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금융업계가 인공지능 전환(AX)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들어섰다. 데이터 분석과 리스크 관리, 자산 운용 등 금융업의 핵심 분야에서 AI를 도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좌우하는 과제로 떠올랐다. 생성형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정부의 정책 지원이 맞물리면서 금융사는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 조직 구조, 서비스 전략까지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금융권 AI 전환의 흐름을 살펴보고, 업권별 전략과 활용 사례를 통해 AI가 이끌어갈 금융 산업의 변화 방향을 짚어본다.
지방 기반의 금융지주 3사(BNK·JB·iM금융)도 인공지능(AI) 전환에 힘쓰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세 금융지주가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AI 기술 활용을 목표로 ‘공동 AI 거버넌스’를 만들며 협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적·자본력을 활용한 대형 금융지주의 공세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AI 거버넌스란 조직이 AI를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개발·운영하도록 관리하기 위한 표준이나 정책을 의미한다. 세 지주는 2025년 4월 ‘금융그룹 AI 거버넌스 수립 공동 컨설팅’ 프로젝트를 맡을 용역 업체를 찾는 공고를 내고 수립을 추진해 왔다.
BNK·JB·iM금융 3사는 공동 AI 거버넌스 수립을 완료하고 적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컨설팅 업체 선정을 주도한 JB금융은 “공동 AI 거버넌스는 AI 사용자 윤리 관련 사내 표준규정 마련, 내부통제 프로세스 구축, 소비자 보호장치 마련을 목표로 진행했다”며 “현재 공동 컨설팅 프로젝트를 통해 1월에 확정된 인공지능 기본법에 대응했으며 지속적으로 협력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세 지주는 정기적으로 디지털 IT 관련 협의체를 구성해 공동으로 AI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공동 AI 거버넌스 수립 추진을 발표할 당시 “향후 혁신 금융 서비스 신청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던 만큼, 3사의 공동 AI 서비스 출시 가능성도 거론된다.
AI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컨설팅 공고를 보면, 프로젝트 목적은 △AI 거버넌스 수립 △AI 사용·활용에 따른 윤리적·법적 규제 준수 검토 및 실행 전략 제시 △AI 리스크 관리 및 지속 가능한 운영 관리 방안 수립 △AI 관련 정책 및 프로세스 최적화 △조직 내 AI 거버넌스 역량 강화 등 크게 다섯 가지다. 대상 계열사는 BNK금융에서는 지주사와 부산·경남은행이, iM금융에서는 지주와 iM뱅크가, JB금융에서는 지주와 광주은행이 해당했다.
추진 영역은 구체적으로 △AI 기본법, 개인정보보호법,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AI 거버넌스 관련 법규를 분석하거나 규제 기관의 가이드라인을 검토 △AI 거버넌스의 방향성, 목적, 조직 구성 방안 등 세부 내용 마련 △AI 도입 시 비용 관리 분석, 성과 평가 체계 마련, 장애 대응 방안 수립 등 AI 운영 효율성 향상 △AI 개념검증(PoC) 서비스 수행을 위한 방법론 정의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세 지주는 개별 그룹 차원에서도 AX 전략을 세우고 적극 실행 중이다. JB금융은 AX 전략부에서 그룹 AI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JB금융은 2월 말 김기홍 JB금융 회장과 각 계열사 경영진, 부서장이 참석한 2026년 1차 경영전략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에서도 2026년 목표로 AX 내재화와 실행이 언급됐다.
김기홍 회장은 전략회의에서 “올해를 AX가 그룹 전반에 뿌리내리는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전 사 차원의 독려가 필요하다”며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을 위한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JB금융은 임직원 AI 경진대회를 열고 수상한 임직원에게 상금을 지급하며 AX 실행을 촉진했다.
JB금융은 2025년 12월 AI 기반의 금융서비스 개발을 위해 전북·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 3개 계열사를 통해 네이버클라우드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구체적으로는 네이버클라우드의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업 여신 상담·심사·사후 관리 등 금융 업무 전반에 AI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AI가 상담 정보, 문서 등의 데이터를 정형화하고 심사 과정에선 신청서, 거래 정보 등을 AI가 요약·분석해 심사 판단을 지원하며 승인 후에는 판단 근거를 AI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식이다.
BNK금융은 2025년 하반기 주요 경영전략인 ‘AI 디지털 금융 강화’에 맞춰 AX 전환을 추진했다. 주요 내용에는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한 AI 전략 방향성 수립 △AI 기술 도입으로 인한 리스크로부터 조직·임직원·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AI 거버넌스 수립 컨설팅 △그룹 공동 생성형 AI 플랫폼 도입 △AI·디지털 혁신 문화 조성을 위한 해커톤 대회 개최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 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그룹 공동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 12월에는 첫 번째 해커톤 대회를 열고 AI·블록체인을 활용한 금융혁신 방안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선발했다.
BNK금융은 정부의 AI 활성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도 꾸렸다. 2025년 12월 산학 관계자와 외부 전문가로 구성한 ‘미래디지털 전략 연구조직’을 출범하면서다. 미래디지털 전략 연구조직은 BNK금융의 AI·디지털 분야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며, ‘AI 전략 분과’와 ‘디지털자산 전략 분과’로 나눠 생성형 AI를 활용한 효율화와 스테이블 코인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한다.
iM금융에서는 iM뱅크, 뉴지스탁, iM데이터시스템 등 계열사를 통해 AX를 추진하고 있다. iM뱅크는 2025년 말 디지털Biz그룹 산하에 AI 기술 내재화, 블록체인 등의 신기술을 전담하는 ‘AX 추진부’를 꾸렸다. iM뱅크는 2026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AX추진부를 중심으로 AI를 의사결정과 영업 등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적용해 디지털 체질 전환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iM금융의 IT 전문 계열사인 iM데이터시스템은 지난해 7월 AI 기반 문서 처리 업체인 로만과 금융권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위한 파트너십을 맺었다. 퀀트 투자(데이터를 활용해 알고리즘에 따라 주식을 매매하는 투자) 플랫폼 젠포트를 운영하는 iM금융 산하 핀테크 업체인 뉴지스탁은 젠포트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투자 전략 시뮬레이션 서비스 포트 AI를 출시했다.
심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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