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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가든파이브 툴동 잔여 상가 재분양 나섰지만 여전히 '썰렁'

높은 분양가·구분 소유 구조가 발목…"단순 매각 넘어 운영 재편 필요"

2026.06.29(Mon) 17:46:03

[비즈한국] 지난 6월 26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툴동 1층 복도는 한산했다. 산업용재 전문매장이 들어선 복도에는 불이 꺼진 점포와 빈 점포가 대부분이었다. 일부 점포는 문을 열고 영업했지만 방문객 발길은 드물었다. 유리문 너머로 텅 빈 내부가 보이는 상가도 눈에 띄었다.

가든파이브 툴동 1층에 비어있는 상가의 모습. 사진=정원혁 기자


2층 이상은 1층보다 입주 점포가 많았다. 그러나 위층 각 구역에도 빈 상가가 남아 있었다. 한 라인이 모두 비어 있는 곳도 보였다. 일부 복도에는 빈 박스가 쌓였다. 상가 앞에 놓인 박스에는 장기간 치우지 않은 물건의 이동을 요청하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툴동 복도에 놓여 있는 박스들. 일부 박스에는 물건을 옮겨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정원혁 기자


가든파이브 툴동 잔여 상가가 수의계약 방식으로 다시 시장에 나온 지 2개월이 지났지만, 툴동 곳곳에는 여전히 빈 상가가 남아 있었다. 이날 만난 툴동 상인들은 빈 상가가 줄어들기를 바라고 있었다. 툴동에서 공구 상점을 운영하는 A 씨는 “빈 상가가 채워지는 것은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라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규모 있는 시설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툴동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상점 주인 B 씨는 “외부에서 ‘귀곡산장 같다’는 표현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에 빈 상가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사람도 안 들어올 것 같다”고 말했다.

SH는 올해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툴동 지하 2층과 지상 2·3층 미분양 상가 분양 공고를 냈다.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한 잔여 상가는 4월 별도 입찰 없이 계약하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됐다. 올해 절차는 장기간 남아 있던 미분양 상가를 다시 처분하기 위한 조치였다. SH에 따르면 현재 툴동 공실률은 13~14% 수준이다. 청계천 상인 이전 대책으로 조성된 상가가 여전히 새 주인이나 임차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18년째 비어 있는 상가도 있다”고 말했다.

가든파이브 툴동 곳곳에 위치한 수의계약 분양 공고문. 사진=정원혁 기자


가든파이브는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영업 터전을 옮겨야 했던 상인들의 이주 대책으로 조성됐다. 툴동은 공구와 산업용재 상인을 위한 공간이었다. 서울시는 이주 공청회에서 청계천 상인들에게 전용 23㎡ 점포를 7000만 원에 우선 분양하겠다고 제시했지만, 2007년 분양 당시 실제 분양가는 1억 5000만~2억 1000만 원 수준까지 올랐다. 부담이 커지자 입점을 포기하는 상인이 늘었다.

높은 분양가는 초기 정착 실패로 이어졌고, 공구·산업용재 전문상가로서의 집객력도 충분히 형성되지 못했다. 일반 소비자를 끌어들일 업종이 제한된 점도 장기 공실을 키웠다. 빈 상가를 새로 공급해도 새 매수자나 임차인이 기대할 영업 기반은 제한적이었다.

장기 공실은 공공 부담으로 번졌다. 2024년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SH가 2009년부터 2024년 9월까지 가든파이브 공실관리비로 586억 원을 지출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장기간 팔리지 않은 상가의 관리비를 SH가 부담했다는 점에서 공기업 재정 부담 논란이 제기됐다. 다만 SH는 29일 비즈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초기 공실이 많았던 시기부터 누적된 금액으로, 현재 부담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SH는 그동안 빈 상가를 줄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추진했다. 주기적으로 미분양 상가 분양 공고를 냈고, 특히 1층 공실이 전체 상권 분위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지속적으로 매각을 시도했다. 2020년에는 이케아코리아의 1층 입점도 논의했다. 2021년에는 툴동 5층을 판매시설에서 업무시설로 바꾼 뒤 매각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에도 툴동에는 빈 상가가 남아 있다.

빈 상가를 줄이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구분소유 구조다. 툴동은 7~10평 안팎의 소형 상가로 나뉘어 분양됐다. 대형 임차인을 유치하거나 용도를 바꾸려면 기존 소유자와 수분양자의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 SH 관계자는 “구분소유 구조의 상가는 용도를 바꾸거나 다른 방식을 추진하려 해도 동의를 얻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SH는 우선 분양을 통해 공실을 줄이고, 필요하면 부분 임대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기존 분양자들의 반대가 있어 임대 전환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SH는 또 “7월 초 툴동 1층 일괄 공급도 추진할 예정”이라며 “1층 공급이 이뤄지면 2·3층 공실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가든파이브 툴동 전경. 사진=정원혁 기자


전문가들은 분양 절차를 반복하는 방식만으로는 장기 공실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초기 분양 방식과 구분소유 구조를 그대로 둔 채 공실 상가만 반복적으로 공급해도 실제 수요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처음부터 이런 상가는 분양이 아니라 임대 방식으로 갔어야 했다”며 “분양을 하다 보니 수분양자들이 각각 이해관계를 갖게 됐고, 이후 새로운 개발이나 용도 변경을 하려 해도 동의를 얻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남은 상가를 다시 파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는 “이미 이해관계가 복잡해진 상가를 정상화하려면 이를 맡아 운영할 역량 있는 주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SH가 특별 예산과 별도 운영 틀을 마련해 실질적인 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공구상가 중심의 기존 활용 방식에서 벗어나 툴동의 용도와 운영 방식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봤다. 신 교수는 “공구상가보다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시설이 들어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대형 점포를 유치하거나, 복합판매시설·업무시설처럼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그는 “개별 수분양자가 각자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마스터리스 방식으로 일정 구역을 통째로 운영할 주체를 찾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스터리스는 운영사가 공간을 일괄 임차해 세부 임대와 운영을 맡는 방식이다. 다만 신 교수는 “다른 쇼핑몰 사례를 보면 상업시설 운영 여건이 전반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 이런 방식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원혁 기자

garden707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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