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건설사 불법 홍보' 둘러싼 갈등, 흑석2구역 재개발에 어떤 영향?

대우건설 4회 적발로 입찰 자격 박탈 가능…주민 투표서 부결됐지만 SH는 '완강'

2022.06.09(Thu) 10:50:09

[비즈한국] 민간 정비사업 악습으로 꼽혔던 건설사 불법 홍보 관행이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흑석2구역에서도 재현됐다. 지금까지 주민들을 상대로 개별적인 홍보 활동을 벌이다 적발된 건설사는 4곳.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공사는 개별 홍보 활동이 4회 적발된 대우건설의 입찰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며 엄포를 놓았다. 현행법상 건설사는​ 시공자를 선정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만 홍보 활동을 할 수 있다.

 

민간 정비사업 악습으로 꼽혔던 건설사 불법 홍보 관행이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흑석2구역에서도 재현됐다. 사진은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 사무실 전경. 사진=차형조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주민대표회의에 따르면 현재까지 건설사 4곳이 흑석2구역 주민들을 상대로 개별 홍보 활동을 벌이다 사업 주체 측에 적발됐다. 건설사별 적발 건수는 대우건설 4회, 롯데건설 1회, 삼성물산 1회, 지에스건설 1회다. 흑석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안내서에 따르면 주민들을 상대로 한 개별 홍보활동이 3회 이상 적발된 건설업자는 입찰을 무효로 하고 향후 입찰 참여 자격을 박탈한다.​

 

현행 법상 건설사는 시공자를 선정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에서 개별적인 홍보 활동을 하면 안 된다. 국토교통부 행정규칙인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라 시공사를 선정하는 정비사업 현장에서 건설사에 허용된 홍보 공간은 입찰 참여사를 대상으로 두 차례 개최되는 ‘합동홍보설명회’와 1차 합동홍보설명회 이후 사업시행자가 별도로 지정한 공간뿐이다. 건설사가 정해진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 조합원을 따로 접촉하는 행위는 불법이며, 이 같은 개별 홍보 행위가 3회 이상 적발된 건설사의 시공사 선정 입찰은 무효가 된다. 조합 등 사업시행자는 내부 의사결정 기구인 대의원회(주민대표회의) 의결로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효화된 건설사의 향후 입찰 참여를 제한할 수 있다.​

 

흑석2구역에서 개별 홍보 활동이 4회 적발된 대우건설은 앞서 입찰이 무효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흑석2구역 사업시행자인 SH는 지난달 2일 대우건설 홍보지침 위반과 관련한 제보와 회사 측 소명을 종합한 결과 “​(대우건설의) 개별 홍보 행위가 4회 적발돼 입찰 참가 자격 박탈 대상에 해당한다”며 주민대표회의 측에 공문을 발송했다. 민간 정비사업에서 개별 홍보 행위 적발로 입찰이 무효가 되거나 입찰 자격이 박탈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는 표결(사진)에 따라 대우건설 입찰 자체를 제한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차형조 기자

 

하지만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는 대우건설 입찰 참가 자격을 박탈하지는 않기로 결정했다. 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주민대표회의에서 ‘3회 이상 불법 홍보 업체의 입찰 참가 자격 박탈’을 표결에 부쳤지만 찬반표 동수로 부결됐다. 결과가 나온 대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입찰 참가에 대한 판단은 대우건설의 몫”이라며 “입찰 참가 자격 박탈과 관련한 주민대표회의 판단에 법적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에 질의 공문을 보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할 SH가 타 사에 제기된 불법 홍보 신고 건은 적발하지 않고 자사의 신고 건에만 엄격한 잣대를 내세우고 있다. SH와 주민대표회의가 현재 입찰 구도의 불공정함을 개선하지 않으면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맞받았다. 

 

SH는 앞서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에 보낸 공문에서 “이러한 불법행위의 적발에도 해당 건설업자의 입찰 참가 자격 박탈이 이뤄지지 않고 사업이 진행된다면, 입찰안내서 또는 관련 법령 위반으로 주민대표회의와 우리 공사가 맺은 협약의 해지 사유가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SH 측은 8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도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 계약의 당사자는 SH다. 만약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추천한다면 계약 유효 여부에 대한 법률 검토를 거쳐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4월 마감된 흑석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은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입찰해 유찰됐다.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은 경쟁 입찰이 원칙이지만, 유찰이 거듭되면 조합은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흑석2구역 주민대표회의는 지난달 12일 시공자 선정을 위한 2차 입찰 공고를 내고 지난 3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현장설명회에는 디엘이앤씨, 삼성물산,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5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흑석2구역 시공자 선정 입찰은 오는 9월 5일 마감된다.

 

흑석2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흑석동 99-3번지 일대 4만 5229㎥ 부지에 있는 노후 주택을 허물고 지하 7층~지상 49층 아파트 총 1216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공급하는 정비사업이다. 정부가 2020년 5·6부동산대책에서 서울시와 함께 선보인 공공재개발 사업의 첫 번째 대상지이기도 하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가 10년 이상 사업이 정체된 정비사업장에 단독 또는 공동 시행자로 참여해 규제완화 등 공적지원을 제공하는 정비사업이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핫클릭]

· '모다모다' 검증 토론회 거부…다른 ​염색샴푸들은 안전할까
· 온라인으로 간 소비자 돌리려…대형마트 '리뉴얼' 올인 속사정
· [단독] 라임 배후 김영홍 자금도피줄 '이슬라리조트 카지노' 두고 내분 포착
· 오세훈 연임에 '신통기획' 기대 커지는데…신반포2차·4차 '재검토' 속사정
· '실적 악화에 계약 해지까지' 건설사들, 건자재값 상승에 울상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