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애경그룹 3세 채문선 대표의 뷰티 브랜드 ‘탈리다쿰(Talitha Koum)’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적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남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의 개인회사에서 자금을 지원해 사업을 이어가는 상황인데, 향후 독자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립밤 이벤트로 전화위복?
지난해 12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뷰티 브랜드 ‘탈리다쿰’이 화제가 됐다. 자사몰 리뉴얼을 기념해 신규 가입 회원에게 2만 8000원 상당의 립밤을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벤트는 2026년 3월까지 진행될 계획이었지만 참여자가 몰리면서 일주일도 되지 않아 조기 종료됐다.
하지만 시스템 문제 등으로 상품 수량이 소진된 후에도 참여가 이어지는 혼선이 빚어졌다. 탈리다쿰은 참여 고객에게 소진된 립밤 대신 적립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안내했다가 곧 방침을 바꿔 립밤을 그대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제품 재생산까지는 3개월간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공지했다.
최근 탈리다쿰이 약속했던 립밤을 실제로 발송하기 시작하면서 시장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3개월간 배송이 지연되면서 소비자 사이에서는 개인정보 수집을 위한 마케팅이라는 비판도 불거졌는데, 최종적으로 약속을 지켰다는 점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채문선 탈리다쿰 대표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사례라는 해석이 나온다. 채 대표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강조해온 만큼, 단기적 비용 부담보다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향의 판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채 대표는 애경그룹 오너 일가 출신으로,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손녀이자 채형석 부회장의 장녀다. 애경산업 마케팅 부문에서 근무하며 경영 수업을 받던 채 대표는 2013년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와 결혼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후 2019년 비건 뷰티 브랜드 탈리다쿰을 론칭하며 독자 행보에 나섰다.
채 대표는 탈리다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품 기획부터 콘셉트, 브랜드 메시지 전반까지 직접 챙기며 브랜드를 이끌어왔다. 다만 아직 시장에서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비슷한 시기 론칭된 경쟁 브랜드들이 대표 제품을 앞세워 빠르게 이름을 알린 것과 달리, 아직은 소비자 인지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탈리다쿰이 이번 기회를 계기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실적 부진 속 오너 자금 의존 지속
탈리다쿰은 채 대표가 이끄는 브랜드라는 점에서 론칭 초기 기대를 모았지만, 실적 측면에서는 아직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매출은 2022년 2억 3200만 원에서 2023년 5억 7600만 원, 2024년 8억 9300만 원으로 성장했지만, 손실 규모는 더 커졌다.
탈리다쿰의 당기순손실은 2022년 10억 3600만 원, 2023년 20억 3600만 원, 2024년 29억 1300만 원으로 늘었다. 재무 상태 역시 불안정하다. 2024년 기준 자산은 약 16억 원 수준인 반면 부채는 72억 원에 달한다. 순자산은 마이너스 55억 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탈리다쿰은 모회사인 에이치피피(HPP)의 자금 지원에 의존해 사업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에이치피피는 탈리다쿰에 장기대여금 약 69억 9000만 원을 포함해 총 76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상태다. 이 가운데 약 46억 원은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손실로 반영했으며, 투자 지분에서도 약 24억 원의 추가 손실을 인식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또 한 번의 자금이 수혈됐다. 탈리다쿰은 지난 2월 주주배정 방식으로 약 3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조달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증자에는 에이치피피가 약 30억 원을 출자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기존 84.10%에서 87.49%로 늘었다.
에이치피피는 채 대표의 남편이자 세아그룹 오너 3세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이 지분 93.2%, 채 대표가 6.8%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오너 일가의 자금이 탈리다쿰에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구조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적자가 누적되는 상황에서도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성이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됐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세아홀딩스 측은 “이번 지분 출자는 탈리다쿰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목적이다. 에이치피피의 탈리다쿰 투자는 장기적 투자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진행됐다”며 “현재 탈리다쿰은 시장 및 유통 채널 확장, 제품 카테고리 확대 등을 위한 초기 단계에 있으며 성장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채 대표는 탈리다쿰을 론칭하던 당시 애경그룹과의 사업적 분리를 내세우며 독자 브랜드임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7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오너 일가 개인회사를 통한 자금 지원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자체 수익 기반보다는 내부 자금에 의존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이치피피의 자금 수혈이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형식적으로는 개인회사 차원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오너 일가 자금이 투입되는 구조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세아홀딩스 관계자는 “에이치피피는 개인 투자 회사로 다양한 분야에 열린 시각을 견지해 회사의 가치와 미래 전망을 사업적으로 판단해 투자하고 있다”며 “개인 투자사인 에이치피피 및 탈리다쿰이 세아그룹의 재무 상태, 현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
"맡겨둔 비트코인 달라" 고파이 상환 지연에 결국 소송전
·
포스코·현대제철, 스틸워치 글로벌 탈탄소 평가 '최하위권'
·
[단독] 더존비즈온, 주총서 'AI/제품위원회' 카드 꺼냈다
·
롯데 부담 사업군의 변화…면세 적자 끊고 건설은 재무부담 낮췄다
·
괴롭힘 고발에 원거리 전보 논란…이랜드리테일 또다시 인사 잡음
·
[사외이사 라인업] AI전문가 채운 롯데쇼핑, 전략 전환 신호탄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