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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강남·마용성 숨고를 때, 강서가 치고 올라온 이유

9억~14억 '진입 가능한 상급지'와 대형 개발 호재의 현실화

2026.02.02(Mon) 13:40:31

[비즈한국] 2026년 2월, 서울 부동산 시장의 나침반이 서쪽을 가리키고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동향에서 서울 강서구가 주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통계적 수치를 넘어선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주도하던 상승의 불길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그 온기가 서울 서남권의 관문인 강서구로 옮겨붙은 것이다.

 

많은 이들이 묻는다. “왜 하필 지금 강서구인가?” 그리고 “지금이라도 이 흐름에 올라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현재 강서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 가지 거대한 지각 변동—① 유동성의 키 맞추기(Gap Filling), ② 자족 도시로의 진화(Magok Paradox), ③ 초대형 개발 호재의 현실화—를 정밀하게 해부해야 한다.

 

마곡의 자족 기능과 한강변 재평가, 교통·개발 호재가 겹치며 강서구가 ‘서진(西進)’ 흐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일러스트=생성형 AI

 

#왜 지금 강서구인가? ‘저평가의 종말’

 

강서구의 상승은 우연이 아니다. 자본은 언제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그러나 ‘가치’가 있는 곳으로 흐른다. 지난 1년간 서울 상급지의 가격은 전고점을 뚫고 비상했다. 반포는 평당 1억 원 시대를 굳혔고, 마포의 신축 아파트는 20억 클럽에 안착했다. 이 과정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필연적으로 ‘상대적 박탈감’과 ‘대안 찾기’에 몰두하게 된다.

 

강서구가 1위로 부상한 첫 번째 트리거(Trigger)는 바로 ‘가격 매력도’와 ‘대출 규제의 풍선효과’다. 현재 정부의 대출 규제(스트레스 DSR 2단계 등)는 15억 원 초과 고가 아파트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강서구의 주력 단지들, 특히 가양동·염창동, 그리고 마곡 일부 단지들은 여전히 9억 원에서 14억 원 사이에 포진해 있다. 이는 서울 내에서 ‘직주근접(직장과 주거의 근접)’이 가능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진입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은 ‘가성비 상급지’라는 인식이 확산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갭 메우기(Gap Filling) 장세의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다.

 

#마곡지구, 베드타운을 넘어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강서구 상승의 가장 강력한 펀더멘털(Fundamental)은 단연 마곡지구다. 과거 서울의 외곽 베드타운으로 취급받던 강서구는 마곡지구의 개발 완료와 함께 서울의 ‘제4 업무지구’로 격상됐다.

 

LG사이언스파크를 필두로 코오롱, 롯데, 이랜드 등 대기업 R&D 센터가 입주를 마쳤거나 입주 중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마곡 MICE 복합단지(르웨스트)’와 ‘원그로브’ 등 업무·상업 지원 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강서구 거주자의 소득 수준을 높이고, 고소득 직장인들의 배후 수요를 탄탄하게 만든다. “판교가 그랬듯, 일자리가 있는 곳의 집값은 꺾이지 않는다”는 부동산의 불변의 법칙이 강서구에서 증명되고 있는 것이다. 마곡은 이제 단순한 주거지가 아니다. 서울 서부권의 경제 심장이다.

 

#가양동 CJ 부지, 강남 코엑스를 넘보는 ‘천지개벽’

 

상승률 1위의 숨은 공신은 가양동 CJ 공장 부지 개발의 가시화다. 강서구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이 사업은 최근 건축허가 변경 등을 통해 사업성을 대폭 개선했다. 지식산업센터 비중을 줄이고, 대규모 하이엔드 주거 단지와 복합 쇼핑몰(스타필드 빌리지 등)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동산 시장에서 대형 복합쇼핑몰과 랜드마크의 착공은 인근 구축 아파트의 가치를 재평가하는 가장 강력한 기폭제다. 삼성동 코엑스가 강남의 가치를 지탱하듯, 가양동 CJ 부지 개발은 9호선 라인을 따라 강서구 전체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다. 이 호재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 가양동 강변 단지들이 매수세의 타깃이 되고 있다.

 

#이 추세는 계속될 것인가?

 

결론적으로, 강서구의 상승 추세는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공급 부족의 반사 이익이다. 향후 2~3년간 서울의 신규 입주 물량은 급감한다. 특히 강남권 청약은 ‘로또’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비교적 신축(마곡 엠밸리)과 준신축이 많은 강서구는 실수요자들의 피난처이자 정착지가 될 것이다.

 

둘째, 교통 혁명이다. 9호선이라는 ‘황금 라인’ 외에도, 서부광역철도(대장홍대선)가 2025년 말 착공에 들어가며 강서구청역, 가양역 일대의 교통 사각지대를 지우고 있다. 교통망의 확충은 곧 땅값의 상승으로 직결된다.

 

셋째, 전세가의 지지다. 현재 강서구는 전세가율이 서서히 오르고 있다. 이는 실수요가 탄탄하게 받쳐주고 있다는 증거로,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 올리는 전형적인 상승장의 초입 패턴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강서구의 상승세는 마포구와 성동구의 시세를 일정 수준(70~80%) 따라잡을 때까지, 계단식 우상향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이라도 추격 매수해도 되는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격언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의 추격매수는 ‘냉철한 선별(Selection)’이 필요하다. 묻지마 매수는 금물이다. 강서구 내에서도 양극화는 심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강서구의 상승률 1위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다. 서울의 도시 구조가 ‘도심-강남’의 양대 축에서 ‘마곡’을 포함한 다핵 구조로 개편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지금 시장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강남을 살 수 없다면, 강남만큼의 일자리를 품고, 한강을 끼고 있으며, 교통망이 뚫리는 곳을 보라고. 그 교집합의 중심에 강서구가 있다. 무리한 ‘영끌’은 지양해야겠지만, 실거주 1채를 마련하려는 무주택자나 상급지 갈아타기를 노리는 1주택자에게 강서구는 여전히 기회의 땅이다. 바람은 이미 서쪽에서 불어오기 시작했다. 이제 돛을 올릴 것인지, 항구에 머물 것인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다시쓰는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 설명서(2025)’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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