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동안 안정적 업종으로 분류되던 식품업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주요 식품기업 다수에서 직원 수가 일제히 줄었다. 내수 부진과 원가 부담,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겹치면서 가격 인상 여력은 줄고 실적은 둔화한 반면, 비용 절감 압박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식품기업들이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고용 규모부터 줄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9일 공시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롯데웰푸드 직원 수는 5825명으로 전년보다 724명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는 5217명으로 499명 감소했고, CJ제일제당은 8232명으로 155명, 농심은 5501명으로 34명, 오뚜기는 3388명으로 72명 각각 줄었다. 반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말 기준 3025명으로 1년 전보다 635명 늘었다. 같은 식품업계 안에서도 내수 중심 기업과 수출 확대 기업의 온도 차가 사업보고서 숫자로 드러난 셈이다.
배경을 뜯어보면 업황 악화와 구조조정이 맞물려 있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각각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두 회사 모두 중간 실무자급을 대상으로 미래 경쟁력 강화를 내세웠다. CJ제일제당도 지난 2월 윤석환 대표가 “작은 변화로는 이 파고를 넘을 수 없다”며 사업구조 최적화와 재무구조 개선, 조직문화 재건을 포함한 전면적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있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5.2% 감소했고,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웰푸드도 각각 18.8%, 30.0% 줄었다. 문제는 비용은 오르는데 가격은 마음대로 못 올린다는 점이다. 원재료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부담은 커졌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서 라면과 식용유 등 주요 품목 가격은 오히려 인하됐다.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라면업체 4곳은 일부 제품 가격을 4.6~14.6% 내렸고, CJ제일제당·대상·동원F&B 등 식용유 업체들도 평균 3~6% 가격을 낮췄다. 식품업계가 ‘가격은 못 올리고 이익은 줄고, 결국 사람부터 줄이는’ 구조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삼양식품의 역주행이다. 삼양식품은 직원 수가 635명 늘며 주요 식품사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외형을 키웠다. 배경에는 수출 호조와 생산능력 확대가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6월 밀양 제2공장을 준공했고, 당시 지역사회와 회사 측은 150명 안팎의 신규 고용 효과를 기대했다.
제1공장까지 합치면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440여 개에 이른다는 전망도 나왔다. 불닭 브랜드를 앞세운 해외 수요 확대가 실제 인력 증가와 설비 확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이는 식품업계 전반의 위기라기보다, 내수 중심 기업과 수출 성장 기업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우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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