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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중동리스크에 요동치는 유가·환율·증시, 어떻게 봐야할까

구조적 하락 아닌 일시적 충격 전망 우세…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핵심 변수

2026.03.04(수) 10:34:14

[비즈한국]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인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번 사태의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원유 운송의 목줄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량이다. 전쟁 개시 전날 65척에 달하던 유조선 수는 하루 만에 6척으로 급감하며 시장의 공포를 실시간으로 반영했다.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21%가 통과하는 이 해협은 아시아로 가는 물동량 비중이 83%에 달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치명적인 ‘해상 병목 지점’으로 꼽힌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 ‘에픽 퓨리’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핵심 변수는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21%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으로, 전쟁 직후 유조선 통행량이 급감하며 시장 불안을 반영했다. 사진=생성형 AI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이곳을 거쳐 운송된 원유와 콘덴세이트의 84%, LNG의 83%가 중국, 인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로 향했다. 국제 유가는 이미 긴장 고조와 함께 올해 들어 20% 이상 상승하며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상태였지만, 개장 직후 77달러 선에 육박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 등 민간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경우 글로벌 물가 상승률을 0.6~0.7%포인트 끌어올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발생한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명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극단적 시나리오의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이란 헌법 111조에 따른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 헌법수호위원회 위원 아야톨라 알리레자 아라피 등 3인 대행 체제의 출범으로 인한 지휘 체계 혼선과 친이란 헤즈볼라의 중립 선언 등이 전면적인 장기전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가 해협을 자국의 핵심 전쟁 자금줄로 인식하고 있어 전면 봉쇄라는 자해적 선택은 주저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이란 내 권력 공백 상황을 고려할 때 1주일 전후의 초단기 혹은 1~3개월 내외의 단기 이슈로 종료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유가가 단기적으로 15~20% 상승하더라도 제한적인 전쟁과 OPEC+의 증산 재개로 불확실성은 3개월 내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에서는 과거 지정학적 위기 때마다 반복되던 ‘달러 강세’ 공식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주도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달러의 절대적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달러 프로운(Dollar-Frown)’ 현상에 주목했다. 실제로 초기 반응에서 달러보다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 안전자산으로서 먼저 반응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달러 환율은 고유가로 인한 한국 교역조건 악화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로 단기적으로 1480원까지 오버슈팅할 가능성이 있지만,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2분기 평균 1430원 내외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고점 대비 약 10% 수준의 가격 조정을 겪을 수 있으며, 외국인 수급은 시가총액 대비 비중을 고려할 때 일평균 5000억 원 내외의 순매도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조정이 구조적 하락이 아닌 일시적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증시의 근본적인 상승 동력인 반도체 중심의 이익 성장세가 견고하고, 자사주 소각 중심의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등 밸류에이션 상승을 뒷받침하는 호재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과 ETF가 수급의 주체로 작용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단기 매수 기회로 활용하려는 심리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결국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정점은 향후 1~2일 내로 예정된 이란의 차기 지도자 선출 결과가 될 전망이다. 하메네이의 둘째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나 강경 보수파의 지지를 받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등이 선출될 경우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 그럼에도 OPEC+ 주요 8개국이 4월부터 하루 최대 41.1만 배럴의 증산 재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유가 변동성을 진정시킬 핵심 열쇠다.

 

투자자는 자극적인 뉴스에 매몰되기보다 호르무즈 해협의 실질적 통행량 회복 여부와 산유국들의 공급 대응을 차분하게 지켜봐야 한다. 시장은 언제나 최악을 상상하지만, 역사는 대부분 그 상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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