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최근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다. 이 세 사람은 각각 정치, 기술, 통화정책의 상징과 같은 인물들이지만, 최근 들어 서로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극적인 대립은 트럼프와 머스크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당초 머스크는 트럼프 행정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트럼프와 매우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법안(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충돌했다.

머스크가 “정신 나간 지출법안이 통과되면 그 바로 다음 날 ‘아메리카당(America Party)’이 창당될 것”이라고 지적하자, 트럼프는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들이 받는 정부 보조금을 줄여 연방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머스크는 급기야 직접 ‘아메리카당’을 창당했고, 트럼프는 이에 대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양측의 갈등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르자 테슬라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머스크와 관련된 인공지능(AI), 자율주행, 가상자산 등 테마 주식들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트럼프와 파월의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는 대통령에 재선되자마자 금리를 빨리 내리라며 파월에게 사퇴 압박을 가하고 있고, 파월은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버티고 있다. 금리 인하를 둘러싼 갈등은 미국 통화정책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시장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이 세 사람의 발언이 직접 시장에 반영되고, 그 여파가 우리 자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7월 8일 한국 등 14~15개국에 “8월 1일부터 25~40%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공문을 발송했다. 다만 무역 장벽 철폐 시 관세율 조정 및 시기 조정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 두었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관세 발효 시점에 맞춘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떠올랐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측면에서 관세 불안과 수출 부진은 주가에 부담이 된다”며 “만약 관세 충격으로 대미 수요가 줄어들 경우, 수출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무역 불확실성에 노출된 반도체, 자동차, 가전 등은 실적 전망이 악화되고 있는 반면, 무역 리스크와 별개인 지주, 금융, 화장품, 유통 등 내수 산업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머스크는 여전히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가상자산, 위성통신 등 주식시장 핵심 테마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인물이다.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에서 물러나며 테슬라와 자율주행에 집중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지만, 트럼프와의 정치적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테슬라 주가에 변동성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머스크 관련 테마에만 집중한 포트폴리오라면 리밸런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파월은 여전히 금리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와 시장은 조기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연방준비제도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 등을 이유로 정책 방향 전환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고민은 연일 직접적이고 노골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조금 더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의 요구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다. 하지만 관세로 인한 물가 영향 등 여전히 확인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힌트는 현지시간 9일 공개되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에서 관세 불확실성 외에 금리 인하를 제약할 만한 요건이 확인되지 않고, 7월 중 관세 협상의 윤곽이 잡힐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정치적, 기술적, 정책적 변수가 따로 움직이는 장세에서는 시장의 단순한 방향성보다 섹터별 분산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세 사람의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겠지만, 우리는 그 속에서 불안보다는 흐름을 읽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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