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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HLB 연속 하한가에 제약·바이오 '흔들'…또 재연된 개미잔혹사

금리 인하 기대감 있지만 속단은 금물…매크로 기대감보다 실적 좋은 개별 종목 투자해야

2024.05.21(Tue) 10:34:39

[비즈한국] 바이오기업 HLB가 개발한 간암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에 20일에도 HLB 주가는 2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여기에 HLB그룹 주 가운데 4개 종목을 제외하고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이날 코스닥 지수도 1% 가까이 하락했다. 하한가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 16일 12조 5335억 원이었던 HLB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6조 1497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바이오기업 HLB가 만든 간약 신약 리보세라닙이 FDA 승인 불발로 인해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크다. 사진=HLB 홈페이지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은 중국에서 위암 3차 치료제로 판매 승인을 받은 바 있다. HLB는 리보세라닙의 적응증을 간암 1차 치료제로 넓히기 위해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과 병용 요법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었다. HLB가 지난 2022년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한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 요법 투여군의 생존기간은 22.1개월로, 기존 승인된 간암 1차 치료제 중 가장 생존 기간이 긴 로슈의 표적항암제 ‘아바스틴’과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병용 요법(19.2개월)보다 생존 기간이 크게 늘어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진양곤 HLB 회장은 지난 17일 유튜브를 통해 FDA로부터 CRL(보완요구서한)을 받았다고 밝혔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 관련 이슈는 없지만, 캄렐리주맙과 관련한 이슈가 있었고 답변이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캄렐리주맙 제조공정이 FDA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임상을 진행한 주요 임상기관을 확인하는 실사가 있었는데, 임상에 참여한 백인 비율이 높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이라 실사를 갈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K-바이오는 사기”라며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종목토론방에서는 ‘세력의 개미털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HLB의 미국 승인 여부와 관련해 임상 3상의 인종 간 편향에 따른 허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HLB 하한가 사태가 제약·바이오주에도 영향을 미칠지 우려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코스닥 제약 지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 신약허가와 기술수출 모멘텀 등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지난 3월 1만 선을 돌파했던 제약 지수는 이달 들어 15% 이상 하락하며 8천 선까지 내려왔다. 한 투자자는 “FDA 승인을 앞두고 90% 이상 무조건 통과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이에 혹한 개미들 중에 대출까지 받은 케이스도 많아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향후 금리 방향성에 따라 제약·바이오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금리 인하기에 제약·바이오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며 “지난 3월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제약·바이오 지수 전체적으로 상승했지만, 이후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해지면서 하락하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또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은 아직 유효하다”며 “금리가 인하할 경우, 제약·바이오 지수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방향성에 따라 업종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하반기에도 매크로 상황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며 금리 인하 시점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급변하는 매크로 전망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적 개선과 연구·개발(R&D) 모멘텀이 있는 개별 종목 위주의 접근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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