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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정창선 회장 별세…중흥그룹 다음 장은 누구 손에?

정원주 회장 사실상 승계 완료…장녀 정향미 씨 행보에도 주목

2026.02.03(Tue) 13:23:46

[비즈한국] 중흥그룹 창업주인 정창선 회장이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84세. 중흥그룹에 따르면 정창선 회장은 2일 오후 11시 40분께 광주광역시 전남대학교병원 학동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했다. 정 회장의 빈소는 광주광역시 서구 매월동 소재 VIP장례타운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7시에 이뤄지며 전라남도 화순군 개천사에 임시 안장된 뒤 장지는 유가족 뜻에 따라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사진=중흥그룹 제공


#정창선 회장은 누구?

 

정창선 회장은 1942년 태어나 고등학교 졸업 후 목수로 활동했다. 그는 1983년 금남주택을 설립해 건설 사업을 시작했다. 금남주택은 1989년 중흥건설로 사명을 변경했고, 이후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이후 중흥그룹은 꾸준히 성장해 현재 재계 서열 20위에 올라 있다. 중흥그룹은 건설업뿐 아니라 토목, 레저,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특히 중흥그룹은 2022년 대우건설 인수를 계기로 건설업계에서 무시하지 못할 존재로 자리 잡았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에 2조 1000억 원을 투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중흥그룹의 기업 규모를 감안했을 때 2조 1000억 원을 조달하기 쉽지 않았고, 대우건설이 기대만큼의 실적을 보이지 못하면 중흥그룹 전체가 재무 위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과거 대우건설을 인수했지만 신통치 않은 실적 탓에 내리막길을 걷는 계기가 됐다. 다행히 대우건설은 아직까지 큰 이슈 없이 흑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중흥그룹은 정창선 회장에 대해 경영 전반에서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재무 건전성과 사업 안정성을 중시하는 기조를 유지해 왔다고 평가했다.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건설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던 시기에도 단계적 사업 운영을 통해 그룹의 기반을 다져 왔다는 것이다.

 

정창선 회장은 고향인 광주광역시에 대한 사랑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2018년 3월부터 2024년 3월까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지역 상공인과 기업인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다. 다만 정 회장은 평소 언론 노출을 자제하며 실무 중심의 경영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흥그룹은 “창업주의 뜻을 이어 안정적인 경영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2023년 7월 서울시청에서 열린 주거취약계층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민관협력사업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흥그룹의 미래는

 

정창선 회장은 슬하에 장녀 정향미 씨(60), 장남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중흥그룹 부회장·58),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회장(57) 등 2남 1녀를 두고 있다. 중흥그룹의 승계는 어느 정도 완료된 상태다. 중흥그룹은 2023년 중흥토건을 지주사로 전환했다. 현재 대우건설을 비롯한 주요 중흥그룹 계열사는 중흥토건 지배하에 있다. 정원주 회장은 중흥토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정원철 회장의 시티건설은 2021년 중흥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됐다. 시티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시티 프라디움’을 보유하고 있으며 정원철 회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시티건설은 2024년 매출 2554억 원, 영업이익 48억 원을 기록했고, 2025년 시공능력평가에서는 61위에 올랐다.

 

정창선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 각자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장녀 정향미 씨는 특별한 경영 활동을 하고 있지는 않다. 대신 정향미 씨의 남편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이 경영 활동을 하고 있고, 두 아들 김이준 씨(31)와 김이열 씨(31)도 대우건설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흥그룹의 지분 구조를 고려하면 정향미 씨 일가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렵다. 정향미 씨가 보유한 중흥그룹 계열사 지분은 제이앤케이에스 60%, 중흥건설산업 0.98% 정도다. 그나마도 제이앤케이에스는 정향미 씨 일가가 지분 전량을 보유한 가족회사에 가깝다. 김보현 사장 역시 대우건설 지분 0.004% 외에는 유의미한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

 

변수는 있다. 정창선 회장은 중흥건설 지분 76.74%, 중흥주택 지분 94.65%, 중흥건설산업 지분 81.66% 등을 갖고 있었다. 이 회사들은 지주사인 중흥토건의 자회사나 손자회사로 편입되지 않은 상태다. 정창선 회장의 해당 지분을 자녀들이 3분의 1 비율로 승계한다면 정향미 씨도 최소한 해당 회사에서는 무시 못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가족 간 협의에 따라 정향미 씨가 이 중 일부 계열사를 가져 계열 분리할 가능성도 있다. 중흥그룹은 정창선 회장의 별세 소식을 알리면서 지분 승계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정창선 회장이 별세하면서 중흥그룹 계열사 이사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정창선 회장은 중흥건설산업, 나주관광개발, 중흥에스클래스 등에서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중흥주택 대표사원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중흥주택은 합자회사이므로 대표이사가 아닌 대표사원으로 분류된다. 재계에서는 이들 계열사의 후임 이사로 정원주 회장을 거론하지만, 다른 인물이 취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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