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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 패트롤] '트램' 무산 치명타…위례신도시 공실에 '질식'

분양 당시 평당 최고 1억 원이었지만 비싼 임대료로 폐점, 공실 장기화 등 부작용

2018.07.04(Wed) 14:55:54

[비즈한국]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하남 일대에 조성돼 강남권 대체 주거지로 주목 받은 위례신도시 상가들이 공실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핵심 사업이던 트램 민간투자 사업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해 위례​ 상권엔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위례중앙광장에는 평일에도 불구하고 더위를 피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로 활기를 띤 모습이었다. 이곳은 3~4년 전 입주를 시작해 어느 정도 상권이 구축되어 식당, 마트, 병원 등 주민 편의시설은 물론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도 갖춰져 있다.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위례중앙광장 모습. 화면 오른쪽에 위치한 O 상가는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다. 사진=김상훈 기자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자 공실인 상가의 모습이 드러났다. 건물 전체가 공실인 경우도 있었다. 빈 점포 유리창에는 임차인을 구하는 홍보 전단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위례중앙광장 인근 주상복합 O 상가 대부분은 반년 넘게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위례 신도시 핵심 상권인 트랜짓몰(위례신도시 중심부에 트램 노선을 따라 형성된 스트리트형 상가)​에서도 나타났다. 트랜짓몰 초입에서부터 점포 사이사이 주인을 찾지 못한 빈 점포를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얼마 전까지 영업을 하다 폐점한 것으로 보였다. 2016년부터 I 상가 1층에서 영업하다 올 4월 문을 닫은 외식 프랜차이즈 측은 “임대료에 비해 매출 성과가 없었다”며 폐점 이유를 짧게 설명했다. 이곳은 3개월 넘게 빈 상태로 남아 있다.   

 

‘비즈한국’이 트랜짓몰 중심부인 P 상가부터 S 상가까지 메인 거리 일대 빈 점포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14곳이 빈 상태였다. 2층이 통째로 빈 곳도 2곳이나 됐다.


이날 ‘비즈한국’이 트랜짓몰 중심부인 P 상가부터 S 상가까지 메인 거리 일대 빈 점포수를 전수조사한 결과, 14곳이 빈 상태였다. 이 가운데 2층이 통째로 빈 곳도 2곳에 달했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트랜짓몰은 위례신도시 내에서도 임대료가 높은 핵심 상권으로 인근 상가 임대료는 전용면적 33㎡(약 10평) A급 점포 1층 기준 보증금 7000만~1억 원에 월 350만~450만 원선으로 알려졌다.   

 

트랜짓몰 주변 상가는 분양 당시만 해도 분양가가 3.3㎡(약 1평)​당 1억 원에 육박했다. 분양가 자체가 비싸다 보니 임대료가 자연스레 높게 형성됐고, 이로 인해 공실이 생기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분양가보다 1억 원가량 싼 급매물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일부 지역 상가 공실률만 높을 뿐 모든 곳에 공실이 넘쳐나는 것은 아니다”면서 “​아직 상권 형성이 덜 된 상태다 보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고 입점하는 사람이 적고, 공실이 많다 보니 사람들이 찾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례신도시의 핵심 상권 트랜짓몰 내 임대 문구를 내건 점포. 최근까지 영업을 하다 폐점한 흔적들이 남아 있다. 사진=김상훈 기자


최근 10년째 표류 중이던 트램 사업 계획이 무산됐다는 소식은 또 다른 악재다. 위례신도시 트램 사업은 정부가 2008년 위례신도시 개발계획을 발표하며 포함된 것으로 신도시 중심부를 관통하며 마천역부터 복정·우남역 5.44km 구간을 잇는 트램 노선 건설을 골자로 한다. 이를 전제로 조성된 게 트랜짓몰이다.  

  

하지만 전날(2일) 정부의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가 트램 민자사업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 미흡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다. 거리에서 상가 분양 상담을 하던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죽을 맛이다. 트램 공사가 확정되면 임차인도 구할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어 그때까지만 참자고 생각했는데 건설 자체가 안 된다니 막막하다”고 말했다.

 

트램  노선을 따라 양 옆으로 길게 늘어선 상가가 특징인 트랜짓몰. 하지만 이 일대 상가 대부분은 수개월째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비어 있다. 사진=김상훈 기자

 

한 창업 전문가는 “위례신도시는 분양 당시부터 트램 사업 등 개발 계획 덕에 분양가와 땅값이 높게 책정됐다. 트램이 실현된다는 전제하에 외부인의 유입까지 생각했던 것”​이라며 “​그 사업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외부인이 위례로 들어와 소비할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상가 공급량이 워낙 많고, 일부 상권은 임대료가 낮아졌다고 하는데 제한된 소비인구로는 매출 성과를 이루기 힘들어 투자자나 임차인이나 손실을 볼 게 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와 국토부는 민간 투자 방식과 별개로 공공 재정 방식으로 새롭게 트램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기자 ksangh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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