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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3주구·신반포15차, 제손으로 '암행어사' 불러들인 까닭

'불공정 경쟁' 한남3구역 사업 중단에 서울시 감독관 파견 요청…조합 "빠른 사업 진행 위해"

2020.01.30(Thu) 18:15:28

[비즈한국] 서울시가 건설사의 불공정 수주 경쟁을 막기 위해 재건축·재개발단지에 ‘공공지원 감독관’을 상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공사 재선정을 앞둔 강남권 재건축단지 두 곳의 자발적인 제안이다. 계획이 현실화되면 감독관은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의 제안이 위법 소지가 있는지를 즉시 판단하는 ‘정비사업 암행어사’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28일 시공사 재선정을 앞둔 반포주공1단지 3주구아파트 전경. 사진=차형조 기자


#서울시 정비사업 공공지원 감독관 상시 파견 검토​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와 신반포15차 아파트재건축조합은 최근 각각 서울시에 ‘공공지원 감독관’ 파견을 요청했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령(도정법)이 금지하는 건설사의 ‘재산상 이익 제공’과 ‘설계 지침 위반’ 여부를 조합 요청에 따라 현장에서 판단해 달라는 취지다. 

이들 조합과 서울시가 구상하는 ‘공공지원 감독관’은 정비사업의 감독 권한을 가진 서울시의 점검반 인력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정비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관계 공무원과 회계, 법률, 건축 등 외부 실무전문가로 이뤄진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조합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데, 이 인력을 조합이 상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지위와 규모는 확정된 바 없다. 

주요 점검 사항은 ‘재산상 이익 제공’과 ‘대안설계 지침 위반’이 될 전망이다. 도정법에 따라 건설사가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조합원에게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 의사를 표시해서는 안 된다. 건설사가 정비계획의 원안 설계를 바꾼 대안 설계를 내놓을 경우 서울시 ‘공공지원 시공자 선정기준’ 고시에 따라 사업비의 10% 범위를 초과할 수 없다.

이 같은 발상은 ‘정비사업 공공지원제’에 기반을 둔다. 서울시 각 자치구는 도정법에 따라 2009년부터 재건축·​재개발사업의 주요 결정과정을 돕는 ‘정비사업 공공지원제’를 시행하고 있다.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 조합 임원 선출, 시공자·​​설계자 선정 등의 절차를 합리적이고 투명하게 진행하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는 구청이 조합과 단속반을 꾸려 부정행위를 감시하는데, 조합의 전문성과 의지에 따라 건설사의 제안 내용 검증에 큰 편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최근 일부 재건축조합이 시공사 선정까지 건설사의 부정행위를 판단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 투명성 강화 차원에서 조합이 구청을 통해 공식 요청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구청 협조를 받아 (조합 운영 실태) 점검을 진행했던 전문기술자단을 조합에 지원하는 방식을 구상하고 있다. 조합 입장에서 공무원이 파견되는 게 이상적이겠지만 인력 문제로 감독관은 외부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단지가 성공적인 시범 케이스가 된다면 확대 발전시키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남3구역 불공정 경쟁 탓 사업 중단에 ‘반면교사’​

두 재건축조합이 스스로 감독관 파견을 요청한 것은 원만한 사업 추진을 위해서다.

앞서 2019년 11월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지역인 한남3구역은 시공사 선정을 한 달여 앞두고 ‘불공정 수주 경쟁’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합동조사반은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한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수주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재산상 이익 제공’, ‘시공과 무관한 제안’ 등 20여 건의 위법행위를 발견해 시정 및 수사의뢰 조치했다. 앞서 3월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한남3구역은 뉴타운지구 지정 이후 16년 만에 재개발 물꼬를 튼 상태였다.

감독관 파견을 요청한 반포3주구와 신반포15차 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019년 12월 각각 기존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과 공사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별(시공사 선정 취소, 계약 해지)을 선언했다. 현재 반포3주구는 건설사로부터 시공사 선정 입찰 의향서를 접수 받았고, 신반포15차는 입찰공고를 내는 등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첫 시공사 선정 후 사업이 1~2년 가까이 지연된 두 재건축조합 입장에선 한남3구역과 같은 불공정 수주경쟁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종일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조합장은 “서울시에 감독과 부정행위 단속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감독관이 상시 파견되어 조합원에게 금품을 포함한 유무형의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속해 표를 구하는 등 위법행위를 막고 정정당당한 시공사 선정 관행을 열길 바란다. 설계 부분에서 서울시 고시가 정한 ‘경미한 변경’을 준수해 추후 공사비 증액 등으로 조합과 갈등을 빚는 일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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