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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이 자폐증 유발? 또다시 불지핀 미 케네디 보고서 논란

과거 유사 연구 결과에 주류 의학계 '부정적'…미국 산부인과학회 "명확한 증거 없어"

2025.09.16(Tue) 17:36:47

[비즈한국]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타이레놀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담은 보고서를 곧 발표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임산부의 ‘타이레놀’ 복용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낮은 엽산 수치와 임신 중 복용한 타이레놀이 자폐증의 잠재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길 가능성이 높다고 WSJ은 전했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타이레놀과 자폐증의 연관성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최준필 기자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태아 발달에 위험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일부 존재하지만, 연구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는 투여 경험이 풍부해 임산부에게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보다 안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다른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사용 전 의사 상담은 필수적이다.

 

#타이레놀과 자폐증 연관성 증명될까

 

WSJ 보도 직후 타이레놀 제조사 켄뷰는 성명을 통해 “우리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임신 중 타이레놀 사용과 자폐증 발생은 “인과 관계가 없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WSJ은 커크 페리 켄뷰 임시 CEO가 케네디 장관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자폐증 원인으로 타이레놀을 거론하지 말아달라”고 로비했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켄뷰 측은 “제품 안전성과 관련해 장관 측과 과학적 의견을 교환했을 뿐”이라며 “전 세계 보건 규제기관과 독립 공중보건기관, 의료 전문가들도 같은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케네디 장관이 자폐증 원인 연구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4월 각료회의에서 대규모 검사와 연구 계획을 밝힐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위적인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주사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고, 장관 역시 백신 회의론자로 알려져 ‘백신’이 지목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에 ‘타이레놀’이 원인으로 부상하며 파장이 커졌다. 

 

#2019년에도 비슷한 연구…당시 반박 이어져

 

지난 2019년에도 비슷한 맥락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 소아와 전문의 왕샤오빈 교수 연구팀은 출산 여성 996명과 그 자녀를 대상으로 한 ‘보스턴 출생 코호트’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임신 중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을 섭취할 경우 아이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출생 당시 탯줄에서 아이들의 혈액 샘플이 채취됐고, 그 혈액 속에서 아세트아미노펜과 그 대사산물의 수치가 측정됐다. 

 

분석 결과 아세트아미노펜 수치 상위 그룹이 하위 그룹에 비해 ADHD 진단율은 2.86배, 중위 그룹은 2.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SD 진단율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상위 그룹이 하위 그룹보다 3.62배, 중위 그룹은 2.14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세트아미노펜 상위 그룹은 ADHD와 ASD가 함께 진단될 위험도 하위 그룹보다 3.38배 높았다. 

 

하지만 이 연구는 한계도 지적받았다. 히아그리브 심한 피츠버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탯줄 혈액 수치는 출산 시점만 반영한다”며 임신 전 기간의 노출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킴포드 미도 스탠퍼드대 신경학 교수도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이 고려되지 않았다”며 “다른 진통제 역시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아세트아미노펜만 피할 것이 아니라 득실을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 “미 보고서 발표 후 필요시 조치”

 

미국 산부인과학회는 “의사와 상담을 거친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은 안전하다”며 최근에도 “신중한 사용이 태아 발달 문제와 연관된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의약품 안전사용 매뉴얼에서 “임산부가 가장 안전하게 복용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가 아세트아미노펜”이라고 안내한다. 또 투여 시기나 기간에 상관없이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복용 전에는 반드시 의·약사 상담을 권장하고 있다. 식약처는 미국 보고서가 발표되면 검토 후 필요 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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