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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I·공급망·소재까지…" 한국판 제네시스 미션 가동 예고

18일 국가전략기술 서밋 개최, 전문가 1000명 한자리에…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 돌파구 마련할 것

2025.12.19(Fri) 14:53:00

[비즈한국]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국가전략기술 확보가 경제·산업을 넘어 외교·안보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과학기술이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기술 개발과 산업 인프라 구축 역시 민간의 역할에만 의존하기보다 정부·대학·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 ‘국가전략기술 서밋’이 12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국가전략기술 서밋이 12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사진=김민호 기자


국가전략기술은 국가의 경제적 번영과 외교·안보 역량, 미래 신산업 창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기술을 의미한다.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특별히 관리·육성하는 기술로, 한국은 2023년 ‘국가전략기술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시행하고 대응에 나섰다.

이번 서밋에는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 등 산·학·연·관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1부에서는 ‘세계를 선도할 NEXT 국가전략기술’을 주제로 배경훈 부총리의 기조연설과 산·학·연 대표의 릴레이 발표가 진행됐다. 배 부총리는 기조연설에서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제시하며 “내년 3~4월 한국판 제네시스 미션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전략기술 R&D 참여 시 기업 매칭 비율을 최대 50% 수준으로 완화하고, 신속 대응 R&D 자금을 신설하는 등 기업의 도전을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미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1월 발표한 AI 국가 전략으로, 연방 과학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를 활용해 ​AI로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엔비디아, 구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이 참여하면서 AI판 ‘맨해튼 프로젝트’로 불린다.

김성근 포항공과대학교 총장은 발표에서 하이테크(High Tech·시장성이 이미 형성된 성숙 기술)와 딥테크(Deep Tech·시장 형성 이전의 기초·원천 기술) 개념을 비교하며 딥테크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하이테크와 딥테크를 구분하지 않은 채 국가전략기술이 혼재돼 방만하게 선정돼 있다”며 “딥테크 개념이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관련 지원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국가전략기술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2부에서는 △AI 3대 강국 진입을 위한 국가전략기술 혁신 전략 △공급망 재편 시대의 기술 자립과 협력 △미래 산업 주도를 위한 차세대 국가전략기술 선점 전략 등 세 가지 세션이 열려 산·학·연·관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배순민 KT AI퓨처랩장은 세션 1에서 ‘AI 핵심 기술 확보와 초격차 창출 전략’을 주제로 발제했다. 배 랩장은 “AI는 수십·수백억 원을 들여 한 명의 천재를 영입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많은 인재가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AI 생태계 전반의 보상 체계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OECD가 평가한 한국의 AI 경쟁력도 언급됐다. 강하연 OECD AIGO·GPAI 의장은 “OECD는 한국 기업의 AI 수용도와 정부 주도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면서도 “수치에 비해 질적 고도화 수준은 낮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화 시대에 유효했던 정부 주도의 물량 전략은 AI 분야에서는 효과적이지 않다”며 기업 간 AI 격차 해소와 중소기업 지원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션 2에서는 공급망 리스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공급망 다변화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미·중 어느 한쪽에도 속하지 않으려는 베트남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의 ‘그레이존’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공급망 다변화의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연원호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제안보실 실장은 “공급망 다변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기업 입장에서는 비축이 더 현실적인 대응”이라며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기술 개발을 통한 선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세션 3에서는 미래 소재 기술 선점의 중요성이 논의됐다. 이창훈 한국재료연구원 부원장은 “항공엔진 내열 소재는 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독점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의 생산량이 항공엔진 전체 생산량을 사실상 결정한다”며 “초격차 국가전략기술 확보를 위해 산·학·연·관이 협력한 소재 기술 선행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국가전략기술 서밋에서 한 참석자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설명한 포스코홀딩스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민호 기자

 

행사장 외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포스코홀딩스, LG사이언스파크·LG전자·LG이노텍 등이 참여한 국가전략기술 전시 부스도 운영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최초의 상업용 SMR로 개발 중인 ‘Xe-100’ 모형을 전시했고, 포스코홀딩스는 수소환원제철과 탄소포집·활용기술(CCU) 등 차세대 기술을 선보였다. LG는 위성통신, 반도체 첨단 패키징, 첨단 모빌리티 기술 등을 소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서밋을 계기로 내년 초까지 기술 혁신과 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생태계 조성 방안을 포함한 ‘국가전략기술 혁신 로드맵’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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