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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들 돌보다 장남 휘청' AJ네트웍스 신용등급 전망 하향 속사정

계열사 손실 계속되면 유동성 위기 빠질 수도…AJ네트웍스 "부진사업 정리·투자자 유치 계획"

2020.06.08(Mon) 17:51:11

[비즈한국] AJ네트웍스가 2018년부터 시작된 계열사 투자 리스크로 결국 신용등급  전망이 하락했다. 주력 계열사 AJ렌터카 매각 직후 일시적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비슷한 시기 투자한 계열사의 이익 창출능력이 약해 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번 신용평가등급 전망 하락으로 AJ네트웍스의 자금운용 폭에 제한이 불가피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4일 AJ네트웍스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에 대해 기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실적이 연동되는 계열사의 부진한 실적과 추가적인 재무지원 부담이 반영된 결과다. 서울 송파구 AJ그룹 사옥. 사진=유튜브 캡처

 

AJ네트웍스 2000년 설립된 종합렌털업체다. 렌털 취급품목은 파렛트, IT, 고소장비 등이다. AJ네트웍스는 2013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다. 최대주주는 지분 26.12%를 가진 문덕영 부회장이다. 문 부회장과 그의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합치면 50.11%까지 지분율이 오른다.

 

한국신용평가는 AJ네트웍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춘 이유로 △신규사업 관련 이익변동성 확대 △계열사 투자 및 재무지원의 부담 등을 꼽았다. 지난해 1월 AJ네트웍스는 AJ렌터카 지분 39%를 SK네트웍스에 매각하고 매각대금으로 2800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AJ네트웍스는 이를 바탕으로 2018년 10월부터 기업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 체질 변화에 착수했다.

 

계열사에 편입된 회사는 AJ캐피탈파트너스, AJ바이크, 링커블 등을 포함한 10여 개사다. 또 미국 고소장비 렌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법인 AJ RENTAL INC에 추가로 출자했다. 그리고 AJM, AJ이엔에스 등을 신규 계열사로 설립하면서 자금을 추가로 소요했다. 

 

다만 현재까지 이들 계열사의 영업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않아 AJ네트웍스의 실적과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AJ렌터카 매각 이후 AJ네트웍스에 유동성이 대거 공급되면서 부채비율은 203.2%로 개선됐다가 계열사의 출자 대비 낮은 실적으로 2020년 3월 309.3%로 다시 상승했다.

 

항목별로 보면 계열사에 공급한 대여금의 대손상각비는 지난해 기준 105억 원으로 전년 85억 원 대비 20억 원 증가했다. 종속회사와 관계회사의 구조조정과 청산 과정에서 739억 원의 순손실도 발생했다. 여기에 2019년 편입한 해외펀드(300억 원)에서 손실이 발생해 100억 원 평가손실이 반영됐다. 계열사별로 보면 AJ파크의 경우 지난해 주차장비 판매 부진 등으로 지분법 손실 200억 원이 발생했다. 카셰어링 업체 링커블과 중고제품 쇼핑몰 AJ전시몰도 각각 110억 원과 61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현재 AJ네트웍스가 계열사 등에 투입한 유동성은 지급보증 1550억 원, 대여금 400억 원 등 2000억 원 수준이다. 만약 이들 계열사에서 추가적인 손실이 이어질 경우 재무지원 부담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신경 쓰이는 부분은 주력 계열사인 AJ파크에 걸린 주식매도선택권(풋옵션)이다. 주차장 운영과 주차장비 판매로 사업을 영위하는 AJ파크는 2018년 6월 570억 원의 자금을 메디치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받으면서 풋옵션을 제공했다. 이에 따라 AJ파크는 투자시점으로부터 4년 안에 상장하지 못할 경우 연 6.9% 복리로 계산된 744억 원을 투자자인 메디치 측에 반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간 200억 원의 순이익을 투자자 측에 약속해 실적개선이 필요하다. AJ파크는 지난해 362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128억 원에 비해 손실 폭이 확대됐다.

 

AJ네트웍스의 주력 계열사 AJ파크에 외부 투자자의 풋옵션이 걸려 있어 실적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AJ파크는 2018년 외부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하면서 4년 안에 상장을 약속했다. 또한 매년 20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J 홈페이지

 

다만 올해 1분기 들어 AJ전시몰(-38억 원→2억 원), AJ캐피탈파트너스(4억 원→​11억 원), AJ에너지(4억 원→​8억 원) 등 계열사의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AJ네트웍스는 모빌리티 등 실적이 저조한 사업 부문을 매각 또는 구조조정 하고, 계열사에 대한 대여금과 지급보증을 축소할 계획이다. 아울러 AJ파크 신규 투자자 유치 등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경기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각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김예일 한국신용평가 선임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 사태가 각 계열사 영업에 부정적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모두 고려했을 때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J네트웍스 관계자는 “AJ파크의 실적이 3~4월까지 안 좋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AJ파크의 풋옵션 관련 조건은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계열사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신평사 쪽에서 판단한 신용등급 강등 요인이 계열사 지원 부담인 만큼 이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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