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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뉴페이스] 'IB 강화로 체질 개선'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내정자

정통 '영업맨' 유상호 대표는 부회장 승진, 후선으로 물러나

2018.11.27(Tue) 15:32:52

​[비즈한국] 한국투자금융지주는 23일 정일문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동시에 한국투자증권 신임 대표로 내정한다고 밝혔다. 정 내정자는 31년차 IB(투자금융)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IB는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M&A) 등을 컨설팅하는 업무를 말한다.


이날 발표는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국투자증권의 실적이 고공행진 중 이뤄진 교체인사였기 때문. 정 내정자의 전임인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2007년 만 47세의 ‘최연소 CEO’ 타이틀을 획득하며 12년간 조직을 이끌어왔던 터였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2007년 만 47세의 ‘최연소 CEO’ 타이틀을 획득하며 12년간 조직을 이끌어왔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유 대표는 능력을 두루 인정받으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4109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기까지 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3%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독보적 1위다. 발행어음 사업 역시 순탄하다. 발행어음 판매액은 9월 말 기준 3조4500억 원을 넘어섰다.

유 대표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을 미뤄봤을 때, 이번 인사는 문책성 인사와 무관하다. 다만 한국투자금융지주는 IB 전문가인 정 내정자에게 바통을 넘겨줌으로써 주식시장 하락세 등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환경에 대비해 한국투자증권의 체질 개선을 굳건히 할 생각으로 보인다.

# 정통 ‘IB맨’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광주진흥고와 단국대 경영학과를 나와 1988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정 내정자는 주식발행시장(ECM)부 상무, IB(투자은행) 본부장, 퇴직연금 본부장 등을 거치며 30년 넘게 IB 분야에서 역량을 펼친 ‘정통 IB맨’이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주식발행시장(ECM)부 상무, IB(투자은행) 본부장, 퇴직연금 본부장 등을 거치며 30년 넘게 IB 분야에서 역량을 펼쳤다.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정 내정자는 퇴직연금 본부장 당시, 공모규모만 4조 8881억 원에 달했던 삼성생명의 IPO(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 등을 통해 IPO 시장의 1인자로 평가받는다.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4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6년 처음으로 IB 분야가 아닌 개인고객그룹장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이번 사장 승진은 부사장 승진 후 4년 만이다. 정 내정자가 개인고객그룹장을 맡은 2016년 이후 한국투자증권의 자산관리(WM) 부문도 탄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이 투자증권사들의 주 수익원인 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뿐만 아니라 IB 부문 등 각종 사업 부문 비중을 늘려 체질 개선에 성공한 것도 정 내정자의 공이 크다는 평이다. 한국투자증권의 올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브로커리지 부문(22.4%), 투자은행 부문(22.4%), 자산운용 부문(21.6%), 자산관리 부문(13.7%)으로 분산돼 있다.

# 불안한 주식시장, 이유 있는 ‘IB맨’들의 부상

증권사가 ‘IB맨’을 대표이사에 앉힌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 3월 NH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은 정영채 사장 역시 ‘정통 IB맨’​으로 불린다. IB사업부를 맡아 실력을 쌓아온 내부인사다. 과거엔 증권업계 경험이 전혀 없는 ‘낙하산’도 있었고, 경영에 특화된 인사들이 대표 자리를 꿰찼다.

현재 흐름에서 IB맨이 각광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적이다. 증권사의 주수익원인 증권시장이 불안정해지고, 큰 규모의 IB 거래가 증권사 실적을 좌지우지하면서 능력이 뛰어난 IB맨이 실력을 발휘하는 것. 한국투자증권의 올 3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이 직전 분기 대비 25.1% 줄고, 자산관리 수수료가 12.2% 감소했다. 반면 IB 수익은 5.6% 증가했다.

최근 주식시장은 하락세로 접어들 조짐을 보인다. 올 상반기 증시가 활황을 맞아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높은 성과를 냈지만, 하반기 들어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1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4023억 원과 비교해 2.1% 증가했지만, 3분기 순이익은 2분기에 비해 9.3% 감소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오래전부터 체질을 개선한 것으로 안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점점 IB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주식시장이 불안하기 때문 아니겠나. 브로커리지 외의 사업 비중을 키워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올해가 변화를 모색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구조적으로 튼튼하게 짜여진 지주사와 각 계열사의 조직력과 시너지가 확장해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종 인사는 내년 3월 정기주총이 개최되기 전 임시주총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알려진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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