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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배그 vs 포나' 지스타 2018에서 제대로 붙었다

국내 1위와 해외 1위의 배틀로얄 진검승부…올해도 흥행 전선 '이상무'

2018.11.16(Fri) 17:56:03

[비즈한국] 영원한 강자는 없다고 했던가. 펍지주식회사(펍지)가 개발한 ‘플레이어언노운스:배틀그라운드(배틀그라운드)’는 전 세계 동시접속자 320만 명을 기록하며 국내외 게임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최근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해외에서 인기를 끌며 10월 초 동시접속자 830만 명을 돌파하며 해외에선 이미 배틀그라운드를 넘어섰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15일 부산 벡스코에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8이 개최됐다. 사진=박현광 기자

 

‘배틀로얄’(마지막 생존자가 승리하는 방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채택한 두 게임 배틀그라운드와 포트나이트가 지난 15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8’에서 조우했다. 두 게임의 개발사인 펍지와 에픽게임즈는 각각 100개 부스 규모를 마련하며 관람객 발길을 끌기 위해 열을 올렸다.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 2억 유저를 확보했을 만큼 해외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지만, 국내 게임 유저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이다. 이미 배틀그라운드가 꽉 잡고 있기 때문. 물론 두 게임 모두 배틀로얄 장르지만 같진 않다. 배틀그라운드는 사실에 가까운 그래픽을 구현하며 현장감을 뽐내는 반면 포트나이트는 캐릭터적인 요소가 가미하고 건축이라는 기능이 도입해 해학적 요소를 드러낸다.

 

# 부스 운영 방식부터 갈렸다

 

에픽게임즈와 펍지의 부스 운영 방식을 차이를 보였다. 이번 지스타를 통해 포트나이트의 본격 한국 진출을 알린 에픽게임즈는 게임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었다. 반면 배틀그라운드는 기존 게임 유저의 충성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강했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프로게이머들을 초청해 여포최강전 시합을 펼쳤다. 사진=박현광 기자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를 시연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에픽게임즈는 지스타 첫날 프로게이머들을 초청해 ‘여포최강전’ 시합을 펼쳤다. 아직 국내 유저들은 포트나이트 조작이 서툴기에 ‘보여주기’를 택한 것이다. 대신 태블릿PC나 콘솔 등 체험존을 따로 두고 사은품을 나눠주는 등 관람객의 경험을 유도했다. 휴식 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놀이동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캐릭터 모형을 비치하는 등 관람객의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데에 집중하는 모양새였다.

 

펍지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게임답게 홍보보단 사용자 경험을 끌어올리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펍지는 메인 무대에 스마트폰 100대를 준비해 일반인 상대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한국 대표 선발전을 열었다. 배틀그라운드 체험존을 따로 만들기보다 자체 제작한 맨투맨 티셔츠나 모자 등 ‘굿즈’ 판매를 택했다.​

 

에픽게임즈는 최대한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아 두기 위해, 휴식 공간을 따로 제공하기도 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배틀그라운드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는 펍지 지원사격에 나섰다. 100개 부스 규모를 마련하고 시연 게임으로 배틀그라운드를 택한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메인 무대에 PC를 100대 비치해 관람객들이 모바일뿐만 아니라 PC게임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했다. 사실상 펍지는 200개 부스를 운영한 셈이다.

 

# 아직은 배그가 대세, 굳히기 돌입

 

행사장 현장에선 포트나이트보다 배틀그라운드 부스를 찾는 발길이 더 많아 보였다. 100인의 게임이 끝나야 자신의 차례가 돌아오지만, 관람객 들은 30여 분을 끈질기게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포트나이트 부스 또한 붐볐지만 체험존을 운영하는 직원이 줄 선 사람이 아닌 사람들을 ‘모셔오는’ 광경이 반복되기도 했다.

