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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AI 슈퍼사이클이 갈랐다" 삼성 '질주' vs LG '방어'

삼성 '10조 클럽' 복귀, LG '전장'으로 버티기…향후 성장 동력엔 '극명한 차이'

2025.10.14(Tue) 14:29:20

[비즈한국]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했다. 인공지능(AI)가 이끄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올리며 5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돌파했다. LG전자의 성적도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미국 관세 여파와 수요 감소 등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삼성전자가 AI 확산과 데이터 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어 반도체 등 첨단 부문에서 뚜렷한 반등을 보인 반면 LG전자는 가전·TV 등 주력사업의 수익성 둔화로 성장세가 제한됐다. 양사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성장 동력의 차이가 실적 격차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1년 3개월 만에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 분기 매출 80조 사상 최고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 1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81% 증가한 수치로, 1년 3개월 만에 분기 기준 영업이익 10조 원대를 회복했다. 2022년 2분기(14조 1000억 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로 재고 손실을 반영했던 2분기와 비교하면 이익이 1.6배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약 10조 1000억 원) 역시 훌쩍 넘어섰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72%, 올 2분기보다 15.33% 오른 86조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매출 80조 원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고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환율 변동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10조 클럽’ 복귀에 성공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분위기 반전은 올 상반기만 해도 침체했던 반도체 사업(DS) 부문이 주도하고 있다. AI 확산으로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한 가운데 DS 부문은 3분기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증가와 범용 D램 가격 상승 등의 호재로 6조~7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위탁 생산(파운드리) 사업은 신규 고객 확보와 상승 효과로 적자 폭이 크게 줄어드는 등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LG전자 역시 올 3분기 예상보다 선방한 실적을 받아들었다.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LG, 전장사업 분기 수익률 역대 최고

 

LG전자는 생활가전과 전장 사업 등에서 선방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미국 관세 부담, TV 사업 인력 구조조정 비용 등으로 전년보다 20% 이상 수익성이 악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13일 잠정 실적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1조 8751억 원, 영업이익 6889억 원을 기록했다. 2분기 대비 각각 5.5%, 7.7%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1.4%, 8.4% 감소한 수치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2조 5874억 원으로 전년(3조 2843억 원) 대비 21.2% 줄었다.   

 

영업이익이 시장 전망치(약 6005억 원)를 10% 이상 상회한 3분기 성적표는 양호한 결과로 평가된다. 주요 동력은 전장(VS) 사업이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가 수익성에 크게 기여했다”며 “사업모델은 제품에서 차량용 콘텐츠 플랫폼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장 사업은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연결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LG이노텍의 호실적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시행에 효율적으로 대응한 점과 미국·멕시코 생산 비중 확대, 선제적 재고 확보, 가격 조정 등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AI가 만들어낸 격차에 영향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술 중심으로 재편한 삼성전자는 AI 특수를 업고 선전했다면, LG전자의 경우 전장으로 방어는 했지만 완제품 중심 구조의 한계를 여전히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AI 인프라 확장과 데이터센터 투자 붐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으면서 반도체 중심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오픈AI 등 초대형 AI 프로젝트 협력과 대형 고객사 다변화 등 AI 중심 메모리 시장 수요를 ‘메모리-파운드리-디스플레이’로 이어지는 전사적 포트폴리오 구조에서 신속하게 흡수했다. 

 

3분기 실적을 범용 반도체가 이끌었다면 4분기 이후에는 HBM의 역할이 두드러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시대 D램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며 “AI 데이터센터 위주의 대규모 수요 증가는 향후 수요 곡선을 계단식 폭증으로 바꿀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LG전자는 전장 등 신사업 확장에도 주력인 가전 부문의 수익성 정체가 이어지며 성장이 제한적이었다. 

 

LG전자가 처한 상황은 복합적이다. 미국 시장은 관세 확대 및 경기 둔화로 가전 수요가 대폭 줄었다. 미국은 올해부터 모든 수입 가전에 10%의 보편관세와 추가적인 철강함량에 따른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LG전자는 매출 중 30% 수준을 미주 지역에서 벌어들인다. 그런데 냉장고·세탁기·건조기 등 주요 수출 품목의 원가가 상승했고 주력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현지 기업 및 중국 제품과의 경쟁이 심화됐다.

 

​10월 14일(현지시각) ​인도 뭄바이 국립증권거래소에서 열린 LG전자 인도법인 상장식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 사진=LG전자 제공


완제품의 수익성 둔화는 양사 모두 겪는 문제다. 시장에서는 올 하반기 계절적 비수기 영향과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라 가전·TV 사업의 부진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4분기 들어 삼성전자의 DA(디지털가전)·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은 1000억 원대로 줄고, LG전자의 가전 담당 HS사업본부는 3분기 예상치 3500억 원대에서 적자 전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양사는 업황 둔화와 비용 부담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효율화와 공급망 재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관세 및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위해 동남아·중남미 등으로 분산하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미국과 중국 중심의 사업 축을 벗어나 인도 등 신흥국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공략하고 있다. 14일 인도 법인을 인도 증시에 상장하며 전환점을 마련했다. 향후 지분 매각을 통해 유입되는 현금은 신사업 투자나 배당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질적 성장 영역에 집중하며 사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인도법인 상장을 계기로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계획 중인 만큼 사업 체질 개선과 미래성장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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