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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비상경영'은 LCC 위기의 서막?

일본노선 수요 급감으로 먹구름, 악재 겹친 이스타 무급휴직 실시…타 LCC "아직 구조조정 계획 없어"

2019.09.19(Thu) 16:45:53

[비즈한국]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이스타항공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 16일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미 한일 감정 악화로 일본 노선 수요가 급감함에 따라 기초체력이 약한 LCC 업계에 한동안 먹구름이 걷히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이러한 가운데 가장 먼저 비상경영체제를 공식적으로 선포한 이스타항공에 이목이 쏠린다.

 

이스타항공은 9월 첫째 주부터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2~3개월의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쉬고 있는 인력과 관리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018년 말 이스타항공이 도입한 ‘보잉737 맥스’ 기종 두 대가 운항 금지로 공항에 서 있는 데다, 일부 일본 노선 운항이 일시 중단된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위기감이 회사 내부에 팽배하다.


# “신입 조종사 교육 잠정 중단해 비용 축소 나설 것

 

관심이 집중되자 이스타항공 측은 일단 긴급 진화에 나섰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회사 상황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상경영체제 선언은 10월에 취항이 많이 몰려 있어 집중하자는 취지의 메시지였는데 과장된 면이 있다. 무급휴직 역시 기존에 시행해온 ‘리프레시(재충전)’ 개념의 휴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내부에서는 앞으로 구조조정에 본격 돌입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직종이 ‘조종사’, 그 중에서도 신입 조종사다.

 

이스타항공은 비상경영체제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앞으로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이스타항공 본사. 사진=박은숙 기자


현재 이스타항공은 신입 조종사를 수시로 채용한다. 국토교통부는 항공기 1대당 12명의 조종사를 고용하도록 권고하는데, 이스타항공은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업황이 회복돼 항공기를 더 사들이거나 노선이 늘어날 수 있기에 신입을 뽑아 ‘여유 인력’을 둔다. 선발된 신입은 1년~1년 6개월간의 ‘유급’ 지상 교육을 거친다. 하지만 이스타항공 안팎으로 당장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이미 채용한 신입 조종사의 교육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입 조종사의 수습 교육을 중단한다고 해도 항공기 운항에 당장 큰 차질은 없다. 신입은 항공기에 곧바로 투입되는 인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의 한 내부관계자는 “당연한 수순으로 수습 요원의 교육이 잠정 중단될 것이다. 그러면 임금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10명 교육만 일시 중지해도 월별로 3억~4억을 줄일 수 있다”며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회사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 경기가 좋아지면 서서히 교육을 재개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 활동 중인 조종사를 줄이기는 어렵다. 조종사 한 명을 훈련해 리커버리(복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기존 조종사 인력 감축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당분간 교육 기간이 길고 돈이 많이 필요한 신입 대신 경력직 채용에 방점을 찍으리란 예상이다.

 

이스타항공은 다른 LCC보다 좀 더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가령 국내에서 이스타항공이 유일하게 지닌 2대의 항공기는 추락 사고 탓에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 올 1월 열린 보잉737 맥스 도입 기념식. 사진=이스타항공 홈페이지


LCC 중 이스타항공에서 가장 먼저 구조조정 얘기가 흘러나온 이유는 외부적 악재가 겹쳐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내 항공사 중 이스타항공이 유일하게 보유한 보잉737 맥스 2대가 운항하지 못해 생기는 손실이 매달 14억~2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스타항공은 157명의 탑승자가 목숨을 잃은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보잉737 맥스 추락사고 이후 해당 항공기 운항을 일시 중단했다. 여기에 지난 8월 국토부가 정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이유로 이스타항공에 부과한 16억 5000만 원의 과징금도 뼈아프다.

 

# 타 LCC 상황 비슷…구조조정은 아직 ‘신중론’

 

국내 LCC 중 이스타항공은 최하위권의 성적을 내고 있다. LCC 6곳(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이스타항공·​에어서울)의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2018년 5663억 원의 매출액과 5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 5위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면 1위인 제주항공과 960억 원가량 차이 난다. 특히 지난 2분기에는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3분기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

 

문제는 다른 LCC도 이스타항공과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본래 항공업이 외부 변수가 많은 업종이라지만, 일본 노선의 수요 둔화는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성장한 LCC에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게다가 원화 환율이 오르면 외화로 지급되는 비중이 높은 유류비, 시설이용비 등의 비용도 덩달아 커진다. 오늘(19일) 기준 환율이 1달러에 1196원까지 치솟은 상황. 여기에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규로 발급받은 LCC 세 곳(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플라이강원)이 취항을 앞두고 있어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다른 LCC도 이스타항공과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비상경영체제를 대외적으로 선언하거나 구조조정에 돌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임준선 기자


하지만 다른 LCC는 아직까지 비상경영체제를 대외적으로 선언하거나 구조조정에 적극 돌입하는 등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를 제외하고 1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물론 LCC는 언제나 ‘비상경영’이라고 봐도 무방하지만, 따로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에는 부정적 요인이 좀 더 있었던 것 같다. 티웨이는 아직 무급휴가나 조종사 교육 중단과 관련해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이스타항공은 ‘노선 다양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경기 침체·​환율 상승·​한일 감정 악화가 맞물린 복합적인 상황이다. 그런데 이스타는 남들이 삼중고를 겪을 때 (항공기 운항 중단 사태를 더해) 사중고를 겪은 것 같다”며 “일본 노선이 빠지면 동남아 노선으로 LCC가 몰릴 텐데 그러면 또 항공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어 걱정이다. 결국 노선을 다양화하는 게 대책일 듯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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