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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레버리지 ETF가 개인투자자에게 위험한 이유

변동성 장세서 손실 '눈덩이'… 단타용 고위험 상품 구조 이해해야

2026.06.29(Mon) 14:15:21

[비즈한국]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를 두고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효과는 미미하고 부작용은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그가 이렇게까지 말한 상품을 지금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고파는 이들이 바로 개인투자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의 92%가 개인이다.

 

이 상품은 지난달 27일 해외 상장 상품으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고 자금 유출 유인을 줄이겠다는 명분 아래 도입됐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 달 만에 시가총액이 약 3배인 12조 원대로 불었고, 국내 ETF 거래대금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해외로 빠져나가는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겠다는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한 달 만에 시가총액과 거래대금이 급증하며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변수로 떠올랐다. 사진=생성형AI

 

그 사이 시장은 양방향으로 요동쳤다. 상장 이후 코스피가 하루 5% 넘게 급등락한 날이 7거래일, 사이드카는 11차례, 서킷브레이커는 3차례 발동됐다. 지난 23일엔 코스피지수가 9.99% 급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이들 레버리지 상품은 평균 25% 안팎 급락했다. 해외로 나갈 자금을 붙잡으려던 빗장이 국내 증시를 흔드는 변수가 된 것이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2배’라는 말의 정확한 의미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기간’ 수익률의 2배가 아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10% 올랐다가 다음 날 10% 내렸다고 생각해보자. 기초자산은 100에서 110을 거쳐 99가 된다. 1% 손실이다. 그런데 2배 레버리지는 100에서 120으로 올랐다가 96으로 떨어진다. 4% 손실이다. 기초자산은 1% 빠졌는데 레버리지는 그 두 배인 2%가 아니라 4%가 빠진 것이다. 이렇게 오르내림이 반복될수록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상을 ‘음의 복리효과’라 부른다.

 

변동성이 클수록 이 손실이 더 빠르게 쌓이는데, 지금 한국 증시의 변동성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상품이 시장 전체의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인지는 논쟁 중이다. 운용사는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이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팔아야 하는데, 이 기계적 매매가 상승장에선 상승폭을, 하락장에선 낙폭을 키운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무라증권은 이런 상품이 시장이 1% 움직일 때마다 약 90억 달러어치의 재조정 매매를 유발한다고 분석했고, 블룸버그는 이를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고 표현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이후 선물의 이론 괴리율 상승폭이 0.3%포인트에 그쳐 가격 왜곡의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봤고, 운용업계는 레버리지 투자자가 하락할 경우 매수하고 상승할 경우 차익실현에 나서는 패턴이라 오히려 방어 효과도 있다고 반박한다. 시장을 흔드는 주범인지에 대한 판단은 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시가총액 1·2위 종목에 투기성 자금이 쏠릴수록 내가 그 상품을 외면하더라도 내가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의 출렁임이 커진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품에 올라탄 개인은 돈을 벌고 있을까. 한 운용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6월 하순 기준 보유자 가운데 수익을 본 투자자가 60%가량으로 손실이 난 투자자들보다 많았다. 그러나 이 수치를 안심의 근거로 삼아선 안 된다. 이미 팔고 떠난 사람은 빠진 숫자인 데다 지금까지의 수익은 두 종목 주가가 큰 흐름에서 우상향한 추세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음의 복리효과는 방향이 한쪽으로 뻗는 장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등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에서 본격적으로 손실을 낸다. 지난 23일의 급락은 그 전조에 가깝다. 지금 수익 중이라는 사실이 이 상품이 안전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격렬한 등락 속에서 확실히 이익을 보는 쪽은 따로 있다. 이들 상품의 하루 평균 매매 회전율은 100%를 훌쩍 넘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팔았다는 뜻이고, 손바뀜이 잦을수록 수수료는 증권사로 쌓인다. 이찬진 원장이 “도박판에서 ‘뽀찌’ 뜯는 사람이 돈을 버는 모양새”라고 표현한 이유다.

 

투자자는 하루 종일 시세판에 매달려 단타를 반복하지만, 정작 손에 남는 실익은 크지 않고 변동성의 충격만 떠안기 쉽다. 당국이 뒤늦게 신용·미수 거래 제한과 투자자 진입 요건 강화를 검토하고 나섰지만, 과열을 식히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개인투자자라면 데일리 레버리지는 길게 들고 갈 상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등락이 반복되는 장에서는 음의 복리효과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의 2배에서 크게 어긋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 상품을 만든 운용업계조차 같은 말을 한다는 점이다. 한 대형 운용사 임원은 “모든 레버리지 상품은 장기 투자를 절대 권하지 않는다”며 “급락·급등 국면에서 방망이를 짧게 잡고 접근하는 상품”이라고 못 박았다. 만든 쪽과 감독하는 쪽이 모두 “길게 들지 말라”고 말하는 상품인 것이다.

 

2배의 수익을 약속하는 상품은 2배의 손실도 약속한다. 그런데도 시장의 갈증은 더 큰 배율로 번져 해외 거래소에선 두 종목에 50배를 거는 상품까지 등장했다. 유혹이 커질수록 함정도 깊어진다. 레버리지는 확신을 키워주는 도구가 아니라, 시간과 변동성을 내 편이 아닌 적으로 돌리는 도구다.

 

지금 수익을 보고 있더라도, 개인투자자를 지킬 가장 확실한 안전장치는 그 구조를 정확히 아는 것뿐이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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