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연일 압박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요구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중동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이어지던 금리 인하 흐름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던 미국과 영국, 유럽, 뉴질랜드, 멕시코, 튀르키예 등은 관망 모드에 들어갔고, 호주는 이번 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심지어 각국 중앙은행들이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줄줄이 인상하면서 경제 전문기관들은 올해 중앙은행들이 다시 긴축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는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국 역시 올해 총부채가 6500조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5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우리나라의 기업과 가계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이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세계 물가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모든 산업의 기본이 되는 원유 공급이 막히면서 당장 원유 가격이 급등한 것은 물론 다른 산업에도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기준금리 인하 압박에도 연준은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할 위험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준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4%에서 2.7%로 상향조정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19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론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9%에서 2.6%로 대폭 올렸다. 이 같은 조정은 향후 통화정책의 초점이 인플레이션 방어로 옮겨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높은 에너지 가격이 지속될 경우 간접적이고 2차 파급 효과를 통해 물가 상승세가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영국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2월까지만 해도 2분기 물가상승률이 2.1%로 안정화될 것으로 봤지만,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중동 전쟁을 이유로 전망치를 3% 내외로 대폭 상향했다. 앤드루 베일리 총재는 18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석유, 천연가스 및 기타 원자재 공급의 장기적인 차질은 인플레이션의 상방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경고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1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시장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을 깨고 동결을 결정했다. 파티흐 카라한 총재는 “물가 안정이 달성될 때까지 단호하게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당분간 매파적 입장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호주중앙은행은 아예 기준금리 인상으로 돌아섰다. 호주중앙은행은 1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85%에서 4.10%로 인상했다. 미셸 불럭 총재는 “경기 침체를 유발하고 싶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해 기업들이 비용 상승분을 계속 가격에 전가하게 둔다면, 결국 모두에게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것”이라며 “지금 물가를 확실히 통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들이 중동발 물가 상승에 우려를 표시하자 경제 전문기관들은 중앙은행들의 긴축 전환 가능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26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1차례(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21.5%, 2차례 인상할 확률을 2.5%로 전망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올해 인상 확률이 0%였고, 인하 확률이 93.3%(1차례 인하 23.8%, 2차례 인하 33.7%, 3차례 인하 24.4%, 4차례 이상 인하 11.4%)에 달했던 시장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ECB 금리 인상 전망도 높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ECB가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수정해 4월과 6월에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JP모건체이스는 4월과 7월, 바클레이즈는 4월과 6월에 ECB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달 새 총재가 취임하는 한국은행(한은)도 동결 전망보다 인상 전망이 빠르게 힘을 얻고 있다.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올 7월과 10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지어 채권시장에서는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향후 6개월간 76.6bp(1bp=0.01%포인트), 9개월간 121.8bp 수준의 금리 상승이 예상됐다. 시장이 한은의 연내 5차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중동발 물가 위기에다 신현송 신임 총재가 매파적 시각을 가졌다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현장] 계산대 점령한 토스 단말기…네이버페이 "커넥트"는 아직 낯설다
·
[사외이사 라인업] AI전문가 채운 롯데쇼핑, 전략 전환 신호탄일까
·
진옥동 연임 신한금융, 박수보다 과제가 먼저 쌓였다
·
[단독] 한강버스, 벤치마킹 삼은 호주 수상버스보다 2배나 느렸다
·
엔비디아가 공개한 '유연한' AI 데이터센터의 정체
·
"하이닉스처럼" 네이처셀 'ADR 나스닥 직상장' 승부수, 주주 반응은?





















![[기술간첩] ② 솔브레인·SKC·SK하이닉스 'CMP 슬러리' 기술 통째로…간 큰 공모자들](/images/common/side01.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