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KF-21의 개량형인 KF-21EX가 내부 무장창에 2000파운드급 ‘벙커버스터’ GBU-31(v)3/B 유도폭탄을 장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통해 KF-21EX는 은밀히 적진에 침투해 2m 두께의 강화 콘크리트로 보호된 지하 표적과 중요 장비를 파괴할 수 있다. 이러한 능력은 현재 실전 배치된 전투기 중 미국의 F-35A만이 갖추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해외 고객들의 KF-21EX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28일 대전에서 열린 ‘항공우주무기체계 기술발전 콘퍼런스’에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전력화를 위한 KF-21 성능 개량 방안’이라는 주제로, 현재 블록 1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KF-21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KF-21EX의 기능과 능력을 설명했다.

KF-21EX는 4.5세대 전투기인 KF-21을 5.5세대로 개량한 모델이다. 5세대 전투기의 핵심인 저피탐(low observable) 성능을 갖추는 한편, 현재 5세대 전투기에도 적용되지 않은 유무인 복합(MUM-T) 기능과 인공지능(AI)을 더해 5.5세대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이 KAI의 설명이다.
KAI는 지난해 7월 KF-21EX의 특징을 발표하며 저피탐 성능과 무인기 운용 기능을 강조했다. 특히 전파 흡수 소재(RAM), 전파 흡수 구조(RAS), 내부 무장창, 전투 임무 수행 시 인공지능 보조 기능 등이 공개된 바 있다.
올해 새롭게 공개된 KF-21EX의 주요 개량 사항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투하형 디코이(Decoy) 탑재다. 투하형 디코이는 적이 항공기를 조준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할 때, 공중에 투하되어 적의 레이더를 혼란시키는 장비다. 디코이 내부의 DRFM(Digital RF Memory) 칩이 항공기의 전파 신호를 모방해, 적 미사일이 실제 항공기 대신 디코이를 추적하게 만든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레오나르도의 브라이트 클라우드(BriteCloud)가 있으며, 2023년 12월 미 공군도 이를 구매한 바 있다.
두 번째는 연료 탱크의 확장이다. KF-21EX는 스텔스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 연료탱크나 무장을 장착할 수 없기 때문에 항속 거리가 제한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체 내부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연료 탑재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전투 행동반경(radius of action)을 1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기체 외형을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연료량을 늘리는 방식이어서 개발 비용 상승도 최소화된다.
세 번째는 내부 무장창의 적재 능력이다. 기존에는 KF-21EX가 동체 아래에 2개의 내부 무장창을 갖추고 있으며, 여기에 MBDA의 미티어(Meteor) 공대공 미사일 4발을 탑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2000파운드급 유도폭탄을 내부에 장착할 수 있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2000파운드급 유도폭탄은 GBU-31(v)1/B 또는 GBU-31(v)3/B를 의미하며, 특히 GBU-31(v)3/B는 지하 표적 관통용 BLU-109 탄두를 장착해 ‘벙커버스터’로 불린다. 이 폭탄은 2m 두께의 강화 콘크리트를 관통해 내부에서 폭발할 수 있어, 적 항공기의 콘크리트 격납고나 장비가 숨겨진 갱도 진지 등을 타격할 수 있다. 2024년 9월, 이스라엘 공군은 해당 폭탄을 사용해 시리아 마스야프(Masyaf)의 지하 미사일 생산 시설을 파괴한 바 있다.
KF-21EX가 GBU-31 유도폭탄 2발을 내부에 탑재할 수 있다는 것은, F-35A와 동일한 내부 무장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KF-21EX는 F-35A처럼 스텔스 성능을 활용해 적진 깊숙한 지하 시설을 전략적으로 타격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F-35A와 무장 호환성이 확보됨에 따라, F-35A용으로 개발 중인 최신 무기들도 KF-21EX에 손쉽게 장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노르웨이 콩스버그(Kongsberg)의 JSM(Joint Strike Missile), 튀르키예의 SOM-J, LIG넥스원이 개발 중인 1000파운드급 모듈형 미사일 등도 KF-21EX의 내부 무장창에 통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KF-21EX는 스텔스성과 무장 능력을 동시에 갖춘 전투기로서, 많은 해외 고객의 높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밀덕텔링]
[단독] KAI-한화시스템, 전자전기 블록-1 최초 공개
·
[단독] 태국 공군, 캄보디아에 LIG넥스원 'KGGB 유도폭탄' 투하 정황
· [밀덕텔링]
KF-21 무장 국산화, 왜 '복사-붙여넣기' 수준인가
· [밀덕텔링]
LIG넥스원, 신형 미사일 2종 공개 '수출시장 정조준'
· [밀덕텔링]
[단독] KAI, 해군용 '드론 함재기' 개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