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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SSG, 롯데 '너도나도 여행' 진출, 효과 있을까

유통사는 구색 맞추기 접근, 여행사는 울며 겨자 먹기 입점…돈 쓰지만 실효 의문

2019.11.15(Fri) 18:39:27

[비즈한국] 스타트업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쿠팡에서 여행스타트업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협상은 결렬됐지만 쿠팡은 온라인 상거래액 1위인 여행 부문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는 중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 SSG닷컴도 내년 5월 오픈을 목표로 여행 카테고리를 정비 중이다. 항공은 네이버 항공처럼 여행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가격비교 방식인 메타서치로 개발하고, 호텔은 직접 호텔 채널 관리 시스템(CMS)을 연동해 OTA(Online Travel Agency) 수준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롯데 역시 롯데통합몰인 롯데ON을 강화하기 위해 이커머스사와의 협력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여행 분야가 강한 소셜커머스사와의 접촉설에 무게감이 실린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내부 실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투자·개발하고 있는 여행 카테고리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신세계그룹 통합 쇼핑몰 SSG닷컴도 내년 5월 오픈을 목표로 여행 카테고리를 정비 중이다. 하지만 실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이 투자·개발하고 있는 여행 카테고리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다.​사진=SSG닷컴 캡처


이커머스사들과 판매 제휴를 해야 하는 여행사 입장에서도 기존 유통사들이 만든 통합 온라인몰에서 여행상품이 얼마나 팔릴 것인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상황이다. 표면적으로는 “판매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는 입장도 있지만 시스템에 좀 더 깊이 관여하는 내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래처가 많아지면서 시스템 연동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유지·보수비만 늘어나 골치 아프다”는 의견도 있다.

 

하나투어의 경우, 다른 온라인 유통 채널과의 서비스에도 미온적이다. 수요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데 판매 채널마다 자사의 상품을 나누어주는 격이라 해당 채널의 매출이 크지 않다면 제휴를 포기하는 것이 오히려 적자를 줄이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인터파크와 하나투어 등 어느 정도 자체 판매 채널을 갖춘 회사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온라인 판매 채널들과 문어발식 연결을 하는 것보다 ​자체 시스템 정비와 프로모션 진행을 하는 편이 ​​장기적으로는 ​더 이로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하나투어는 이번 SSG닷컴과의 서비스 제휴에도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다. 장기적 인력투입과 유지보수가 필요한 온라인 판매채널과의 시스템 연결에 따른 중소여행사들의 고충은 더 심하다. 게다가 같은 채널에서도 물량이 적은 중소여행사는 가격 경쟁에서 대형여행사에 밀릴 수밖에 없다. 

 

각 유통사들과 제휴를 진행 중인 여행사 실무 관계자에 따르면 “유통사들의 여행 카테고리 접근이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한다. 대기업 구조상 ‘세부 사업을 잘 모르는’ 윗선에서 기간이 정해진 명령하달 식의 개발이라는 것. 이 관계자에 따르면 “유통사가 여행을 제품과 같이 취급하는 개념부터 잘못된 것”이라 꼬집는다. 그러면서 “실제로 대형유통사의 여행 서비스 접근이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구색 갖추기 일색이라 실효성에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휴사 관계자는 “SSG닷컴과 롯데ON 모두 그룹 통합몰로, 이미 매출과 수익이 분리된 유통 계열사들을 한 사이트에 모아놓고 통합 검색과 계열사끼리 가격비교를 해주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국내 여행사 입장에서는 통합몰들이 글로벌 OTA들과도 제휴하기 때문에 고객을 뺏기지 않으려면 통합몰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통신판매중개업으로 시작했지만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직매입을 통해 통신중개업과 혼합한 형태로 유통혁신을 꾀하고 있는 쿠팡은 여행 카테고리도 숙박직접판매와 오픈마켓을 혼합한 형태로 구성한다. 사진=쿠팡여행 캡처


이커머스 관계자는 “연 14조 원의 매출을 내는 이베이(G마켓, 옥션)와 기껏해야 아직은 연 2조 원의 온라인 매출을 내는 SSG나 롯데는 아직 비교대상이 아니다”라며 “재고를 갖고 통신판매업을 해오던 SSG와 롯데가 판매중개만 하는 통신판매중개업을 하는 이베이나 11번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려면 기존의 틀을 깨는 혁신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등록된 상품의 개수나 물량, 트래픽에서 이미 싸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통신판매중개업으로 시작한 쿠팡은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직매입을 통해 유통사와 판매중개사를 혼합한 형태로 혁신을 꾀하고, 기존 유통사는 전통적인 유통에 이커머스의 판매중개를 더한 형태를 통해 매출과 수익을 늘리고 싶어한다”고 진단했다. 서로의 시스템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는 것. 쿠팡은 여행 부문에서도 오픈마켓 외에 실시간 숙박예약 사이트인 ‘떠나요닷컴’을 인수 후 숙박시설들과의 직거래로 OTA의 역할도 하고 있다. 반대로 SSG와 롯데는 여행 카테고리를 통해 여행사와 제휴해 오픈마켓의 형태를 선보일 수 있다. 

 

여행 카테고리를 개발 중인 유통사 관계자는 “여행 카테고리는 비중이 높은 쇼핑 판매를 위한 미끼가 되거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카테고리다. 단독으로 큰 수익을 창출하겠다기보다는 교차판매를 위한 포석이고 소비저항을 줄이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이커머스 관계자는 “전 세계 이커머스 시장의 매출을 봐도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 다음으로 매출 3위를 차지하는 것이 여행예약서비스를 하는 부킹닷컴이다. 여행을 단순 구색 맞추기나 쇼핑의 하위 카테고리로 볼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행 사업은 ‘재고 없이 매출 늘리기’ 좋은 카테고리다. 하지만 단지 이런 점을 보고 섣불리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전통적인 유통사의 닷컴이든 기존 이커머스사든 현재로선 여행 산업에 대한 접근에 허점투성이다. 여행 부문에 대한 면밀한 스터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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