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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소녀시대에서 팝 아티스트로 거듭나는 '티파니 영'

한국계 미국인 '나홀로' 미국 진출 오디션으로 기회…남자 아이돌 팬덤 속 '고독한 도전'

2019.01.28(Mon) 11:02:35

[비즈한국] 아이돌계에 ‘7년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돌이 7년쯤 되면 콘셉트의 수명이 다하고, 팬덤이 약화돼 활동이 줄어드는 것을 말합니다. 이때쯤 아이돌은 배우나 셀럽 등 다른 직업으로 전향합니다. 아티스트로 인정받아 음악 활동을 지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선 전 세계적인 케이팝(K-Pop)의 인기를 등에 업고, 케이팝 아이돌로서의 커리어를 해외 팝 아티스트로 연결하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그 대표적인 일례인 소녀시대 티파니에서 팝 아티스트로 다시 태어난 ‘티파니 영(Tiffany Young)’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소녀시대 티파니에서 팝 아티스트로 다시 태어난 ‘티파니 영(Tiffany Young)’. 사진=티파니 영 인스타그램


사실 티파니는 미국인입니다. 미국에서 자랐고 문화적, 언어적으로 미국계 한국인이죠. 티파니는 LA 한인 축제에서 발탁, 16세에 한국으로 건너와 아이돌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그에게 한국어는 외국어고, 한국도 부모님의 국가일 뿐 외국이었습니다. 미국 문화권에서 자란 티파니에게 가장 한국적인 산업인 케이팝은 어려웠습니다.

 

티파니와 함께 예능에 출연했던 래퍼 제시(Jessi)도 티파니에 대해 “아이돌 산업과 안 어울린다. 너는 (다른 이들과) 다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인이라기보다 미국인에 가까운 그가 한국 아이돌 사업에 몸담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 입니다. 제시는 연습생 시절부터 티파니와 오래 기간 알고 지낸 만큼 티파니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케이팝 아이돌 티파니의 ‘하트브레이크 호텔(Heartbreak Hotel)’.

 

티파니는 아이돌 활동 후반부에 험난한 시간을 보냅니다. 소녀시대 활동이 뜸해지면서 ‘아이 저스트 워너 댄스(I just wanna dance)’ 등 솔로곡을 발표하고, 예능에 나서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갖가지 논란이 발목을 잡은 것입니다. 외부 프로듀서와 가진 한 번의 식사가 스캔들로 번지는 등 활동에 제약을 거는 사건들에 맞닥뜨려야 했습니다.

 

최근 안타까운 개인사가 공개되기도 했죠. 청와대 청원에 티파니의 아버지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빚투’ 호소가 올라온 겁니다. 티파니는 어릴 때부터 오빠의 학비를 댔고 활동 중엔 아버지의 금전적 문제를 대신 해결했다고 합니다.

 

티파니는 지난해 미국에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합니다. 패러다임 탤런트 에이전시(Paradigm Talent Agency)와 계약을 맺고 ‘​미국 팝 아티스트’로 새출발을 한 거지요. 불화설 등 다양한 이야기가 거론됐지만 티파니는 “​소녀시대 덕분에 미국 진출의 꿈을 꿀 수 있었다”며 불화설을 부정했습니다.

 

티파니는 미국으로 넘어와 직접 원룸을 얻어 아침부터 연기학원을 다니며 에이전시 오디션을 보러 다녔습니다. 수차례 낙방을 겪기도 했습니다. 한국 최고 아이돌에게 굴욕일 수 있었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활동명도 본명 ‘황미영’에서 모티브를 얻어 ‘티파니 영’으로 바꿨습니다.

 

기회는 금방 다가왔습니다. 에이치엔엠(H&M) 패션쇼에 간 티파니 영이 현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게 ‘​가을 뮤직 캠페인 글로벌 페이스’로 발탁된 것이지요. 티파니는 이에 맞춰 ‘​티치 유(Teach You)’라는 싱글을 발매했습니다. 톡 쏘는 영어 가사를 담았지만 소녀시대 멤버가 출연해 원색의 밝은 느낌의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는 등 케이팝의 연장선에 있는 느낌의 노래였습니다. 이후 티파니 영은 2개의 영어 곡을 더 발표했습니다.

  

티파니 영의 ‘티치 유(Teach You)’.

 

지난 25일, 티파니 영은 새 싱글곡을 발표합니다. ‘​본 어게인(Born Again)’이라는 곡인데요, 이 곡에서 티파니 영은 케이팝 아티스트를 넘어선 팝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우선 프로듀싱이 다릅니다. 바닷가에서 단 하나의 의상만으로 만든 이 뮤직비디오는 확실히 에스엠(SM) 시절의 화려한 뮤직비디오나, 에이치엔엠과 함께한 티치 유 뮤직비디오와 차별화된 점이 많습니다. 투박했죠. ‘팝 음악 뮤직비디오’​ 느낌입니다.

 

음악 프로듀싱도 팝 아티스트 방식입니다. 프로듀싱은 레이디 가가의 곡을 담당했던 경력자 페르난도 가리베이(Fernando Garibay) 등이 참여했습니다. 티파니도 작곡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티파니는 가사에 지난 소녀시대 활동과 최근 드러난 가정사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 감정을 가감 없이 담았습니다. 

   

티파니 영의 ‘본 어게인(Born Again)’.

 

본 어게인은 티파니 영이 곧 발표할 미니앨범(EP앨범)으로 2월 발매 예정입니다. 티파니가 계획하는 북미 투어 활동 등의 시발점기도 합니다. 

 

케이팝 아이돌이 해외 아티스트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티파니의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케이팝의 힘은 스태프부터 프로듀싱까지 모두 한국인인 데서 나온다’​는 것을 증명한 방탄소년단의 사례 등에 비춰봤을 때 전망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케이팝 음악의 팬은 절대 다수가 여성입니다. 방탄소년단, 엑소 등 남자 아이돌 그룹의 파워가 세계적으로 더 강하지요.

 

티파니 영이 2월 발표할 미니앨범  ‘본 어게인(Born Again)’​​. 사진=티파니 영 인스타그램


그럼에도 티파니 영의 시도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프로듀싱 하는 스타 솔로 댄스 여가수’ 카테고리는 명맥이 사실상 끊어진 상태입니다. 팝 아티스트로 성공한다면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 보기 힘든 새로운 유형의 아티스트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케이팝에서 팝 아티스트로 새롭게 변신 중인 신인, 티파니 영이었습니다. ​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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