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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오픈런은 옛일" 신세계·롯데, 증류소 설립 사실상 무산

신세계L&B, 영국 증류기 구매 계약했다 취소…롯데칠성은 제주 부지 무산되자 속도 조절

2024.04.24(Wed) 16:23:24

[비즈한국] 위스키 열풍이 식어버렸다. 마트, 편의점마다 위스키 할인 행사가 이어지지만, 팔리지 않은 재고가 가득하다. 위스키 수요가 확대되면서 국내에서 위스키를 생산하려 준비했던 주류사들은 고민이 커졌다. 신세계는 일찌감치 위스키 생산 포기를 선언했고, 롯데도 사업 추진을 미루는 눈치다.

 

대형마트, 편의점, 주류판매점 등에서 위스키 할인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마트·편의점 위스키 할인 행사에도 재고 쌓여

 

작년까지만 해도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던 ‘위스키 열풍’이 한풀 꺾인 분위기다. 위스키 마니아 사이에서는 인기 제품 구하기가 쉬워졌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마트 및 편의점에서는 위스키 할인 행사가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전년 대비 위스키 소비가 30% 이상 줄었다고 본다. 불경기가 지속되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스키 수입량만 보면 큰 감소세는 없다. 오히려 지난해 줄어들던 위스키 수입량이 연말을 기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3월 기준 3122톤이던 위스키 수입량은 11월 1688톤까지 감소했으나 12월 2195톤, 올해 1, 2월에는 각각 2031톤, 2197톤으로 늘었다.

 

눈여겨볼 점은 수입 금액이다. 지난해 12월 2195톤의 위스키를 수입한 금액은 2248만 2000달러(약 308억 원)였으나, 지난 2월에는 소폭 늘어난 물량(2197톤)을 수입한 금액이 1839만 8000달러(약 252억 원)로 줄었다. 고가의 프리미엄 위스키보다는 중저가의 ‘가성비’ 위스키 수입이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고물가의 영향으로 위스키 열풍이 꺾이면서 고가 위스키보다는 가성비 위스키 중심으로 수입 물량이 달라졌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중저가 위스키의 인기도 확연히 식었다. 작년 초만 해도 새벽부터 줄을 서야 구입할 수 있던 발베니 12년산이나 산토리 가쿠빈 등의 재고 물량이 쌓여 있는 상황이다. 한 편의점 업주는 “할인 행사로 ​위스키 ​가격이 저렴한 편인데도 찾는 손님이 많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확실히 판매량이 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물량이 늘었다고 해도 판매가 되지 않으니 재고가 쌓여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올해 전반적으로 주류 소비가 줄어든 분위기인데, 위스키 판매량은 특히나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매장이 문 열기 전부터 줄 서야 살 수 있던 발베니12년산이 최근 할인 행사를 하는데도 재고가 쌓여 있다. ​업계에서는 전년 대비 올해 위스키 소비량이 30% 이상 줄어들었다고 추정한다. 사진=박해나 기자

 

#신세계는 발 뺐는데…롯데칠성, 위스키 사업 이어갈까

 

위스키 열풍에 국내 위스키 생산을 준비하던 주류사들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신세계L&B는 올해 초 국내 위스키 생산 사업의 중단을 결정했다.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제주소주 공장에 위스키 증류소를 설치하고 생산 준비를 계획했으나, 위스키 성장세가 꺾이자 관련 조직을 해체하고 사업 전면 철회를 공식화한 것이다. 신세계L&B는 지난해 11월 영국 스코틀랜드 증류기 업체 포시스(Forsyths)와 구매 계약도 진행했지만, 최근 사업을 재검토하면서 이 계약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세계L&B 관계자는 “국산 위스키 생산 사업의 경우 상품화 및 이익 창출까지 비교적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올해 외부 환경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새로운 전략과 방향성을 정립하기 위해 K위스키 생산 사업의 재검토를 결정했다”면서 “신세계L&B는 올해 와인 사업 및 와인앤모어 육성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위스키 생산 사업의 진행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눈치다. 롯데칠성은 신세계L&B와 마찬가지로 제주도에 위스키 증류소 설립을 준비했다. 신세계L&B와 위스키 생산 사업을 놓고 속도전을 펼쳐왔는데, 시장 분위기가 식고 신세계L&B마저 사업을 철수하자 롯데도 일단 사업의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롯데칠성은 제주 서귀포의 감귤 주스 생산 공장 부지에 위스키 증류소 설립을 준비해왔다. 당초 올해 안에 제주증류소를 착공하고 내년 2분기에 완공해 2026년 시생산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주민 반발 등으로 설립이 미뤄진 상황이었는데, 최근 다른 신규 부지를 찾겠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은 주류 부문 실적 강화를 위해 국내 위스키 생산을 준비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수요가 줄어들자 사업 추진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사진=롯데칠성음료 홈페이지

 

업계에서는 롯데칠성의 부지 변경 결정을 두고 사업을 잠정 보류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롯데칠성이 신규 부지를 찾는 작업부터 다시 시작하면서 사업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이기 때문이다.

 

롯데칠성 측은 위스키 증류소 설립이 중단된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착공이나 완공 등의 일정은 무기한 연기됐다고 전했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위스키 증류소 사업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 다만 최적의 입지를 찾는 작업이 필요하다 보니 속도를 내는 것보다는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부지를 언제까지 확정하겠다는 등의 일정을 잡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매출 3조 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2107억 원)은 전년보다 감소했다. 특히 소주와 청주를 제외한 맥주, 와인, 스피리츠 등의 주류 카테고리에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소주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이 338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4% 확대됐으나, 맥주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18% 줄었고, 와인도 14.7% 감소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위스키 사업 강화로 주류 부문 실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시장 분위기가 식어버린 상황에서 얼마나 큰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이 일시적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계속 이어질지는 알 수 없고, 증류소를 착공한 후 시장 흐름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지 않나”라며 “지금 위스키 시장이 주춤하다고 해서 (사업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 같다. 또 증류소는 위스키 공급뿐만 아니라 증류 기술 역량 강화 측면에서 계획한 부분도 있는 만큼 계속해서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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