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이 위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고 회장이 선거운동기간 전에 지지를 호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신협중앙회장 선거는 전국 약 800개 단위 신협 이사장들이 선거인단으로 참여한다. 고 회장은 올해 1월 신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784표 중 38.39%인 301표를 받아 당선돼 3월 1일 회장에 취임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신협중앙회지부는 6월 10일 신협중앙회 본관에서 ‘신협중앙회장 선거법 위반 의혹 규탄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신협중앙회지부는 결의대회 개최 이유에 대해 고영철 회장 선출 과정에서 제기된 위탁선거법 위반 의혹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협중앙회지부는 선거운동기간이 아닌 때에 고영철 회장이 특정 인사를 동원해 전국 이사장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통화와 문자, 치적 홍보성 인쇄물 배포 등을 통해 선거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협중앙회지부는 또 고영철 회장 당선 후 선거를 도운 인사가 핵심 보직에 임명되는 등 보은 인사 의혹도 제기했다.
신익동 신협중앙회지부 위원장은 “이 싸움은 개인이 원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벼랑 끝에 선 조직과 폭주하는 경영진이 노동조합을 이 자리로 불러낸 것”이라며 “조직의 안정을 위해 참고 견뎌왔지만 선거 이후 보은 인사와 부당한 조직 운영, 조합원들을 사지로 내모는 업무 압박이 이어졌다”고 토로했다.
결의대회 후 신협중앙회를 둘러싼 긴장감은 더해지고 있다. 신협중앙회지부뿐 아니라 금융노조 산하 다른 지부도 신협중앙회지부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나아가 사정기관도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신협중앙회지부는 “(고영철 회장의 위탁선거법 위반 정황이 담긴) 관련 자료를 사법당국에 제출했고, 6월 2일 고발인 조사를 마쳤다”고 밝혔다.
고영철 회장은 이와 같은 신협중앙회지부의 의혹 제기에 반발하고 있다. 고 회장은 임직원에게 배포한 성명문에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노사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심화되는 모양새다.
경찰은 조만간 고 회장을 소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에는 “위탁선거에서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해 징역형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때 그 당선은 무효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신용협동조합법(신협법)에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임원이 될 수 없다는 내용이 있다. 의혹이 사실로 인정되면 고영철 회장은 당선 무효가 될 수 있다.
신협중앙회는 고영철 회장 취임 후인 지난 3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신협중앙회지부가 보은 인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고 회장의 혐의가 사실로 인정된다면 인사를 놓고서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노사 갈등이 확대되면 금융당국이나 정치권이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슷한 사례로 농협중앙회가 최근 내부통제 논란으로 정치권 비판을 받았고, 결국 혁신안을 발표했다. 고영철 회장이 무혐의로 결론 나더라도 노사 갈등 해결 전까지는 그의 리더십 회복이 쉽지 않아 보인다.
고영철 회장은 현재까지 임직원에게 배포한 성명문 외에는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노사 갈등도 지금으로선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 회장으로서는 임기 시작 4개월 만에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이번 위기 극복 여부가 고 회장의 향후 리더십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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