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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병원을 사버리자" K-디지털 헬스케어 해외 진출, 역발상 모델 제시

취약지 병원 인수해 '디지털 병원' 탈바꿈…정부 전폭적 지원 '마중물' 기대

2026.03.18(Wed) 16:34:56

[비즈한국]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이 겹겹이 쌓인 규제와 좁은 내수 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개별 기업이 국내 시장에서 성과를 만든 뒤 해외로 확장하는 ‘인사이드-아웃(Inside-Out)’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기업이 해외 거점 병원을 직접 사들여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아웃사이드-인(Outside-In)’ 모델이 제시돼 성공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40개 기업이 뭉친 K-디지털헬스케어 얼라이언스가 ‘아웃사이드-인’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앞세워 미국 시장 확대에 나선다. 사진=최영찬 기자


지난 17일 인바이츠생태계를 주축으로 인공지능(AI), 유전체 분석, 디지털 치료제, 병원 IT, 헬스케어 플랫폼 등 전 분야에 걸쳐 경쟁력을 보유한 40개 선도기업이 뭉친 ‘K-디지털헬스케어 얼라이언스(얼라이언스)’가 공식 출범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들의 AI 기반 의료 기술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패키지 형태로 수출하고, 현지 의료 생태계를 직접 구축해 확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얼라이언스에는 CG인바이츠를 포함해 마크로젠, CJ올리브네트웍스, 테라젠바이오, 헬스커넥트, 헬스온클라우드 등 40개 기업이 합류했다. 얼라이언스는 향후 파트너를 글로벌 기업으로까지 확대해 외연을 넓힐 예정이다.

 

미국령 괌에 있는 GRMC 병원 전경. 사진=GRMC 홈페이지


얼라이언스의 해외 진출 첫 단추는 CG인바이츠가 인수 막바지 단계에 있는 미국령 괌의 종합병원 GRMC가 될 전망이다. GRMC는 139개 병상을 두고 현지 의료진 및 임직원 1100여 명을 고용한 괌 최대 민간 종합병원으로 괌과 인근 태평양 도서 지역 의료 인프라의 한 축을 맡고 있다. 2024년 매출 2억 2530만 달러(3353억 원)를 올렸다.

 

얼라이언스는 괌에 머물지 않고 미국 본토로 거점을 뻗어나갈 계획이다. 미국의 의료 취약지나 IT 인프라가 낙후된 병원 두세 곳을 추가로 인수해 최고 수준의 디지털 병원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자본력과 네트워크가 부족한 개별 스타트업이 단독으로 미국 시장을 뚫는 것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하지만 40개사가 뭉쳐 병원 정보시스템부터 AI 의료 솔루션까지 거대한 생태계를 하나의 턴키(Turn-key) 플랫폼 형태로 제공하면 글로벌 규제 장벽을 넘을 막강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CG인바이츠 관계자는 “얼라이언스가 함께 뭉쳐 깐깐한 규제 당국의 문턱을 넘자는 취지”라면서 “우리가 추진하는 것은 단순히 병원 하나를 사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자체를 사러 가는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다만 민간 얼라이언스의 역량만으로는 이 거대한 지각변동을 감당하기 쉽지 않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데이터, 우수한 IT 인프라, AI 기술력,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병원 시스템을 보유하고도 의료 규제와 건강보험 체계 등 제도적 제약에 묶여 국내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결국 해외 진출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으려는 상황에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의미다.

 

K-디지털헬스케어 얼라이언스에 함께한 40개 기업. 사진=최영찬 기자

 

얼라이언스의 이 같은 행보에 정부가 어떤 지원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쏠린다.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K-디지털 헬스케어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정부의 관심은 매우 높은 상황이다. K-디지털 헬스케어는 이재명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를 구성하는 20개 세부 과제 중 하나로 최종 확정됐다. 얼라이언스 관계자는 민관 파트너링을 이번 전략의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으며 “민간 기업이 떼를 지어 개척해야 할 영역이 있다면 반드시 정부의 든든한 기초 작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차관을 지낸 강도태 전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역시 이날 축사를 통해 힘을 보탰다. 강 전 이사장은 “정부와 유관 기관은 민간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새로운 도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현지 규제 대응, 국가 간 협력 기반의 시장 개척, 대규모 패키지 수출에 필요한 금융 지원 등에 힘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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