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때마다 사람들은 말한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금리가 높으면 금리 탓을 하고, 공사비가 오르면 사업성을 문제 삼고, 조합이 삐걱대면 분쟁 리스크를 말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지난 30년을 돌아봤을 때, 두려움에 결정을 미뤘던 사람들은 막상 사고자 결심했을 때는 이미 기회를 놓친 뒤였다. 지금 정비사업이 바로 그 갈림길 위에 서 있다.
#공급의 벽, 서울에 새 아파트는 없다
대한민국 부동산 정책의 현 기조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똘똘한 한 채’다. 다주택자에게는 취득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의 삼중 족쇄가 채워져 있다. 재산세와 건강보험료까지 합산하면 두 번째 집은 수익이 아니라 비용이 되는 구조다. 이 환경에서 자산을 불리려는 사람들이 눈을 돌릴 곳은 어디인가. 답은 하나다. 더 좋은 한 채로 갈아타는 것. 그리고 그 최선의 수단이 바로 정비사업이다.
서울의 주택 공급 구조를 냉정하게 보자. 2023년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약 3만 가구다, 2024년에는 이보다 줄었다. 반면 서울 순유입 인구와 1인 가구 증가, 멸실 수요를 합산하면 연간 필요 공급량은 이를 훨씬 웃돈다. 그 공급 부족의 구멍을 메울 수 있는 유일한 물리적 수단이 재건축·재개발이다.
정부도 이 사실을 안다. 2030년까지 서울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계획이 줄줄이 발표됐지만, 인허가와 착공은 통상 5~8년 시차가 난다. 지금 사업시행인가 또는 관리처분인가 단계에 있는 단지들이 실제 시장에 공급되는 시점은 빨라야 2028~2030년이다. 바꿔 말하면, 지금 정비사업 조합원 자격을 확보하는 것은 공급 절벽의 반대편에서 희소성의 프리미엄을 선취하는 행위다.
#공사비 급등 공포…오히려 지금이 유리
공사비 급등은 사실이다. 2020년 대비 2025년 건설 공사비 지수는 약 35% 이상 상승했다.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분담금이 늘었고, 사업이 표류하는 단지도 생겼다. 이 현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공포와 사실은 다르다.
첫째, 공사비 상승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고, 그래서 정비사업 입주권·조합원권의 가격 프리미엄이 한때 눌렸다. 역설적으로 지금은 공사비 우려가 충분히 가격에 녹아, 오히려 ‘저평가 구간’일 수 있다.
둘째, 공사비 상승의 고통은 일시적이지만, 완공 후 새 아파트의 가치는 영구적이다. 강남권 재건축 완공 단지의 사례를 보면 준공 이후 5년 내 시세가 분양가 대비 수십 퍼센트 오르는 일이 반복됐다.
셋째,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건설업계도 원가 절감 설계로 대응하는 중이다. 공사비 정점은 이미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
#정책 리스크? 아니, 정책 수혜
정비사업의 리스크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이 규제 리스크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각종 인허가 지연 등 이 모든 규제는 실제로 존재하고 일부는 사업성을 갉아먹는다. 그러나 거시적으로 보면 이 규제들은 오히려 정비사업의 희소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규제가 강할수록 신규 사업 진입이 어렵고, 이미 사업 궤도에 오른 단지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규제를 뚫고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는 그 자체로 이미 높은 진입장벽을 통과한 ‘인증된 사업’이다. 규제는 타인의 진입을 막는 해자(垓字)가 되고, 이미 진입한 조합원에게는 독점적 지위를 부여한다.
더 중요한 것은 신통기획(신속통합기획)이다. 서울시가 밀어붙이고 있는 이 제도는 통상 15년 걸리던 재개발 절차를 5~7년으로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흑석, 서빙고, 수색, 양평 등 신통기획 지정 구역은 빠른 속도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는 것은 이미 사업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다.
#정비사업 가성비 최고
다주택자 세제 압박이 지속되는 한, 자산가들의 자금은 단 하나의 자산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 한 채가 어디여야 하는가. 강남 신축 아파트는 이미 30억~50억 원을 넘어서 일반 중산층이 진입하기 어렵다. 반면 서울 외곽, 경기도, 지방의 기존 아파트는 가격 메리트가 있어도 수요 기반이 약하다.
그 중간의 해답이 정비사업 조합원권이다. 5억~15억 원대의 자금으로 ‘강남급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있는 노후 단지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마포, 용산, 성동, 동작, 영등포의 정비사업 단지가 그 사례다. 지금은 낡았지만 완공 후에는 서울 핵심 입지의 브랜드 신축이 된다. 갈아타기의 교두보로, 생애 첫 내 집 마련의 발판으로, 정비사업은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가성비를 제공한다.
정비사업에 뛰어들길 망설이는 이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긴 사업 기간, 조합 내부의 갈등, 추가분담금의 불확실성, 이주 후 전세금 마련 문제 등 모든 것이 힘들다. 그러나 묻고 싶다. 지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과연 안전한가.
10년 후의 서울 집값이 지금보다 낮을 거라고 확신하는 전문가는 없다. 전세 시장은 월세 전환이 빨라지며 임차인에게 더 가혹한 환경이 돼 간다. 무주택자로 머물수록 주거비용은 높아지고, 내 집 마련의 기회는 점점 멀어진다. 리스크를 피하는 것처럼 보이는 선택이 사실은 가장 큰 리스크, 즉 ‘기회 상실’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정비사업의 핵심은 ‘시간을 사는 것’이다. 사업 기간 동안 우리는 기다리지만, 그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 우리 손에는 서울 한복판의 새 아파트가 쥐어져 있다. 10년을 기다려 얻는 것과 10년을 기다리다 아무것도 없는 것. 이 두 선택의 결과는 완전히 다르다.
#정보 꼼꼼히 체크해야
첫째, 서울의 주택 공급은 구조적으로 부족하고, 정비사업만이 그 유일한 해소 경로다. 지금 조합원권을 확보하는 것은 미래 희소성의 선점이다. 둘째, 공사비 상승과 규제는 이미 시장에 반영되어 있고, 그것이 오히려 추가 공급을 억제하여 기존 사업장의 가치를 높인다. 셋째, 똘똘한 한 채 정책 기조는 앞으로도 쉽게 바뀌지 않으며, 그 한 채를 가장 합리적 가격에 가장 좋은 입지로 확보하는 방법이 정비사업이다.
물론 단지 선별이 중요하다. 모든 정비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 단계, 조합의 재무 상태, 입지의 미래 수요, 분담금 구조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 그러나 분석 없이 두려워하는 것과 분석한 뒤 두려워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용기가 아니라 정보다. 정보를 갖춘 뒤 내리는 결단은 도박이 아니라 전략이다.
규제의 시대에 한 채만 허락된다면, 그 한 채는 반드시 미래의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 지금 정비사업이 그 답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3040 부린이 처음 부동산 투자(2026)’ ‘다시쓰는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2025)’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서울 2030 생애최초 집합건물 매수 5년 만에 최다
·
[금융은 AX 중] 'AI 금융사' 향하는 증권·보험, AX 경쟁 막 올랐다
·
양재 물류단지 지연에 홈플로 눈 돌린 하림, 승부수 통할까
·
김동원 이끄는 한화생명, 애큐온캐피탈 인수 추진…자생력 붐업 시도?
·
[15조 원 비만청구서] ② 배달앱이 살찌우는 사회, 약물만으로 치료 못 해
·
[삼성 파업 대해부] ③ [현장]하이닉스가 쏘아올린 '거대한' 공, 삼성을 흔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