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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 1세대 '메디톡스' 유독 해외서 힘 못 쓰는 까닭

지난해 글로벌 매출 대웅·휴젤과 2~3배 적어…차세대 제제 '뉴럭스'로 반등 노린다

2025.10.14(Tue) 14:05:34

[비즈한국]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 참여자만 20개가 넘는다. 메디톡스, 대웅제약, 휴젤​ 등 보툴리눔 톡신 ‘빅3’​ 기업은 이제 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출시하고도 대웅제약과 휴젤의 글로벌 성과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메디톡스는 신규 제품들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메디톡스가 ​지난 5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제49차 춘계 학술대회’에 마련한 전시 부스. 사진=메디톡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액상제형 보툴리눔 톡신 ‘MT10109L’ 허가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대웅제약과 휴젤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진출한 만큼 시장성 확보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된다.

 

MT10109L은 시술 과정에서 의료진이 희석할 필요가 없어, 편의성이 높고 효과가 일관성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또 오염 위험이 낮아 안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현재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은 동결건조형이다. 이 때문에 의료진은 이미 동결건조형 제품에 식염수를 섞어 희석해 사용하는 데 익숙해 액상제형에 대한 수요가 높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액상제형 제품은 ​희석 농도를 조절해 시술자 맞춤형 효과를 내는 것도 어렵다. 여기에 운송 및 보관에 온도 관리가 중요하고 유통기한이 짧은 데다 생산비용이 높다는 한계도 있다.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해외 생산기지 건설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중동에 MT10109L 생산시설을 건설한 뒤 유럽과 중동에 MT10109L을 공급한다는 방침이었는데, 사업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는 2023년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 순방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UAE 테콤그룹과 두바이 사이언스파크에 보툴리눔 톡신 공장 건설과 관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에야 사업협력 의향서(LOI) 체결이 이뤄져 본계약까지 얼마나 시일이 소요될지 알 수 없는 데다 당시 경제사절단을 이끈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는 등 국내 정치 상황도 달라졌다.

 

메디톡스는 2023년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동결건조제형의 다섯 번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의 글로벌 진출에도 힘을 쏟으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뉴럭스는 균주 배양 및 원액 생산과정에서 동물유래성분을 배제하고 비화학적 처리 공정에서 유효 신경독소 단백질의 변성을 최소화해 안전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게 메디톡스 측 설명이다. 여기에 최신 제조공정을 적용해 생산수율과 품질을 개선했다. 메디톡스 제3공장에서 연간 6000억 원가량의 뉴럭스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계열사 차세대 톡신 제제인 뉴럭스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해 등록국가​ 20개국 이상을 목표로 지속 확대하고 있다”면서 “주요 프로젝트 달성과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휴젤은 메디톡스보다 뒤늦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글로벌 성과에서는 메디톡스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메디톡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557억 원어치 수출했다. 반면 대웅제약의 ‘나보타’ 수출액은 1560억 원, 휴젤의 ‘레티보’ 수출액은 1210억 원에 이른다. 대웅제약은 세계 2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중국 재진출을 추진하며 대도약을 노리고 있다. 2021년 12월 중국 NMPA에 허가를 신청했지만 3년이 넘도록 허가가 나지 않아 올 7월 30일 자진철회 후 자료를 보완해 지난달 15일 나보타 100유닛의 품목허가를 재신청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진출한 미국에서는 점유율 14%가량을 차지해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4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된다.

 

휴젤은 더 공격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15일 장두현 전 ​보령 ​대표를 대표집행임원으로 선임한 데 이어 지난 13일 미국 보툴리눔 톡신 1위 기업 엘러간에서 글로벌 총괄사장을 맡았던 캐리 스트롬을 글로벌 CEO로 영입했다.

 

장 대표집행임원은 2021년 8월부터 올 2월까지 보령 대표를 지내면서 해외사업을 확대하며 보령이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데 기여했다. 스트롬 글로벌 CEO는 2011년부터 엘러간에서 연 매출 50억 달러(7조 원) 규모의 에스테틱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휴젤은 장 대표집행임원과 스트롬 글로벌 CEO를 통해 해외, 특히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 휴젤은 지난해 2월 FDA에서 레티보 50유닛과 100유닛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으며 3년 내 미국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진출한 중국에서도 시장에 안착 중이다. 휴젤은 2020년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에서 승인을 받았으며 중국 시장점유율 10% 중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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