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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가 '스마트호출' 포기한 진짜 속내

매출 비중 크지 않고 잡음 불거져 폐지 수순…상장 앞두고 커지는 주주 입김도 영향

2021.09.16(Thu) 14:34:53

[비즈한국]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 비즈니스 전반에 불고 있는 골목상권 침해 비판 여론을 의식해 상생안을 발표했다. 인상 논란이 불거진 ‘스마트호출’​을 폐지하고 택시기사들이 지불하는 ‘프로멤버십’ 요금도 할인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시장 점유율과 회원 수를 최대한 지키기 위한 꼼수 상생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의 장점을 최대한 잃지 않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카카오모빌리티가 투자 유치로 40%가 넘는 지분을 태웠기에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적을 것이다. 주주들의 의견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출범 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정부, 정치권, 여론 모두 카카오모빌리티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쇄신안을 내놨지만 아쉬움을 드러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모빌리티는 14일 구체적인 상생 플랫폼 구축 계획과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계획, 파트너 지원 확대 방안을 공개했다. 모회사 카카오의 사회적 책임 강화와 발맞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택시 호출 서비스 중 하나인 ‘스마트호출’ 서비스를 전면 폐지하고 택시기사 대상 ‘프로멤버십’ 요금을 월 3만 9000원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골목상권 직접 진출 가능성에 대해 우려가 있었던 기업 대상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는 철수하기로 했으며, 가맹 택시 사업자와 상생 협의회도 구성하기로 했다.

 

#없어도 될 스마트호출은 폐지, 없애야 할 프로멤버십은 할인

 

그러나 이번 방안에 대해 보여주기식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일단 스마트호출의 경우 없어도 무방한 서비스라는 지적이다. 스마트호출은 택시비 외에 1000~2000원의 이용료를 내면 배차 확률이 높아지는 서비스다. 일반호출과 스마트호출만 존재하던 시절에는 스마트호출의 인기가 꽤 높았다. 그러나 강제 배차 서비스인 카카오T블루와 카카오T벤티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두 서비스와 스마트호출의 배차 시간이 큰 차이를 보였다. 스마트호출은 이용자에게 없어도 그만인 서비스가 된 셈이다.

 

직장인 A 씨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 회식 후 귀가 시에 택시를 많이 이용했다. 빨리 집에 가고 싶어 무조건 스마트호출을 이용했다. 그러나 카카오T블루 서비스가 나온 이후에는 스마트호출을 사용하지 않는다. 초반에는 3000원이라는 호출비가 부담돼 스마트호출과 번갈아 이용해봤는데 배차 속도에서 확실히 차이가 크다. 카카오T블루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호출은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서비스다. 그런데 택시기사들에게는 배차 몰아주기로 논란이 됐고, 이용자에게는 호출비를 인상한 셈이 됐다. 어쩌면 이번 사태가 서비스를 없앨 구실을 만들어준 것 같다”고 꼬집었다. 

 

프로멤버십의 경우 택시기사들의 불만이 적지 않은 제도다. 카카오모빌리티는 3월 카카오T 일반택시 대상으로 ‘프로멤버십’ 제도를 출시했다. 이 제도에는 택시기사가 선호하는 지역에서 승객 호출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목적지 부스터’ 서비스가 핵심이다. 이 밖에도 △실시간 수요지도 △지도뷰 콜 카드 △단골손님 관리 등의 편의 기능이 부가 상품으로 담겼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 멤버십 제도를 월 9만 9000원에 내놨고, 9월 말까지 5만 9000원으로 할인해 판매 중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 일반호출 서비스의 경우 택시기사들이 카카오모빌리티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멤버십에 가입한 택시기사에게 사실상 ‘우선 배차권’을 부여하는 상황에서 일반택시 기사들이 승객 콜을 잡는 게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그렇다고 멤버십 제도가 택시기사들의 매출을 올려주는 것은 아닌 듯하다.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멤버십 가입 기사들의 이용 후기를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한 택시기사는 “무료로 일반호출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와 매출 차이가 거의 없다. 목적지 부스터의 경우 쓴다고 무조건 콜이 들어오는 게 아니다. 부가 서비스도 기존 서비스와 유사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속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기사에 부담이 되는 이 제도의 폐지가 아닌 이용료 할인을 택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서 프로멤버십은 쉽게 포기할 수 없다. 일단 프로멤버십은 강력한 구속 효과가 있다. 이 제도의 등장으로 택시기사들은 일반호출 서비스만 이용하면 카카오T블루, 멤버십 택시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 같다는 심리가 생겼다. 기사들이 이 제도에 불만을 나타내도 쉽게 멤버십을 해지할 수 없는 이유”라며 “택시기사들을 ​경쟁업체로부터 ​자사로 귀속하면서 새롭게 수익까지 창출하고 있다. 기존에는 없던 제도이기에 얼마에 팔든 카카오모빌리티에 수익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막대한 외부 투자 유치로 주주 입김 무시 못 할 것

 

모빌리티 시장의 상황이나 카카오모빌리티의 위치를 고려하면 현 쇄신안이 그나마 가능한 최대치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 80% 이상을 점유한다. 가입자 수도 2800만 명에 달한다. 가입자 수는 모기업 카카오의 영향이 크지만,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는 데는 투자사들의 도움이 컸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텍사스퍼시픽그룹(TPG)으로부터 5000억 원대의 투자를 받고 카카오로부터 분사했다. 그 덕분에 카카오모빌리티는 해마다 영업 손실을 기록해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TPG의 추가 투자와 함께 구글, LG, GS칼텍스, 칼라일 아시아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누적 투자액만 1조 원이 넘었다. 

 

투자 유치는 곧 경영에 간섭하는 이들이 늘어남을 의미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모회사 카카오에서 분사할 때부터 TPG 등에 지분 ​약 27%를 넘기고 시작했다. 투자 당시 4년 후 상장 추진 계약도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되는 투자 유치로 모회사 카카오의 지분율은 8월 기준 59.03%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지분율이 아직 50%를 넘어 중대 사안을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데 문제는 없겠지만, 기업 성장에 도움을 준 주주들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상황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또 투자사들과 투자 유치 시에 기본적으로 한 약속이 있을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제 구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따라서 이번 쇄신안 이상으로 뭔가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무서울 것 없이 성장하던 카카오모빌리티에게 ​정부와 여당의 빅테크 규제가 집중된 지금은 최대 위기다. 한 번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 되돌리기 쉽지 않다. 앞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모빌리티 업계 종사자들과 이용자들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가느냐가 위기 타개와 IPO(기업공개) 실현을 좌우할 듯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향후 자율주행과 이동 서비스 혁신, B2B 분야의 모빌리티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비즈니스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스타트업 및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정밀지도 구축, 내비게이션 빅데이터 기술 확보 등 국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성장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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