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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만 깔면 망한다" MWC서 내놓은 통신 3사 'AI 수익' 전략

SKT '인프라 선점', KT '기업용 OS', LGU+ '고객접점 혁신'…막대한 투자 규모 "과연 돈 될까"

2026.03.04(수) 17:52:55

[비즈한국]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6’​에서 국내 통신 3사는 기존의 통신망 공급자 역할을 넘어 ‘AI 인프라’와 ‘AI 서비스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을 강조했다. 각 사가 제시한 전략은 AI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출발했지만 구체적인 수익 모델과 기술적 접근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여기에는 막대한 AI 투자비용(CAPEX)을 어떻게 실질적인 가입자 매출이나 기업 간 거래(B2B) 수익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각 사의 고민이 반영됐다. 

 

MWC 2026에서 국내 통신업계가 ‘AI 인프라’와 ‘AI 서비스 플랫폼’을 띄웠다.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가 2일 MWC 현장에서 자사 부스를 둘러보는 모습. 사진=SK텔레콤


2일(현지시각)부터 5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26에서 3사는 AI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SK텔레콤은 거대 규모 인프라에, KT는 기업용 운영체제와 공공 실증에, LG유플러스는 소버린 AI 풀스택 솔루션과 고객 접점 혁신에 방점을 찍었다. 글로벌 사업자들이 망의 지능화를 통해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들은 한발 더 나아가 자체 대형언어모델(LLM)과 특화 하드웨어 설계를 결합한 통합 모델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모습이다.

 

#SK텔레콤 ‘인프라 선점’ 선언

 

1일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현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등 사업자라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이를 당연시하면서 우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송두리째 바뀌지 않으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며 ‘AI 대전환’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의 전략은 단순히 서버를 늘리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전송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는 구조적 혁신에 집중되어 있다. 파네시아와 협력해 서버 단위의 고정 구조를 랙(Rack) 단위로 확장하는 CXL(Compute eXpress Link) 기반 아키텍처를 도입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메모리 부족 시 불필요한 GPU까지 증설해야 했던 기존 AI DC의 비용 구조를 개선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슈퍼마이크로,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과 협력해 전력과 냉각 인프라를 모듈화하는 ‘프리팹 모듈러’ 방식을 채택, 구축 기간을 단축해 글로벌 빅테크의 AI DC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자체 모델인 ‘A.X K1’을 1000B(1조 파라미터)급 이상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국가별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소버린 AI 패키지’를 수출 모델로 내세운 점도 주목된다. 이는 도이치텔레콤, 싱텔, 이앤(e&), NTT 등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의 ‘글로벌 텔코 AI 파트너십’을 통해 아시아-중동-유럽을 잇는 협력 벨트로 구체화되고 있다. 정 CEO는 “AI 시대 경쟁력은 기술뿐만 아니라 인프라를 어떻게 설계하고 연결하느냐에 달려있다”며 인프라 설계자로서의 역할 변화를 강조했다. 

 

#‘실전형 AX’ 공략 나서는 KT

 

KT는 네트워크의 근본적인 진화와 기업 환경에 즉시 적용 가능한 ‘운영체제(OS)’ 공급에 무게를 뒀다. 이번 MWC에서 공개된 ‘에이전틱 패브릭(Agentic Fabric)’은 단순한 챗봇 서비스를 넘어 기업의 핵심 업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기업형 AI OS’를 지향한다. 5개 레이어 구조를 통해 사내 시스템 연동과 보안 문제를 해결한다는 설명이다. 

 

2일 ‘KT 네트워크 전략 및 지능형 인프라’ 간담회에서 이종식 KT 미래네트워크연구소장(전무)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KT


비개발자도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AI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는 ‘에이전트 빌더’를 통해 기업의 AX(AI 전환) 진입 장벽도 낮췄다. 이는 단순 통신 회선 매출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반의 지속적인 구독 매출을 창출하려는 전략이다. 

