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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30년 임박, 1기 신도시 입지 경쟁력의 기준

기반시설, 주변 경쟁단지, 주거 프리미엄…무엇보다 교육환경이 중요

2018.07.16(Mon) 10:12:19

[비즈한국] 1980년대 서울의 주거시설은 포화 상태가 됐다. 노태우 대통령은 서울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대규모 신도시를 개발했다. 임기 내 200만 호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이 준공됐다. 1991년 분당 입주를 시작으로 일산, 평촌, 산본, 중동이 차례로 완성됐다. 

 

분당 기준으로 27년, 그 외 대부분의 1기 신도시 역시 24년차가 됐다. 많은 사람이 1기 신도시에 우려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금 매수해도 현 시세가 유지될 것인가에 관심이 많다. 새 아파트로서의 상품 가치는 없어진 지 오래고, 입지 가치만 남은 아파트의 가치 수준이 궁금할 것이다.

 

1989년 11월 26일 ​분당신도시 시범단지1차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공개된 경기도 성남시 분당지역에 15만 인파가 몰려 모델하우스로 통하는 경부고속도로 서울-판교 구간과 인근 국도가 하루 종일 막혀 차를 버리고 걷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사진=연합뉴스


같은 입지 조건이면 새 아파트가 오래된 아파트보다 경쟁력이 높다. 하지만 입지 프리미엄에서 큰 메리트가 있다면 오래된 아파트라도 입지 가치가 낮은 곳의 새 아파트보다 경쟁력이 높을 수 있다. 따라서 1기 신도시는 입지별로 경쟁력이 있는지를 판단해 매수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014년 9·1 부동산 정책으로 정부는 수도권 내 추가적인 신도시 개발은 없다고 선언했다. 기존 신도시들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 소위 갭투자가 유행하기도 했다. 기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2기 신도시보다 1기 신도시들이 한동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20년 차가 넘은 1기 신도시 아파트가 최근 2년 이상 상승했다. 20평형대 전후 아파트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현 시점에서 1기 신도시 아파트 소유자에게 두 가지 고민이 생겼다. 하나는 2007년 사상 최고점을 찍었던 신도시 내 대형아파트들이 시세를 회복할 것인가. 두 번째는 지난 몇 년 동안 중소형아파트 위주로 시세가 꾸준히 상승했는데 과연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있는가다. 두 고민은 시기별로 유행하던 투자상품에 대한 고민이라는 점에서 다른 듯 닮았다. 

 

2005~2007년은 부동산 대폭등의 시대였다. ‘강남불패’ ‘부동산 불패’ ‘로또 아파트’ 같은 용어가 유행했다. 버블세븐이라는 말이 나온 것도 이때다. 당시 가장 인기 있는 부동산 상품은 대형아파트였다. 똘똘한 대형아파트 한 채가 중소형 5채보다 낫다고 할 정도였다. 평당 가격이 대형일수록 높았고, 대형아파트 선호의 분위기가 영원할 것으로 당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금융위기 이후 거짓말처럼 시장 상황이 반전됐다. 대형아파트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했다. 특히 강남3구, 분당, 평촌, 용인, 과천 등 버블세븐 지역의 경우는 폭락 수준이었다. 용인에서는 대형아파트 가격이 50% 이상 빠진 단지가 나오기도 했다. 2013년까지 이러한 하락 국면은 지속됐다.  

 

소형아파트의 경우는 같은 시기 오히려 가격이 올랐다. 2010년을 기점으로 소형아파트의 시세가 오르기 시작했다. 소형아파트의 상승은 갭투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갭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2010년이다. 부산부터 시작됐다. 대구, 청주, 천안을 거쳐 수도권으로 소형 강세가 확대됐다. 수도권의 경우 1기 신도시 내 소형아파트의 시세가 2016년까지 지속적으로 올랐다.  

 

2018년이 됐다. 서울은 재건축·재개발 위주로 부동산 시장이 전개되는 반면, 최근 몇 년 동안 경기도는 1기신도시 기존 소형아파트가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다. 1기 신도시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아직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대형아파트 시세가 이제는 오를 것인지, 몇 년 동안 쉬지 않고 올랐던 소형아파트의 시세가 올해도 상승할 것인지 아니면 하락할 것인지다.  

 

전체 시장에 대한 정답은 없다. 입지마다 다른 방향성을 보일 것이다. 입지 경쟁력이 있는 지역은 대형이든 소형이든 시세가 오를 것이다. 입지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은 시장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 입지 경쟁력은 기반시설 유무와 주변의 대규모 입주 물량 유무로 따져봐야 한다.

 

이 두 요소로 1기 신도시 다섯 곳을 전망해보자. 분당은 꾸준히 입지 경쟁력을 유지할 지역으로 평가된다. 주변에 신규 공급될 물량도 없고, 이미 신도시 최강의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계속 보강되고 있기 때문이다. 평촌도 분당과 같은 전망이다. 주변에 경쟁 요소도 없고, 기반시설의 활용도가 타 신도시 대비 높다.  

 

산본은 평촌의 영향력 아래 있는 지역이다. 5대 신도시 중 최근 몇 년간의 시세 상승 비율만 놓고 보면 가장 많이 올랐다. 하지만 평촌 이상으로는 오를 수 없다. 추가 상승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중동과 일산은 주변 지역에 경쟁 단지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경쟁 지구 내 기반시설이 정착되는 시점부터 수요가 분산될 것이다. 따라서 일산과 중동 신도시 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입지로 평가되는 곳은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1기 신도시 내에서는 어떤 요소로 입지의 우선순위를 정하면 될까. 가장 좋은 기준은 교육환경이다. 교통과 상권은 시간과 비용만 있으면 어디든 시간 내 형성되는 조건이지만, 교육환경은 다르다. 교육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실제 성과가 있어야 한다. 시간이 있어도 교육적인 성과가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1기 신도시 내에서도 교육환경이 좋은 입지를 우선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대형아파트는 소형아파트 평가 요소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해야 한다. 대형아파트가 활성화된 입지는 서울 강남처럼 지역 내 상위 지역 프리미엄이 형성된 곳이어야 한다. 1기 신도시 중에서 분당의 대형아파트가 가장 활성화되어 있다. 

 

평촌, 일산도 분당과 유사해 보이지만, 대형아파트 평가 시 차이가 있고, 중동과 산본은 초기 단계부터 타 신도시 대비 대형아파트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다. 신도시의 경우 중소형 대비 대형아파트의 시세가 싸다고 무조건 선택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제 1기 신도시도 재건축 가능 연한이 몇 년 안으로 다가오고 있다. 1기 신도시는 대부분 중층 이상이고 용적률이 서울 재건축 단지들보다 높기 때문에 다른 조건으로 재건축 가능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 그 기준은 철저하게 입지여야 한다. 그래야 신도시 아파트 상품 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 무작정 싸다고 선택하면 안 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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