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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51억 원 들여 악취저감공사 했는데 민원 계속 "이유 있었네"

송풍기 100마력·40마력서 50마력·30마력으로 교체…관리주체 송파구 "잘 모른다"

2023.12.20(Wed) 11:56:48

[비즈한국] 51억 원을 들여 ‘악취 저감 공사’를 진행한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있는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사 이후에도 악취가 계속된다는 민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51억 원을 들인 공사가 무용지물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그런데 비즈한국 취재 결과 공사 당시 송풍기가 기존보다 오히려 마력(Horse Power, HP)이 적은 것으로 교체된 사실이 확인됐다. 송파구청에서는 악취 저감을 실현했다고 홍보했지만, 오히려 성능이 저하된 셈이다.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송파구가 51억 원을 들여 악취 공사를 진행했지만, 이후에도 악취가 줄지 않았다는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전다현 기자


#숙원사업 무용지물? “51억 실감 못 해”

 

2012년부터 운영된 송파구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은 ‘악취 민원’으로 송파구청이 골머리를 앓아온 곳이다. 주민 민원이 끊이질 않자 송파구는 51억 원을 들여 ‘악취 공사’를 진행했다. 국비 10억 원, 시비 20억 원, 구비 10억 원, 위탁 운영업체 리클린 10억 원 등으로 예산을 마련해 2022년 12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기존 탈취기 2개 개선 및 1개 신설 △탈취기 배출구 2개 신설로 5개까지 확충 △포집 덕트(duct) 개선 및 신설 공사 등을 완료했다. 당초 6월에 완공 예정이었으나 한 달가량 늦어졌다.

 

당초 송파구는 공사 이후 체감 악취가 현저히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공사 이후에도 악취가 여전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송파구청은 시범운영을 하면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하지만, 51억 공사가 소용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5일 진행된 송파구의회 정례회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조용근 송파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정질문에서 “여전히 주민들을 괴롭게 하는 악취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며 “(계획한) 모든 설비의 공사를 마무리했는데 주민들은 여전히 악취 문제로 고통 받고, 이전과 동일하게 민원 등을 통해 장지동뿐만 아니라 위례동 일부 지역까지 불편을 호소한다. 최근 송파구청으로부터 ‘악취기술진단에 놓친 부분이 있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10월 말까지 세 달이 시운전 기간이다. 계속 기계가 제대로 돌아가는지, 잘못된 건 없는지 (보는) 시운전 기간이 끝난 상태고, 그래도 악취는 완전히 제거가 안 됐다”며 “앞으로도 계속 보완을 하고, 설계보완을 해서 아주 최종적으로 끝까지 잡아가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11월 21일 송파구청이 의뢰해 진행한 악취 검사 결과에 따르면, 희석배수 기준 부지경계 복합악취는 3, 공장동 고농도 복합악취는 208, 공장동 저농도 복합악취는 100, 폐수동 고농도 복합악취는 300, 폐수동 저농도 복합악취는 44로 나타났다. 희석배수는 채취한 시료를 냄새가 없는 수준까지 공기를 단계적으로 희석한 배수를 말한다. 검사 결과가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진 않았지만, 주거지와 처리시설이 근접한 만큼 악취에 대한 주민 민원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인다. 

 

조용근 구의원은 12일 비즈한국에 “처음 공사 후에는 시운전 기간에 수치를 맞추겠다고 했다. 당초 10월까지는 정상적으로 악취를 잡겠다고 했는데, 연말까지 악취가 여전하다는 민원이 나온다. 구청에서는 설계를 기반으로 공사를 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하지만, 주민들은 실감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공사 후 송풍기 마력 저하…“공사 이상하다” 증언도

 

일각에서는 공사 이후 상황이 악화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송파구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에서 근무하는 직원 A 씨는 “공사예정일에 맞춰서 끝나야 했는데, 이상하게 공사 기간이 계속 길어졌다. 공사 이후에도 악취 포집이 제대로 안 된다. 개선된 부분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직원 B 씨도 “현재 악취 포집이 제대로 안 되는 구조다. 내부에서 (악취) 포집이 제대로 안 된다. 공사 이후 포집 기능 자체가 나빠진 건 아니다. 전보다 포집은 잘 되는데 전부 되는 건 아니라서, 일부만 포집한 채로 나머지 악취를 빼내려고 문을 열어놓는다. 결과적으로 시설 인근 주거지에선 전보다 악취가 더 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비즈한국 취재 결과 악취 공사 이후 악취를 흡입하는 송풍기 설비의 마력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시설팀 관계자는 “악취 저감 공사 당시 폐수처리동의 송풍기도 교체됐는데 기존보다 더 작은 송풍기가 들어왔다. 이 정도로는 제대로 악취를 흡입할 수 없다. 마력은 악취를 흡입하는 힘이다. 기존에는 100마력이었는데, 현재 50마력 송풍기가 설치됐다. 기존 송풍기는 폐기됐다”며 ​“공사 관리 주체는 송파구지만, 구청 공무원이 나와서 공사를 관리하진 않았다”​고 증언했다.

 

2021년 4월 송파구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악취기술진단 보고서 내용 일부. 자료=송파구 음식물류폐기물 처리시설 악취기술진단 보고서

 

실제로 공사 전에는 폐수처리동 고농도에 100마력(74kw) 송풍기 1대, 저농도에 40마력(28kw) 송풍기 2대(1대는 예비)가 있었는데, 공사 후 폐수처리동 고농도에 50마력(37kw) 송풍기 2대(1대는 예비), 저농도에​ 30마력(27kw) 송풍기 1대로 교체됐다. 기존 송풍기는 모두 폐기됐다. ​​

 

 

공사 전 시행한 악취기술진단 보고서​는 악취 개선을 위해 송풍기 추가 설치와 교체 등을 명시했을 뿐, 마력을 줄이진 않았다. 보고서는 기존 공장동 고농도에 예비용 송풍기 추가 설치, 공장동 저농도에 풍량을 증가한 송풍기로 교체 등을 제시하고, 폐수처리동 고농도에는 기존 송풍기 보수 및 활용을, 폐수처리동 저농도에는 예비용 송풍기 추가 설치를 지시했다.

 

51억 원 악취 공사 때 교체된 폐수처리동 50마력 송풍기. 기존 100마력 송풍기는 폐기됐다. 사진=전국환경시설노동조합 제공

 

앞서 시설팀 관계자는 “2대가 있더라도 한 대는 예비용으로 가동되지 않는다. 결국 기존에 100마력, 40마력으로 돌리던 곳이 50마력, 30마력으로 준 셈이다. 마력의 차이는 선풍기의 크고 작고를 생각하면 쉽다. 왜 이렇게 설계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악취 저감 사업은 서강석 송파구청장 공약사업이다. 악취 저감 공사 역시 송파구청 주관이지만, 송파구는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는 입장이다. 송파구 관계자는 “악취 저감 공사 시운전 이후 악취가 많이 줄긴 했다. 여기서 더 줄이고자 약품을  조정하고 있으며며, 시설 밀폐 운영을 원칙으로 하는 등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 폐수처리동 송풍기 관련은 위탁 업체인 리클린 소관 사항이다”고 밝혔다. 비즈한국은 관련 내용을 리클린에 질의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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