 

KT는 대법원의 재판지원 플랫폼이나 경기도교육청의 ‘하이러닝’과 같은 B2G(기업-정부간 거래) 실증성과를 앞세우며 공공 영역에서의 실질적인 매출 기반을 강조하고 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6G를 ‘지능형 AI 네트워크’로 정의하고 지상과 위성을 잇는 3차원 커버리지 구축 비전을 제시했다. 2일 KT 기자간담회에서 이종식 KT 네트워크연구소장(전무)은 “KT는 국내 통신사 중 유일하게 5G 단독모드(SA) 서비스를 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타사보다 오랜 기간 5G 아키텍처를 구축·운용해 온 경험을 6G 구조 설계와 상용화 과정에서 기술적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6G가 속도 경쟁을 넘어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작동하는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관측에 따라 양자 암호 기술을 내재화한 네트워크로 보안 경쟁력을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무는 “6G는 단순한 속도 경쟁이 아니라 고객 경험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네트워크”라며 “초저지연·고신뢰 AI 네트워크가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CEO는 2일 국내 통신사 수장 가운데 처음으로 MWC 공식 기조연설을 맡았다. LG그룹 내에서도 유일하게 무대에 올랐다. 사진=LG유플러스


#“음성이 무기” LG유플러스의 혁신은

 

2일 개막식 기조연설자로 나선 홍범식 CEO는 자사 AI 콜 에이전트 ‘익시오(ixi-O)’을 전면에 내세우며 “이용자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일상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진화된 보이스 에이전트가 미래 소통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글라스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부터 AI 에이전트, 피지컬 AI 등 수많은 AI 기술과 디바이스가 등장하는 시대에서는 음성이 가장 중요한 인터페이스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의 본질인 음성을 AI 실행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음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기와 공간을 연결하는 ‘앰비언트 AI’가 공개됐다. 스마트폰 환경에서 웨어러블 기기부터 차량, 사물인터넷(IoT) 가전,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연결 대상을 확장한다는 그림이다. 

 

능동형 에이전트 ‘익시오 프로(ixi-O pro)’는 기존 수동형 비서의 한계를 파괴했다. 사용자가 처한 물리적 상황과 심리적 맥락을 초 단위로 분석해 먼저 다가가는 방식을 지향한다. 현장에서는 익시오가 가족과 통화 중 공유된 출장 일정의 맥락을 분석해 식당 예약을 조정하고, 연동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스스로 캐리어를 꺼내 짐을 챙기는 피지컬 AI 시연이 주목을 받았다. 최윤호 LG유플러스 AI사업그룹장은 “통신 기반 음성 AI가 피지컬 AI와 결합해 현실을 실행하는 미래 비전을 선보였다”며 익시오 고도화를 통한 서비스 확대 의지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MWC26에서 피지컬AI와 만난 익시오 미래 모습 공개했다. 사진=LG유플러스


1일 이상엽 LG유플러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LG유플러스와 LG AI 연구원의 공동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AI 도입 성공률이 5%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실질적인 해결책 제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보안 브랜드 ‘익시 가디언 2.0’에 동형암호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신뢰를 확보하고 LG AI연구원·퓨리오사AI와 협업한 ‘소버린 AI 풀스택 솔루션’으로 기업들의 도입 문턱을 낮추는 전략을 병행한다. 촘촘한 보안 체계 위에서 축적된 초개인화 데이터야말로 빅테크가 모방할 수 없는 밀접한 서비스의 원동력이 된다는 계산이다.

 

통신 3사가 공통적으로 ‘AI 네이티브’로의 전환을 선포했지만, 시장은 이들의 막대한 설비투자 집행 효율성에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의 1GW급 초거대 AI DC 구축이나 KT의 GPUaaS 인프라 확보에는 대규모 자본 투입이 필수적이다. 통신 산업의 전통적인 매출 구조가 정체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AI 투자가 단순한 운영 비용(OPEX) 절감을 넘어 실질적인 B2B 플랫폼 매출이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상승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AI를 한다는 선언만으로는 이제 시장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데이터센터 가동률, 기업 고객의 반복 구독 매출, AI 기반 서비스의 기여도처럼 측정 가능한 지표로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망을 깔던 시대에서 AI를 얹는 시대로 넘어온 만큼, 결국 수익 모델을 누가 먼저 구조화하느냐가 통신사의 체질 개선을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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