 

100명의 관람객이 펍지의 메인 무대에 올라 배틀그라운드 게임을 펼치고 있다. 사진=박현광 기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한국 대표 선발전에 참가한 손명윤 씨는 “포나도 해봤지만 아직까지 주위 친구들은 거의 다 배그를 한다. 포나는 건물도 짓고 조금 어렵다. 타격감이 배그가 낫다”고 설명했다. 진성진 씨는 “사실 현실성 높은 게임이 재밌지, 포나는 조금 유치해 보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굿드 판매처. 펍지는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사진=박현광 기자

 

포트나이트 부스를 찾은 사람들은 FPS(1인칭 슈팅게임) 배틀로얄 게임을 처음 접한 사람이 많았다.​ 포트나이트 체험존을 찾은 이찬민 군은 “포트나이트 처음 해본다. 캐릭터가 귀여워서 와봤다. 근데 조금 어렵다”고 말했다. 김영태 씨는 “게임 유튜버인데 배틀그라운드를 하지 않다가 바로 포트나이트를 접했다. 배틀그라운드는 피도 튀고 조금 이질감을 느꼈는데, 포트나이트는 캐릭터가 나오고 부담스럽지 않아서 오히려 처음에 접하기 편한 것 같다”고 전했다.

 

# 타이밍 좋게 들어온 포트나이트, 왕좌 넘본다

 

지스타 2018에 참가한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배그 유저가 떨어져 나가는 상황에서 딱 좋은 타이밍에 포나가 치고 들어왔다”며 “성과를 낼지는 모르겠지만, 기선은 제압한 것 같다. 펍지는 에픽게임즈가 메인 스폰서를 가져간 것도 찜찜해 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번 지스타에서는 단연 포트나이트가 가장 눈에 띄었다. 부산 벡스코는 물론, 부산역과 해운대 일대에 포트나이트 게임 광고 현수막이 뒤덮였다. 에픽게임즈가 외국 기업으론 처음으로 지스타 2018 메인 스폰서를 맡았기 때문. 지스타 메인 스폰서는 관행적으로 전년도 대한민국 게임 대상을 받은 회사가 맡아왔는데, 2017년 대상이 펍지였다. 펍지가 메인 스폰서를 고민하는 상황에서 에픽게임즈가 적극적인 낚아챘다는 후문이다.

 

해운대 일대에 포트나이트 광고 현수막이 거리를 뒤덮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펍지가 고민한 이유는 이미 국내 게임 시장을 장악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지스타 메인 스폰서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에픽게임즈는 국내 홍보가 절실한 상황에서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다. 배틀그라운드 유저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도 에픽게임즈에겐 호재다. 배틀그라운드는 중국 서버와 통합 문제, 핵, 버그, 서버 불안정 문제로 유저들을 서서히 잃고 있는 상황이다. 

 

펍지 관계자는 “배틀로얄 장르 게임이 많아지고 있고, 포트나이트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포트나이트를 따로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배틀그라운드만의 장점을 부각할 것”이라며 “핵이나 버그 문제는 이미 상당 부분 조정이 됐고, 계속해서 노력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몰린 넷마블 부스. 이번 행사엔 넥슨과 넷마블 등 대형 게임 회사가 참여해 신작을 발표하는 등 부진에 빠진 국내 게임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사진=박현광 기자

 

에픽게임즈 관계자는 “낮은 사양에서도 최적의 상태로 게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라며 “가족들과도 가볍게 할 수 있는 슈팅 게임이다. 한국에서도 잘 될 거라 기대한다. 광고를 본격 시작한 지 피시방 점유율이 3배 올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행사엔 넥슨과 넷마블 등 대형 게임 회사가 참여해 신작을 발표하는 등 부진에 빠진 국내 게임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300개 부스를 마련한 넥슨은 올해 참가한 게임 회사 중 최대 규모로 진행하며 ‘트라하’ ‘아스텔리아’ 등 신작 14종을 공개하기도 했다. 지스타 2018은 행사 첫날인 15일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 늘어난 4만 1584명이 몰리며 흥행을 이어나갔다.

부산=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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