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가수 겸 배우 차은우의 탈세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의 소속사 판타지오에 엔터테인먼트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판타지오는 미래아이앤지그룹 계열사다. 미래아이앤지그룹은 2020년대 들어 판타지오를 비롯한 다수의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대부분 적자를 기록 중이다. 특히 판타지오는 차은우 탈세 논란 이후 주가가 하락하며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미래아이앤지그룹은 2021년 판타지오를 인수했다. 미래아이앤지그룹 계열사 아티스트코스메틱(현 아티스트)이 판타지오 지분 6.30%를 인수하고, 미래아이앤지가 유상증자를 통해 판타지오 지분 8.39%를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미래아이앤지그룹이 당시 판타지오 경영권을 위해 지출한 비용은 총 156억 원 수준이었다.
미래아이앤지그룹 인수 당시 판타지오는 특별히 눈에 띄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는 아니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판타지오는 2020년 매출 164억 원, 영업손실 7억 원을 기록했다. 당시에도 차은우가 판타지오 소속으로 활동했지만 실적이 크게 두드러진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판타지오는 미래아이앤지그룹에 인수된 후 매출이 상승했다. 2024년 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 매출은 723억 원이었다. 2025년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 매출은 38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줄었지만 2020년대 초반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눈에 띄는 점은 미래아이앤지그룹이 2020년대 이후 엔터테인먼트 업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미래아이앤지그룹은 2023년 휴마시스를, 2024년에는 경남제약과 빌리언스를 인수했고 최근에는 아센디오를 인수했다. 이 중 빌리언스와 아센디오는 엔터테인먼트 업체다. 휴마시스는 본래 의료기기 관련 기업이었는데, 빌리언스 인수 주체가 되면서 미래아이앤지그룹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경남제약은 과거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엔터파트너즈, KN엔터테인먼트 등을 보유했지만 현재는 정리한 상태다.
문제는 이렇게 인수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은우 소속사인 판타지오는 2025년 회계연도에 영업손실 80억 원을 기록했고, 2025년 7~9월에도 9억 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빌리언스와 아센디오도 지난해 1~3분기 각각 8억 원, 3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빌리언스 모회사 휴마시스 역시 지난해 1~3분기 영업손실 72억 원을 거두는 등 미래아이앤지그룹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로서는 적자폭이 크지 않아 사채 발행, 자산 매각 등으로 버티고 있지만 적자 경영이 이어지면 밝은 미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런 가운데 차은우의 탈세 혐의가 불거지면서 미래아이앤지그룹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더해지고 있다. 이미지 관리가 중요한 엔터테인먼트업계 특성상 이번 혐의는 차은우의 활동에 큰 제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차은우 관련 조사는 남궁견 미래아이앤지그룹 회장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견 회장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운 상황이다.
판타지오는 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은 차은우의 모친이 설립한 법인이 실질 과세 대상에 해당하는지가 주요 쟁점인 사안”이라며 “현재 최종적으로 확정 및 고지된 사안이 아니며 법 해석 및 적용과 관련된 쟁점에 대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적극적으로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판타지오의 악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판타지오 소속 배우 김선호도 최근 탈세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김선호가 탈세를 목적으로 개인 법인을 설립해 활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판타지오는 “(김선호의) 1인 법인은 연극 제작 및 연극 관련 활동을 위해 설립한 것이며 결코 고의적인 절세나 탈세를 목적으로 설립한 법인이 아니다”라며 “다만 판타지오로 이적한 뒤 실제 사업 활동은 1년여 전부터 이루어지지 않았고 현재는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라 폐업 절차를 진행 중이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판타지오가 실적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다. 미래아이앤지그룹은 그간 판타지오 인수 및 증자에 수백억 원을 투입했다. 현재 미래아이앤지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판타지오 주식 수는 1071만 7579주(지분율 23.32%)다. 차은우의 탈세 혐의가 불거진 후 판타지오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판타지오 주가는 지난해 말에는 500원대였지만 2일 종가는 401원을 기록했다. 미래아이앤지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판타지오 주식 가치를 현재 시세로 단순 계산하면 43억 원 수준이다.
최악의 경우 판타지오의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한국거래소가 올해부터 코스닥 상장폐지 시가총액 요건을 기존 4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코스닥 종목이 30거래일 연속 시가총액이 150억 원 미만인 상태로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에도 90거래일 동안 시가총액 150억 원을 넘기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2일 종가 기준 판타지오의 시가총액은 184억 원이다.
남궁견 회장에 대한 평가는 ‘M&A 전문가’와 ‘기업 사냥꾼’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남궁 회장은 그간 부실 기업을 인수해 회사를 성장시킨 후 재매각해 차익을 얻곤 했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해 임직원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판타지오의 경우 적자에서 헤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여론까지 악화돼 향후 재매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 분위기에서 미래아이앤지그룹 계열사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다만 미래아이앤지그룹이 공식적으로 판타지오 재매각을 언급한 적은 없다.
빌리언스와 아센디오의 주가도 최근 하락세다. 미래아이앤지그룹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남궁견 회장은 그간 M&A 시장에서 큰손으로 존재감이 높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에서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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