보완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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