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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모든 기업이 비용 절감에 집착하는 까닭

매출만큼 중요한 수익 극대화, 결국 비용 절감에 좌우…상품 질 향상만큼 중요

2019.09.26(Thu) 11:25:09

[비즈한국] 대기업들은 항상 비용 절감에 애쓴다. 노력을 넘어 때로는 집착이란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대기업 직장인들이 간혹 하는 한탄에서 그 편린을 엿볼 수 있다. 무의미한 비용 절감 때문에 오히려 생산성이 낭비되고 있다는 한탄이다. 물론 생산성 절감에 가까운 비용 절감은 지양해야 하겠지만, 비용 절감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다.

 

비용 절감은 매우 중요한 이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상품을 많이 팔면 그만큼 많이 번다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많이 팔수록 그만큼 매출이 많이 나오니 많이 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손에 쥐는 돈과는 다르다. 많이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에 쥐는 돈이 별로 없이 고생만 남는다면 무의미한 일이 된다. 그래서 많이 파는 것 못지않게 수익의 극대화 또한 중요하다. 그리고 수익의 극대화는 결국 비용 절감에 달려 있다. 모든 기업이 비용 절감에 주력하는 이유다.

 

무인주문대(키오스크)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비용 절감이 달성되지 않는다.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설비 투자를 했다면 그 비용 이상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이종현 기자

 

자영업자 또한 넓은 의미에서 소기업으로 볼 수 있다. 소기업 또한 비용 절감에서 예외가 아니다. 어쩌면 대기업에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소기업은 규모가 작기에 변동성에 취약하고 쉽게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의 극대화를 제대로 추구하지 못한다면 이는 수익의 문제를 넘어 생존의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소기업들이 잘 못하는 것 또한 바로 비용 절감이다. 단순히 원재료를 적게 투입하고, 사람 뽑는 대신 본인의 노동으로 때우는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표면적인 절감은 잘못하면 대기업이 비용 절감에 지나치게 천착한 나머지 직원들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과 비슷해지기 십상이다.

 

가장 효과적인 비용 절감은 생산성 향상이다. 어떤 방향으로 생산을 최적화하고 공정을 가다듬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주문에 따른 공정을 최적화해 판매까지의 과정을 개선할 수 있으면 생산성은 그만큼 늘고, 늘어난 생산성만큼 자원을 적게 투입하고도 동일한 양을 생산할 수 있기에 비용은 절감된다. 그렇기에 품질 개선만큼 어떻게 생산을 효율화할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무인주문대(키오스크)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비용 절감이 달성되지 않는다.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설비 투자를 했다면 그 비용 이상의 효율을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인원을 적게 둬도 돌아갈 수 있게 공정을 바꾸든지, 키오스크 도입이 회전율 증가로 이어질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키오스크는 비용 낭비에 그친다.

 

인스타그램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소기업들이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상품과 서비스의 질 향상에 비해 비용 절감에 대한 고민은 부족한 소기업들이 많다.

 

물론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비용 절감을 통해서 소기업의 사업주가 제대로 된 이윤을 축적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에게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 따라서 좋은 상품, 좋은 서비스를 고민하는 것만큼이나 비용 절감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답을 얻길 원한다. 한 가지만 명확하게 하자면 여기에 정해진 답은 없다. 업종에 따라, 상황에 따라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은 다를 수 있고, 시장의 트렌드 변화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잘되는 곳에 가서 운영하는 방식을 관찰해보면 자신들의 방식대로 ‘최적화’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나름의 방식으로 비용 절감을 추구하는 모습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방향이 어떻든 그것이 비용 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비용 절감이고 최적화다.

 

앞으로 자영 소기업들은 어떻게 팔 것인가만큼이나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힘들게 단골을 만들고 팬층을 형성한다 해도 사업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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