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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중대형 아파트로 갈아타시게? '호갱' 안 되려면

소형은 어디서나 인기지만 중대형은 가격보다 수요, 입지부터 따져봐야

2018.08.20(Mon) 10:52:50

[비즈한국] 최근 3~4년 아파트 시세 상승기 동안 20평형대가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실거주 목적이든 투자 목적이든 소형 아파트 위주로 부동산 시세가 상승했다. 소액 전세 투자(이른바 ‘갭 투자’) 방식의 수익률은 소형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시세가 꽤 오른 현재에도 소형 아파트의 인기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실거주층이 가장 선호하는 평형대이고, 4인 이상 세대 수가 줄어드는 반면 2~3인 이하 세대 수가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대형 아파트 구매 시에는 중소형 아파트와는 다른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신사동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그렇다면 향후 아파트 시장에서는 소형에만 관심 가져야 할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입지에 따라 다른 평형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지금까지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높았던 이유는 두 가지다. 소형 아파트에 살고 싶어하는 실거주 수요가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투자도 가능했기 때문에 소형 아파트 수요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자 중대형과의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3.3㎡(평​)당 가격만 보면 소형이 가장 비싸다. 

 

201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반대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대형이 부동산 시장의 대세였다. 대형 아파트가 소형 아파트 대비 가격이 훨씬 더 비쌌다. 실수요가 아닌, 대형 아파트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소형 아파트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다.  

 

똘똘한 대형 한 채가 10개 소형 안 부럽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2000년대 아파트 투자층 중 40평형대 이상 아파트를 매수해 지금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시세가 오른다는 것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수요에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있다.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적정 비율로 유지되어야 시세가 꾸준히 오른다. 투자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아질 경우는 투기가 된다. 그건 거품이다. 

 

2000년대 대형 아파트가 그랬다. 지금 소형 아파트가 오르고 있다고 무조건 실수요라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자수요가 급격하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액 전세 투자가 유행한 최근 3년 동안 소형 아파트의 투자 물건이 급증했다. 만약 소형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샀다면, 주변사람들도 투자 목적으로 사고 있다면 소형 아파트 시장이 투기 수준까지 간 것은 아닐까 냉철하게 평가해 보아야 한다.

 

소형 아파트 시장엔 이미 대단히 많은 부동산 관심층이 들어와 있다. 소형 아파트에서는 향후 기대 수익이 많지 않다고 판단한 일부 투자층은 중대형으로 관심을 돌렸다. 여전히 중대형은 투자가 안 된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중대형도 부동산 상품이다. 입지와 시장에 따라 중대형도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시장이 분명히 있다.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현재 소형에 살고 있는지, 중대형에 살고 있는지. 소형에 살고 있는 세대에게 계속 소형에 살 것인지 질문해보라. 중형 이상으로 가고 싶다고 할 것이다. 그들이 바로 중대형의 수요층이다. 

 

소형 아파트 평당 가격이 중대형 아파트의 평당 가격을 역전한 지역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총액은 특별한 경우 빼고는 소형이 중대형을 역전할 수 없다. 만약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가 꽤 있는 지역인데, 소형 아파트의 총액과 중대형 아파트 총액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면 어떤 아파트를 사야 할까? 이 경우는 중대형에 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중대형 선택 시 선택 기준은 가격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수요가 있는지를 봐야 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과연 이 지역이 중대형이 필요한 지역인가 하는 것을 꼭 체크해 보아야 한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중형까지는 고정적인 수요층이 존재한다. 주변 소형 거주자들이 그 수요층이다. 중형 아파트 가격이 소형 대비 많이 내려와 있다면 매수 타이밍이 될 수 있다.

 

문제는 대형 아파트의 매수 여부다. 대형은 현재도, 향후에도 더 많이 매수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대형 아파트의 수요층은 존재하는 지역이 한정되기 때문이다. 대형 아파트에 살 정도라면 재산이 상대적으로 많다. 더 좋은 입지, 더 좋은 상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 수준과 상품의 질을 따질 것이다. 따라서 대형은 우선적으로 입지를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지역마다 소형, 중형, 대형을 구분하는 지역민들의 기준이 다르다. 

 

강남은 40평형대를 중형 아파트로 본다. 50평형대부터 대형이고, 30평형대 이하가 소형이다. 따라서 30평형대 이하가 가장 인기가 있고, 40평형대는 고정 수요가 있으며, 재산 수준이 있어 50평형 이상 수요도 많은 편이다. 

 

반면 인천은 30평형대부터 대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20평형대는 중형이다. 20평형대까지는 고정 수요가 있지만 30평형대부터 부담을 느끼기 시작한다. 40평형 이상의 경우 송도, 청라 등의 특정 입지가 아니면 인기가 거의 없다. 

 

소형, 중형, 대형별 투자 전략은 지역별 입지 분석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형은 입지가 좋다고 평가되는 지역이 아니면 매수를 고민해야 한다. 소형 아파트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중형은 교육환경이 좋다면 고정 수요가 있다. 이렇게 평형별로 입지 전략을 짜야 한다.

 

중대형이 그동안 소외되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타이밍은 분명히 왔다. 하지만 모든 지역 모든 상품에 동일한 기회가 온 것이 아니다. 입지에 따라, 상품에 따라 매수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싸다고 ‘묻지마 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대형은 지역 내에 대형을 소화할 수요층이 존재하는 곳에만 관심을 갖자. 

 

혹시 주변에서 취약한 지역의 대형 아파트 투자를 추천했다면, 자신의 물건을 매수해줄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성한 신조어)’을 찾는 것일 수도 있다. 의사결정은 철저하게 본인의 몫이다. 부동산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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