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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 1위 탑텐' 알고 보니 회계연도 착시…올해는 유니클로 넘어설까

매출 반 토막 난 유니클로에도 밀린 탑텐, 점포 확장·온라인 강화로 승부수 띄울까

2023.05.11(Thu) 11:20:23

[비즈한국] 최근 패션업계의 관심은 SPA 시장에 쏠리고 있다. 유니클로와 탑텐이 업계 1위 자리를 뺏고 뺏기며 엎치락뒤치락하는 듯한 모습이 꽤 흥미롭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유니클로는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긴 적이 없고, 탑텐은 여전히 유니클로 뒤를 쫓을 뿐이다.

 

탑텐은 ‘초저가 전략’으로 유니클로 따라잡기에 나서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9200억 원이다. 사진=박해나 기자

 

#업계 1위 아니었네…매출 쪼그라든 유니클로도 넘어서지 못한 탑텐

 

“탑텐이 유니클로 관 뚜껑을 닫고 다닌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 유행처럼 번진 말이다. 유니클로가 ‘노 재팬(No Japan)’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꼽히면서 소비자의 발길이 끊겼고, 탑텐은 유니클로 대체재로 떠오르며 주목 받았다. 

 

2018년까지만 해도 SPA 패션 시장은 유니클로의 독무대였다. 2015년부터 매출 1조 원대로 올라선 유니클로는 탑텐, 스파오 등 국내 SPA 브랜드와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2018년 기준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의 매출은 1조 4188억 원인 데 반해 신성통상의 탑텐은 2500억 원, 이랜드의 스파오는 3200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매운동을 기점으로 분위기는 반전됐다. 유니클로 매출은 곤두박질쳤지만 국내 SPA 브랜드는 실적 성장세가 이어졌다. 특히 탑텐은 유니클로 모델로 활동했던 배우 이나영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유니클로 대체재’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며 높은 매출 상승을 이뤄냈다.

 

유니클로가 비용 효율화를 위해 매장 수를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자, 탑텐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공격적 점포 확대에 나섰다. 2019년 6월 기준 269개였던 점포 수는 2020년 말 425개까지 늘었고, 2022년 6월에는 526개로, 현재는 622개까지 확대됐다.

 

유니클로는 매출 회복 분위기를 타고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사진=비즈한국 DB


매출 상승 폭도 커졌다. 2019년만 해도 탑텐 매출액은 3340억 원에 불과했으나 2020년 4300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2021년에는 매출이 5850억 원으로 뛰며 유니클로를 꺾고 SPA 패션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글로벌 SPA 브랜드를 끌어내린 토종 브랜드라며 업계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매출액을 꼼꼼히 살펴보면 알려진 사실과 다른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2021년 SPA 패션 시장 1위는 탑텐이 아닌 유니클로였다. 탑텐은 아직 단 한 번도 업계 1위에 오르지 못한 셈이다. 

 

탑텐이 유니클로를 꺾었다는 보도가 나왔던 것은 회계연도 기준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매출 비교를 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국내 기업과 달리 회계연도를 직전해 9월부터 당해 8월까지로 설정한다. 2021년 에프알엘코리아가 공개한 매출액 5824억 원은 2020년 9월~2021년 8월까지의 매출이다. 

 

정확한 비교를 위해서는 두 기업의 회계연도를 동일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비즈한국이 1월~12월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 두 기업의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2021년 유니클로는 6139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탑텐(5850억 원)을 앞섰다. 지난해에도 유니클로는 1위 자리를 지켰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80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탑텐은 같은 기간 7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불매운동 효과 없이 진검승부, 유니클로 따라잡기 가능할까 

 

올해는 탑텐이 유니클로 따라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데,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최근 불매운동 분위기가 사그라들며 유니클로의 실적도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 맥주 및 자동차, 유니클로 판매 실적 등이 좋아지고 일본 여행도 많이 가는 분위기다. 불매운동 영향이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클로는 매출 회복 분위기를 타고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 충남 서산, 경기 군포 등에 신규 매장을 출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경주, 롯데마트 동래점 등을 열며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리뉴얼 오픈을 포함해 총 8곳의 점포가 문을 열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리뉴얼 오픈 1곳, 신규 오픈 매장 2곳을 선보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올해 추가적인 신규 점포 계획은 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일상복 위주의 제품과 스타일링을 꾸준히 선보이고, 매장 및 디지털 등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불매운동 여파에서 벗어난 유니클로가 올해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제가 어려워진 만큼 SPA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다. 유니클로만큼 가성비를 보여줄 수 있는 국내 브랜드가 없는 상황인 만큼 유니클로가 올해 빠르게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유니클로 대체재’로 매출 상승을 이룬 탑텐이 불매운동 여파가 사그라든 상황에서 유니클로 따라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탑텐은 ‘초저가 전략’으로 유니클로 따라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탑텐은 브랜드 초기부터 미얀마 양곤 및 바고에 위치한 신성통상의 공장을 통해 저렴한 가격대의 상품을 공급해왔다. 신규 출점,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 등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다. 신성통상 측은 “현재 622개인 탑텐 매장을 올해 690개까지 확대할 것이다. 하반기 중에는 온라인 비즈니스 2.0(차세대 플랫폼 투자)을 구현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쇼핑 편의성을 증대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 목표는 9200억 원”이라고 밝혔다. 

 

통상 SPA 브랜드는 경기 불황 속에서 고속 성장을 해온 만큼 탑텐 역시 성장세가 뚜렷할 것이란 예측이다. 서용구 교수는 “기능성, 가성비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지기 때문에 올해 SPA 시장이 전반전으로 성장할 거로 보인다”며 “탑텐도 시장 분위기를 타고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유니클로를 뛰어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들린다. 이은희 교수는 “불경기에는 가격 경쟁력이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탑텐을 찾는 고객이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불매운동 여파로 유니클로가 소비자 외면을 받는 동안에도 국내 SPA 브랜드는 완벽하게 그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유니클로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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