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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연임 가능성 두고 '외부변수'에 쏠린 시선

실적은 괜찮지만 농협중앙회가 변수…NH투자증권 "구체적 일정 정해지지 않아"

2025.10.14(Tue) 10:46:49

[비즈한국]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금융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윤 대표는 NH투자증권의 실적 상승을 이끌고 좋은 평가를 받아 연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변수로 꼽힌다.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는 지난해 NH투자증권 대표 인사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당시 농협중앙회에 은근한 압박을 넣었고,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도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는 정권이 바뀌면서 금융당국의 수장도 교체됐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대표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윤병운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윤 대표는 올해 NH투자증권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등 평가가 나쁘지 않다.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4227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651억 원으로 10.03%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금융당국에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인가도 신청했다. IMA는 증권사의 원금보장형 금융상품으로 은행의 예·적금 금리보다 더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증권사가 IMA 사업을 인가받으면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활용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7월 IMA 사업을 위해 NH농협금융지주로부터 6500억 원을 유상증자 형태로 수혈받았다. 현행법상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인 증권사만 IMA 사업 인가를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에 대해 “투자은행(IB) 사업 대부분의 실적이 최근 개선되고 있어 IMA 사업 진출은 IB 사업 강화에 좋은 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IMA 사업은) 은행과의 시너지, IB 수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NH투자증권은 기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이 IMA 사업을 인가받으면 윤병운 대표에 대한 평가도 상승할 전망이다. 윤병운 대표는 2028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2%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도 수립한 상태다. 58세로 나이도 상대적으로 젊다. 드러난 조건만 놓고 보면 윤 대표의 연임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하지만 농협중앙회가 변수로 거론된다. NH투자증권 최대주주는 NH농협금융지주고, NH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농협중앙회가 ​갖고 있다. ‘농협중앙회→NH농협금융지주→NH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윤병운 대표가 지난해 선임될 당시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간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당시 NH투자증권 대표로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추천했다. 그러나 이석준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현 CJ 미래경영연구원장)이 농협중앙회가 NH투자증권 대표 선임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강호동 회장이 한 발 물러나 윤병운 대표가 선임될 수 있었다.

 

강호동 회장이 한 발 물러난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있었다는 평가다. 이복현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지주에 영향을 미치는 지배구조에 비판적이었다. 이 원장은 지난해 3월 “(농협의) 신용, 경제 사업이 구분은 돼 있지만 리스크가 명확히 구분되느냐는 고민할 지점이 있다”며 “금산분리 원칙이나 내부통제와 관련된 합리적인 지배구조법상 규율 체계가 흔들릴 여지가 있는지 챙겨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서울시 영등포구 NH투자증권 본사.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이석준 회장은 올해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고, 이복현 원장 역시 올해 6월 퇴임했다. 반면 강호동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로 2년 이상 남았다. 이찬진 현 금융감독원장이나 이찬우 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농협 지배구조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내비치지는 않았다.

 

강호동 회장은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 이후 ‘코드 인사’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병화 NH농협금융지주 이사회 의장과 강태영 농협은행장이다. 김병화 의장은 지난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강호동 회장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강태영 행장은 강호동 회장과 같은 경상남도 출신이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해 1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강호동 회장에게 “지난해 말부터 인사권 남용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농협중앙회장의 무분별한 인사 단행이 농협 임직원의 근로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강 회장은 이날 “투명하고 공정하게 인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NH농협금융지주 내부에서도 강호동 회장의 인사 개입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7월 국정기획위원회와 간담회를 가졌는데, 금융노조는 이날 농협 임원 선임의 문제점 및 개선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윤병운 대표의 실적은 나쁘지 않지만 연임을 장담하기에는 주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물론 윤병운 대표의 연임 실패가 강호동 회장의 코드 인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윤 대표가 올해 괄목할 성과를 거둔 만큼 새로운 대표가 선임된다면 최소한의 명분은 필요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구성되지 않아 대표 선임과 관련한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농협중앙회의 인사권 개입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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